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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누구나 무역을 하는 시대 - 과거를 회상하게 되네 거시기하게

by Khori(高麗)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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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무역을 배우기 시작한 후 3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요즘은 해외직구란 방식으로 누구나 무역을 한다. 알리바바와 같은 온라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아마존에서 클릭 몇 번이면 구매가 되고 배송도 된다. 개인관세번호가 부여되는 시대라 개인들의 무역은 더욱 활성화된 시대다. 나도 무역을 배우고 무역을 하는 해외영업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이 일을 하고 있다. 배운 것으로 먹고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내 주변에도 같이 공부해서 무역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과거 무역사가 4대 고시로 대우받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텔렉스, 팩스로 한 번도 본 적없는 사람들과 계약을 하는 것이다. 전공자로써 국제무역 case study book을 보며 기가막혔던 기억이 난다. 중세시대 즉 오락에서나 나올 법한 대항의 시대 사건 사고의 문제가 재판과 함께 사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외국 책으로 용비어천가를 읽는 셈이었다.

 

 책의 학습 목표 35일 과정, 시험정보, 차례를 보니 새롭다. 내 방 어딘가에도 법학개론, 국제무역 개론(예전엔 국제상학), 국제무역론, 해상보험법, 국제상사중재, 무역영어, 신용장, 원서 UCP500(상공회의소에 있던 선배를 통해서 당시 $500달러짜리 책을 빌려서 복사 제본한 책, 당시 지재권 개념이 없었고, 대학에서 복사 제본은 일상다반사인 시대), 외환론, 국제운송론, 국제경제학, 국제마케팅, 소비자행동론, 대외무역법, 회계학원론, 경영학 원론, 국제재무학, 무역클레임론 이런 책들이 잔뜩 있다. 대학교 시절 과감하게 무역영어 시험을 한 번 봤는데 아마도 추정컨데 관세법 관련 내용은 거의 맞은게 없는 것 같다. (배운적도 공부한 적도 없이 시험을 한 번 봄) 

 

 지금 돌아보면 경제학, 경영학, 법학기초(계약론, 해상보험론, 상사중재를 배우다보면 자연스럽게 민법, 상법 이런 내용이 나옴), 회계학, 재무이론, 통계학 안 배우는 과목이 없었다. 지금은 무역은 학문이 아니라 art라 사라지거나 커리큘럼이 통상(정치외교에 가까움), 물류 이런 과로 변형되고 있다. 사실 모든 학문에 국제를 붙이면 무역학과에서 배운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선배들을 보면 국제분쟁이 생기면 국제소송과 변론을 한 법률 전문가가 대단히 부족했다. (율사들의 국제법의 이해가 대단히 낮음, 책 공부하면 공부한 값을 청구함. 당시 4백만원..) 신원에벤에셀인가 하는 회사가 신용장 사기문제를 만들었을 때 잘못된 일이지만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대한민국이 완벽하게 신용장으로 사기당하지 않고 사기친 거의 기록적인 case study였다. 그렇게 오랜 기간 직업으로써 200억짜리 국제공급계약서도 써보고, 클레임 처리도 하면 살아오고 있다. 현재까지 계약분쟁 거의 없음, 클레임 승률 80%이상, 떼인도 7만불(이런건 어째 따박따박 기억이 남, 갑자기 파산나면 방법이 없음. KPMG 청산하면서 계속 비용만 떼가다가 나중엔 줄게 없다고 했음. 대환장!), 수출면장기준으로 직접 영업하고, 관리자 몫을 포함하면 대략 2억불은 넘을 것 같다. 

 

 무역계약은 한 번 읽어보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법학과에 찾아가 법학개론을 들은 이유도 계약때문인데 이것을 잘 배워두면 일상생활에도 엄청나게 편하다. 그러나 아는 것과 사용하는 것은 삶의 질이 전혀 다르게 결정된다. 

 

 무역결제는 최근 UCP600 내용은 좀 읽어봐야 할 것 같다. UCP500(신용장 통일규칙)은 지도 교수님 덕분에 필기체로 5번이나 써서 내야했다. 시험 아무리 잘 봐도 이거 안내면 F학점이었다. 해외나가서 싸인하는데 개발세발 쓰지 말고 폼나게 필기체로 멋지게 쓰라는 목적과 신용장 통일 규칙 5번쯤 보면 그래도 머리에 좀 많이 남기겠다는 지도교수의 목적인데 스마트한 학생들은 후배들에게 알바를 시키곤 했다. 

 

 외환실무도 읽어보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 put-call parity, option 이런 복잡한 것보다는 개념위주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무에서도 외환헤징을 기업이 하기 힘들다. 선물을 주식, 외환, 원자재등에서 사용하지만 이에 드는 비용보다는 달러받고, 달러주는 원시적인 헤징이 대부분이다. 대기업 정도되어야 가능하고, 유가증권회사라도 대부분 사업계획 기준환율과 분위기 따라, 현금시재에 따라 팔거나 사지만 헤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15년 전쯤 KICO 사태로 업체들 거덜나고, 엔화 대출 받았다가 환율 급등으로 선산까지 판 사람들도 많다. 

 

 대외무역법은 변경부분을 잘 봐야겠다. 갈수록 규제관리가 필요한 전략물자관리(직원 녀석이 사고쳐서 정리하느라 경을 침. 위반시 대표이사 거의 구속임), 한미자유무역, 한EU자유무역, 한중자유무역, 아세안 등 경제블록들과의 협정에 따른 원산지 판정기준도 그렇다. 예전처럼 상공회의소 원산지 증명이 있던 시절이 편했다. WTO체재 시작할 때 비과세 장벽과 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등이 언급되었는데 지금 원산지 규제와 긴급수입제한조치에 별차이가 없는 미중무역분쟁 시대에 살고 있다. 

 

 관세는 교재를 넘어서 공부를 해봐야겠다. HS총람과 code알면 수입관세와 관련 규격인증은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구조와 법률제도를 이해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차라리 통관, 보세구역에 대한 기준은 그런 지역에서 일해보면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요즘처럼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시스템이 완벽하게 연동하며 움직이는 시대 빈틈이 없고, 투명한 시스템의 기초다. 

 

 전자문서는 사실 90년 e-paper의 법적 지위, 전자서명(사실은 암호화)등이 논의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보편화되었다. 개인적으로 그 때 e-commerce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암호화의 기초 개념을 알게되었는데, 내가 취급하는 전자제품의 보안처리를 볼 때.. 코딩도 못하는데 잘 알아먹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부분은 내가 배우던 시대와 다른 점이라 공부를 해야한다. 그러나 생활에서 또 많이 사용하는 부분인다. 국내만 해도 전자입찰, 전자계약서가 바로 나라오는 시대기도 하다. 

 

 무역영어를 보면 개인적으로 참 난해하다. 우리가 한국말을 한다고 재판하는 곳에서 하는 한국말을 다 알아듣지 못한다. 교과서처럼 정중하고 세련된 말을 하면 오히려 arogant하다는 소리가 나올 때도 있다. (사실 친해지면 욕이 먼저 나오기도 ㅎㅎ) 책을 읽으면 정확한 단어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을 영어로 하면 동료와 상대방도 지랄난리일 때가 있다. 원래 말이 갖는 권한, 책임, 의무, 범위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할수록 상대방은 한국사람과 똑같다. "그래서 돼냐 안돼냐? 언제돼냐?" 뭐 이런 마누라 닥달할 때 나오는 말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적인 e-mail은 일상영어와 차이가 없고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 그건 또 진심과 사실이 표현에 따라 다르다. 오래 전 신입사원이 물건을 엉뚱한 걸 팔아서 왜 그런 쓸데없는 걸 팔았냐고 물었더니, "You have bought useless products"라고 메일을 보내서 난리가 난적이 있다. 지금은 해외 지사장으로 나가있다. 어문학과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란 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황의 이해, 상대방의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한다. 조선말이나 영어나 어느나라 말이나 같다. 가끔 말은 헝그해도 요점이 정확하고 진심이면 통한다는 것이 사람사는 세상의 공통점이다.

 

 문제는 Formal letter다. 공문형태의 문서, 계약서, 클레임과 같은 법률적 분쟁의 문서는 전혀 다르다. 해외영업한다는 사람 중에 이런 문서를 잘 쓰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붙들어서 못질해놔야 한다. 이런 문서는 외국어 뿐만 아니라 기본지식, 다양한 관점을 잘 파악하고 고려하는 태도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무역영어가 끝이 없이 어려운 것은 분야에 따라 범위가 무한정이다. 게다가 Marine Insurance (국제규약이 MIA고 아마 상법에 상당 부분 많이 반영되어 있다)같은 것을 꼭 영어에 포함해 둔다는 사실이다. 은행 서류 서명해도 그 뒤에 빼곡한 약관을 잘 읽지 않는다. 선하증권(일본식 표현) 또는 선화증권 뒤에도 온갖 약관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ICC A, B, C 이런 약관들이 들어있지만 매일 고객에서 선적하고 full set of document인 invoice, packing list, B/L을 보내지만 뒷장 보는 사람본적이 없다. 사실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외국어를 하면 해외영업으로 채용하는 경향이 높았다. 그러다보면 거래조건인 FOB를 겨우 가격내는 기준정도로 이해하고, 이에 따른 매수자 책임과 의무, 매도자 책임과 의무, 매수자와 매도자의 구제조항(incoterms에 나오는 내용)을 읽어 본 적도 없다. 즉 소유권이 언제 이전되고, 위험과 비용이 언제 분기되는지 알아서 분쟁에서 책임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무적 차이와 협의가 있더라도 모르면 돈으로 떼우는 수 밖에 없다.

 

 貿易을 무역이라고 읽는다. 무이라고 읽지 않는 것은 변화한다는 내용을 품고 있다. 貿도 힘쓰다와 변화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무역이란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는 일이다. 오래전 아세안 경제에서 대학생들에게 실무진이 강의를 한 번 해달라고해서 하며 다시 생각해 본 부분이다. 무역학도(지금은 멸종에 가깝지만)에게 무역은 주역만큼 재미있고 어렵다. 아무나 무역을 하지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대응하기 어렵다. 잘 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다. 예전 드라마에서 양복입고 가기만 하면 큰 수주하고 계약서 싸인하는 것을 보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욕을 하곤 했다. 기회과 도전의 분야인 동시에 3D intelligent job이라고 해야할까? ㅎㅎ

 

 어째든 35일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열심히 보고, 금년에 시험을 한 번 보겠습니다. 관세법 부분 또 과락나면 안될텐데 챙피하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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