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이 녀석 때문에 예상되는 우려를 감내하고 보기 시작했다. 잘못된 시작은 항상 피해 가는 법이 없다.
뭔가 거대한 느낌을 주는 시작은 알 수 없는 미지로 사람을 이끈다. 이 호기심에 낚였다는 것은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주구장창 머리채를 잡힌 것처럼 기다림을 낳는다. 드라마도 아니고 영화이기 때문에 얼마나 긴 시간을 잡아먹을지 모르겠다. 책도 20년인데 스타워즈 정도의 시간을 쓰는 것은 아니겠지.
아직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주인공의 구원자의 길을 걷는 단초를 제공했을 뿐이다.
레토 아트레이트 공작과 폴 아트레이트의 담소가 생각난다. 할아버지는 재미 삼아 전쟁에 나갔다 관 뚜껑을 덮게 됐다. 레토 아트레이트는 그 자리를 원하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길을 통해서 가문을 이어간다.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현실이 되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
베니 제서리티라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조직의 구성원인 레이디 제시카는 엄마로서 영화의 내용으로는 폴과 함께 구원자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제시카로 인해 폴이 과한 능력을 타고났다는 말이 큰 복선이라고 생각한다. 저 멀리 복선의 대칭 어딘가는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황제와 가문, 마치 황제와 사대부의 치열한 이해관계와 정치권력처럼 그려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점이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미래라는 것일 뿐. 1만 년 후에도 전근대 방식의 칼을 사용한다는 방식은 상징적이고 자극적이며 또 인간이 품는 뜻과 노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미래의 영화에서도 칼은 자주 등장한다.
한 가지 기대라면 폴은 자신의 예지력으로 미래를 바라본다. 영화에서도 미래는 사진처럼 선명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의미를 스스로 터득하게 한다. 할아버지, 아버지와 달리 폴은 바라본 미래와 만들어가는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차이를 만들어 낸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내고, 다시 두 번째 관문을 넘어섰다. 마치 인간이 현재까지 존재하는 과정 속에서 무엇인가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에 대한 가능성일까?
아쉬운 점은 칼이란 상징적 느낌보다 비행선이다. 잠자리같이 생겨서 날개가 아주 품위 없이 파닥거린다. 이륙과 착륙을 위해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만 년 뒤에 저런 잠자리를 타야 한다면 별론데.. 스토리가 더 펼쳐진다면 호기심을 더해갈 듯하다. 책을 사서 보자니 6권이나 된다.
#Dune #듄 #영화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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