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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역사책을 다시 읽다 - 자치통감 3 - 권 19~20 (신동준, 올재)

by Khori(高麗) 202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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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 124 ~ BC 110

 

 날이 무척 덮다. 잠을 자는 것인지, 지쳐서 기절한 뒤에 땀을 흘리며 사경을 헤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잠을 일찍 깬다. 올림픽 기간이지만 여전한 코로나와 세상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책을 읽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 책을 읽을 자세가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다.

 

 한무제 시대에 이르면 그간 선왕들이 통일을 하고 제후들이 투닥거리기는 하지만 세상을 통일한 한나라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눈치를 보는 것이다. 예전처럼 마음 가는 대로 성질부리다 삼족이 멸문지화를 선례가 사람들에게 위엄이자 공포일  있다. 연표를 찾아보면  시기 한반도의 역사는 고조선이다. 요동 지방을 지나 요서에 가면 중국이 없다. 중국의 대륙 안쪽의 세상에서 살아간다. 은나라가 갑골문을 만들었고, 은나라가 동이족의 문명이라면  이렇게 기록이 적게 남았는지 아쉽다. 그러니 옛날 중국 책을 읽는 것이지만.

 

 한무제는 지속적으로 흉노를 공격하고,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인도와 같은 다른 지역의 문명 세계를 알아간다. 전쟁과 확장, 탐험의 시대다. 그런데 황제는 편리한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황제의 자리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듯하다. 

 

 전쟁을 좋아하면 전쟁터에서 죽고, 물을 너무 좋아하면 물에서 죽고, 산을 너무 좋아하면 산에서 죽는다. 책을 읽으면 전쟁의 폐해에 대해서    있다. 물자를 단기적으로 크게 소진하는 일이다. 기술문명이 떨어지기에 병사가 1병이면, 병사를 먹이기 위한 부자재는 누가 들고 가나? 올림픽을 해도 트레이너, 요리사, 마사지사 등 다양한 인력이 함께 하는데 목숨 걸고 나가는 전쟁은   수밖에 없다. 그런 전쟁을 자주 한다. 땅을 넓혀도  땅의 소득이 되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나라의 온갖 재물을 전쟁에만 치중한다면 오래갈  없다. 다른 지역의 탐험도 교류와 문명의 확장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것은 인간의 문제인가? 

 

 전쟁을 해도 그렇다. 장수가 되어 나가서 져도 죽는다. 그나마 무관은 돈을 내고 서인으로 사는 선택을   있다. 정보가 현재와 같이 실시간으로 흐르지 않으니 거짓말도 횡횡한다. 확인할 때까지 시간의 공백을 최대한 활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가장 황당한 일을 전언을 듣고, 입을 삐죽거렸다는 사실을 보고, 이를 황제에게 일렀더니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발 없는 말이 권력자의 해석에 따라 결과를 낳는다. 권력의 아래에서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해석과 감정에 따라서 행동하는 인간의 행태는 과거나 현재나 차이가 없다. 매일같이 일러바치고,  집안이 멸문을 맞이하는 일이 반복된다. 믿을 놈이 없다고 직계 혈족을 왕으로 삼았으나 별반 차이가 없다. 이렇게 돌아가니 군사력, 무력과 같은 생존 수단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신뢰가 부족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회남왕은 반란을 꿈꾸나 재상 오피에게 묻고 오피는 답한다. '대량에서 크게 패했고, 동쪽으로 달아나다가 목숨까지 잃고 제사를 받는 것도 끊기에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천도를 어기도 때를 몰랐던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쉽게 정신 차리고 세상의 상황을 이해하고 자기 본분을 지킬 것을 말한 셈이다. 그러나 회남왕은 모반을 꿈꾸다 발각되어 죽는다. 오피는 이런 주인을 만난 것이 불운이다. 장탕이 그가  계책을 회남왕에게 말했으므로  또한 죽여야 된다고 말한다. 후배 녀석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마디로 재앙이 생긴다"란다. 그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다.

 

 '어느 시대인들 인재가 없겠는가? 다만 그것을 알아보지 못할까 근심할 뿐이다. 진실로 이를  수만 있다면 어찌 사람 없음을 걱정하겠는가? 무릇 인재라는 것은 쓸모 있는 그릇과 같아 재주 있는 사람이  재주를    없다면 이는 재주가 없는 것과 다를  없으니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무엇에 쓰겠는가?' 급암의 말이다. 그도 지방에 내려가 어찌 되었던 노후를 보냈다고   있지만 좋은 꽃길만 걷지는 못했다. 병들어 아프다는데 지방에 내려가 누워서라도 일을 하라는 황제의 명을 받들어야 한다는 것? 이런 일이 좋은가? 재주를   없는 상황만큼 답답한 일이 없다. 모두들 그런 생각을 한다. 스스로 재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재주는 타인의 인정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생각은 재주의 쓰임을 얻는 것이 좋은 일인가?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재주가 재앙이란 생각을  때가 있다. 좋아서  일만 하다  일과 생을 맞이한다고 위에 적었는데, 좋든 싫든  재주 때문에 타인의 끊임없는 요청을 받는다는  나는 그리 행복하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자유로움이 제약되는 삶이 즐겁기만 하겠는가? 가끔 듣는 "평생  일만 해라"가 욕처럼 들리는 데, 책을 읽는 시대에 황제의 엄명이 글쎄.. 대군사 사마의에서 수레에 자기 다리를 갈아버리는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의도적으로 재산을 숨기고 점검받지 않은 사람이나 점검을 받되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은 변방에서 1년간 수자리를 서게 하고 민전을 몰수했다' 예나 지금이나 세금과 병역은 의무의 기초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세금 안 내려는 온갖 방법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한다. 다들 지치지도 않는다.

 

 급암이 천자와 이별하고 임지로 떠나기 전에 이식의 집에 들렀다. '어사대부 장탕이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간하는 것을 거절할 만큼 지혜롭고, 잘못을 가릴 만큼  속이고, 교묘하게 아부하는 말만 일삼습니다'라고 말하는 구절을 보면서 '이 사람 참'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도면 돌려 까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고 나쁜 놈을 씹어 돌리는 것인데 그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나가 장탕처럼 묘사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뱀을 만나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다. 내가 들어본  중에 '총이   발이 남았는데 사막에서 이스라엘 사람과 독사를 만나면 먼저 독사를 쏴라'라는 말을 들었다.  혼자 죽으면 끝이지만 다른 경우는 집안이 거덜 나기 때문이란다. 

 

 옛날에는 화폐를 나가 만들기도 하고 민간에서도 만든다. 이를 금해도 그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 마지막에 '진정한 기술이 있는 자와 크게 간사한 자들만 몰래 만든 이유다'라는 기록이 있다. 좋은 의미로 기록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을 해도 '진정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며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돌아본다. '크게 간사한'이란 말은 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을 간파하는 능력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0년 정도 지나면 한반도에도 삼국시대의 분위기가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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