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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역사란 무엇인가 (What is history?)

by Khori(高麗) 201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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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역사란 무엇인가? 한글판 + 영문판 세트

E. H. 카 저/이화승 역
베이직북스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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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누나방 서재에 꽂혀있던 이 얇은 책을 뺐다가 아래아 한글 1.5보다 빡빡한 글씨에 덮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아이보리색 책이 기억나는 것이 스스로 신기하다. 이런 단순한 사실 이후 관심분야의 역사책을 몇권보다 다시 이 책을 다시 잡고 보게되었으니 비록 사회적 가치판단의 범주는 아니더라도 개인의 역사엔 하나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새롭게 역사책을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과거에 역사책을 보면서 일정부분 저자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선택이 나의 취향과 선호에 많이 따랐던것 같다. 요즘은 많이 확인하게됬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 조금 변화한 것은 세상사람들이 보편적이라고 하는 책들, 시대의 흐름을 크게 인식하기에 좋은 책들을 보다, 그 후엔 역사적 사건과 현재의 맥락이란 부분을 한국의 근현대사 기록물들을 보면서 점점더 고려해가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마땅히 읽을것이 없다기 보단, 읽고 싶은 것이 적어질때에 "E.H Carr"(E가 Edward인지 이번에 알게된것도 소득이네요)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들고 내가 해오던 생각과 저명한 학자가 말하는 것을 다시 이모저모 생각하게된것 같다. 다만 책의 내용이 언문에 능통하다는 개인적인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고, 그렇다고 딸려온 영문판을 보며 읽기에도 그리 자신감이 충문하지도 않다. 내용이 세계사나 직역의 번역에 충실하다보니 이중부정의 표현이 많아 읽기에 수훨하지는 않은듯 합니다. 저자의 의도에 부합하지 못하는 독자일수도 있습니다.


6개의 강의를 집약한 이 책에서 사실과 역사적 사실의 구성, 사회와 개인의 상호작용, 역사와 과학의 비교와 간과할 수 없는 도덕, 인과관계에 대한 우연과 결정론, 진보로서의 역사, 그리고 지평선의 확대라는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속의 출간 40주년 런던연구소의 심포지엄부분은 그 의미를 정리하게 충분한것 같습니다.


과거의 사실과 역사적 사실이 되기 위한 역사가의 해석은 역사가 단순한 기록과 왜 다른 의미를 갖게되는지를 알게됩니다. 그리고 why라고 시작된 질문부터 역사가 또는 역사적 사실의 시작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해석이란 그 시대의 지리적, 정치적, 사회적 역학관계를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분명 명확한 과거의 사실에 기반하지만 그 해석을 주도하는 역사가는 분명 현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현재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의 다방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개인과 사회의 장은 또한 새롭게 역사가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합니다. 왜냐하면 그의 선택에 따라 과거의 사실이 역사적 사실이 될 개연성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과감하게 답을 제시하는 저자의 통찰이 놀랍습니다. 마치 근대를 넘어 현대를 지향하는 인류의 발전만큼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 뜻을 이어 2장에서 기억남는 말은 역사가가 선택할수 있는 제한 자체가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말과, 역사가가 개인으로 또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현재의 사회와 과거의 사회를 끊임없이 연결해야한다고 이해되었다. 이 두장을 읽고나서부터 내가 읽은 역사책들을 다시금 훑어보게되는군요. 


3장의 역사와 과학, 도덕을 논하는 장에서는 과학과 역사의 차이점을 5가지로 제시한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과학과 역사의 차이점 이후 그들이 지향하는 바가 인간의 자기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지배력을 증진시키는 공동의 목적을 말하는 것을 보면 저자는 참 쉽게 서로 다른것과 큰 그림 아래에서 다시 묶어내는 능력도 대단합니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 끊임없이 과거와 대화하고 과거의 사실에 왜라는 질문을 통하여 역사적 사실로 재해석하고 의미있는 가치를 끌어내는 것 같습니다.


4장에서는 인과관계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원인의 상호관계를 정리하고 그 중 가장 의미있는 원인으로 해석하는 것을 강조함으로, 역사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것 같습니다. 진보로서의 역사로 장을 이어가면서도 "객관적인 역사가란 이 사실과 가치가 서로 얽히는 상호과정을 가장 깊이 통찰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라고 다시 사명감을 강조합니다. 


분명 역사의 매일의 현대사이고, 객과적 시각을 갖은 역사가를 통해 과거와 끊임없이 재해석의 과정을 통해 교류하는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해석에서 종결되고 이후 세대로 좋은 가치과 교훈을 넘겨주지 못한다면 무의미한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자의 말처럼 역사가는 반드시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지만 지향점도 있어야한다는 말은 개인과 그가 속한 사회의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배경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이후 다시한번 역사책의 저자가 지향하고,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보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는지를 알고 책을 보는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분명 이런저런 책을 느끼던 점들이 있지만 조금 더 명확해지고 제가 보아왔던 책들중 좀더 소중한 책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것 같습니다. 사회적 배경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또 독자로써의 상호작용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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