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한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을 사고, 여유가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는 온갖 것을 산다. 그러기 위해서 또 죽으라고 일하고 내가 필요한 것과 교환할 수단을 만든다. 이런 삶이 어떤 면에서 엄청 우스꽝스럽다. 그러나 그걸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워진다. 아우 재수 없어. 누가 세상을 이따위로 만든 거야? ㅋㅋ
이번 주 후배 녀석이 무엇을 샀는데 이것은 저것이 아니고, 어떤 것은 안 되고, 이렇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안된단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나 보다 생각을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이것, 저것, 어떤 것, 이렇게, 저렇게는 상황을 보며 이해할 수 있지만 말만 들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답답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전화기 붙잡고 이것, 저것, 그것 이런 말을 계속하는 건가?
어제저녁에도 연락이 왔다. 오늘 아침엔 이것저것 메일을 보내왔다. 읽고 회신을 해줬다. 제품을 사고 문제가 있으면 판매점에 물어보고, 이것도 안 되면 제조사에 물어봐야지 이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사람들의 심리는 알 수가 없다니까?
질문의 요지를 조금 각색하면
1. 내가 산 어쩔 TV는 너튜부 기능이 있는데 안 된다.
2. 라디오도 있다는 데 어떻게 사용하냐?
3. 저장 기능이 있다는데 저장이 안 된다
천천히 어쩔 TV 매뉴얼을 읽어봤다. 너튜뷰는 되긴 한다. 문제는 반드시 계정 로그인을 해야만 볼 수 있길래 알려줬다. 계정이 없다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라디오 되는 거냐는 질문에 이리저리 찾아보니 어쩔 TV는 기본형, 너튜브 일체형, 너튜브 라디오 통합형 세 가지다. 물어보니 너 뷰트 일체형이란다. 라이오 안 된다고 했더니 판매점에서 된다고 했다며 왜 나한테 지랄을 하는 거냐? ㅋㅋㅋㅋ 게다가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음. 그 점빵에 가서 해야지. 말로는 집도 사주지? 집을 사줘야 말이 되는 거고?
마지막 질문 저장이 안 된다. 매뉴얼에 잘 나와있다. 저장을 위해서는 옵션 부품을 사고 하드는 너님 알아서 사라고 상세하게 나와 있다. 샀냐고 물어봤더니 아니 그 아저씨가 된다고 했다는 말만 주야장천 떠들어 댄다. 아무리 봐도 싼 맛에 거져다 생각하고 얼른 질렀겠지. 점빵 주인이 사기꾼도 아니고 도망갈 수도 없을 텐데 못 말리는 점빵 주인과 호구의 혈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물건 사고 안되면 내가 아니라 점빵에 전화하고 찾아가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이야기해줬다.
제품을 만드는 곳은 팔아보겠다고 열심히 만든 것 같다. 문제는 판매점은 내가 무엇을 파는지 모르겠고 돈이 된다니까 사서 박스를 시장에 던지는 일에 열중할 뿐이다. 물건 파는 사람들이 제물을 많이 알 것 같지만 의외로 무식하다. 물건 만드는 사람들 중에도 의외로 본인이 뭘 만들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 많다. 이 와중에 뭐가 다 된다거나, 남들이 다 쓰는 유행이라는 말에 잘 알아보지도 않고 산다. 호구의 지름길은 참 알아서 빠르게 달린다. 그렇게 도장 찍기 전에 잘 보라고 하는데 맨 나중에 하는 걸 제일 먼저 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참 시끄럽다. 이런 모습을 보면 웃음이 자꾸 난다.
차라리 어쩔 TV면 좋겠다. 저쩔 TV로 바꾸면 되니까. 온라인에서 100원만 싸도 다른 걸 기웃거리면 비싸 건 참 막지른다. 저걸 어찌할꼬?
오전에 시달리면서 사람 말로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시대명사의 남발로 듣는 사람은 맛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
#웬수 #후배 #콜센터냐? #호구 #호구의호구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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