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RA, 자라라고 읽어야할지 사라라고 읽어야할지 조금은 혼동되는 이름이다. 이 책을 통해서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성공스토리(success story)란 사례를 제3자의 관점에서 볼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신비감에 대한 과도한 미사여구가 그에 대한 진정성을 조금은 떯어뜨린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의 자체 집중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종업종을 폄하는 것이 아니라, 일명 섬유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의 업종을 "걸레장사"라고 부른다. 그들의 만드는 옷이 걸레가 된다는 의미는 아닌듯하다. 쭉욱 들어보면 이쪽일이 보통 복잡한것이 아니고 그것을 관리하다보니 그런 말이 나온듯도 하다. 실의 꼬임, 직조방식, 원사와 원단종류, 염색방법, 디자인등 나는 그걸 입으로 술술말하고 이해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대단하게 보일때가 많다. 또한 상의와 하의등 인간의 신체가 바뀌지 않는한 팔두개, 다리두개라는 제한된 조건하에 지속적인 다양성을 확보해야하는 것이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이 책이 비록 창업자에 집중되어 있지만, ZARA의 성공은 이런 복잡한 내부적인 단계를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구조로 잘 내부화된것 같다. 그리고 끊임없이 변해가는 트렌드의 변화와 조직의 대응력을 탄력적으로 반영함으로 자원의 회전률을 높이고, 시장과 기업의 거리를 줄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치사슬의 단축과 우리에게 익숙한 박리다매의 요소, 절감된 자원을 고객이 원하는 패션과 디자인에 투자함으로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요즘과 같이 포털등 트렌드 분석의 자료가 좀더 체계적으로 통계화되던 시절이 아니기(사실 더크게 표본을 잡아서 분석하기가 용이하지 않은)에 부단한 노력이 아니라면 시장의 대응을 인지하고 반영하여 상품화하는 과정이 쉽지가 않다. 돈버는 방법이 남들이 못만드는것, 남들보다 먼저 만드는것, 남들 다 만드는것을 제일 싸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그중 두가지를 반영했다는 탁월함이 아닐까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성공스토리와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SPA의 사업이 현재 성공적이지만 그들의 성공이 얼마나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들의 평균이상의 품질을 저렴하게 공급함으로 전체의 평균을 올리는 매우 성공적인 일을 하고있지만, 사람의 욕망속에서는 unique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스스로가 unique하기도 하지만. SPA를 보면 마치 오리지널의 가치를 복제하여 여러사람에게 혜택을 디지털문명의 장점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오리지널은 더큰 가치로 자리매김하게된다. 마치 그림의 원작과 장식을 위해서 여러집에 인쇄되고, 복제된 그림과 같은 생각도 하게된다. 그런 시장이 인간의 손이 많이 들어간 또 다른 명품시장..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것을 만드는 시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진성한 가치는 아직도 인간에게서 창출되는 것같다. 패션산업의 가치도 결국 재질, 가격, 브랜드이전에 직관적으로 사람에게 다가오는 감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브랜드만 보고 무턱대고 사는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또 다른 생각은 자원의 효율성이란 부분이다. ZARA의 재고가 2주마다 회전된다. 대단한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빠르다라는 것과 더불어 따라다니는 것은 미흡함의 가능성, 자원의 낭비라는 측면이다. 명품의 계열은 최근엔 아울렛매장을 통해서 판매를 진행하지만 대부분 브랜드 관리차원에서 유통채널은 제한된다. 가장 궁금한 부분이 성공의 이면에 남은 기업내, 기업외에 남은 ZARA브랜드 재고에 대한 처리방식이 무엇일까 궁금하다. 사실 이것이 더큰 성공의 이유일듯도 해보여서이다. 개인적으로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ZARA 자켓과 목도리를 샀던 경험때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시장을 drive한 것이 소비자에겐 어떤 가치가 있을까란 의문이다. 물론 ZARA가 지향하는 매일 새롭고 참시한 패션을 적정한 가격에 전달함으로 충분히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고 그에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내가 현재의 트렌드라는 일시적 만족을 위해서 낭비적으로 자원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지도 생각하게 된다. 결국 다양한 스펙트럼의 수직적 시장(vertical market)을 하나의 브랜드와 상품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ZARA라는 브랜드의 성공을 과도하게 확장하여 이해하기보단 젊은계층, middle price range가격대의 시장에서 빠르고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함으로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국내에서도 이런 기업들의 출현이 아쉽다. 과거 섬유제조의 왕국이 요즘은 너무 초라한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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