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로 무엇을 찾을 때마다 자꾸 짤이 뜬다. '오징어 게임'도 정주행을 하지 않았다. 대략 몇 편을 보다 파스텔톤 배경 속의 잔인한 살인 게임을 보면 마치 잔혹동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라 최근 볼 영화가 그리 많지 않은 현실적 문제가 있다. 그럴 때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온갖 다양한 정보가 가끔 도움이 된다. 사실 '마이네임'은 '오징어 게임을 넘어선'이란 짤이 호객행위에서 성공했다고 본다. 그보단 한국 영화의 제작품질이 좋아졌다는 반증으로 이해한다.
'마이네임'을 정주행 한 이유는 스토리를 통해서 다른 영화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쉽게 보면 무간도, 디피티드, 신세계를 최근에 다시 봤는데 그 아류에 가까운 맥락을 갖고 있다. 한 번 더 비틀어 전개하는 점이 있지만 이런 플랏이 차용되는 것은 왜일까?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좋은 결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전의 현상이 있는 부분을 통해서 편향된 결과를 벗어나는 생각에 신선함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우와'와 같은 반전의 느낌은 없다. 조금 현대적인 느낌을 갖는 옛날 홍콩 르와르 중 하나인 '첩혈쌍웅'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한소희는 이 영화를 통해서 처음 봤다. 액션 연기를 위해 고생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녀가 하나의 이름과 신분을 사는 것과 여러 이름과 신분을 사는 정체성 문제를 갖는다면 사실 배우란 직업도 다양한 이름과 정체성을 섞으며 살아간다. 중요한 본질은 한소희라는 사람의 본질이고 영화 속의 배역은 가면과 같은 페르소나에 불과하다. 극 중 송, 윤, 오로 바뀌는 자신의 정체성과 다르게 부정(父精)에 대한 본질적 정체성을 확고하게 붙잡고 간다. 하나에 미치면 반드시 무엇인가를 이루게 된다. 달리 불광불급인가? 한소희가 '아저씨'에서 나오는 무술 동작(시스테마?)을 읽히고 시연했다면 내가 볼 때 훨씬 더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상상한다. 말투 대사는 거의 원빈스러웠는데..
박희순이 가장 연기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나를 믿은 사람들을 배신한 적이 없는데 왜 항상 배신을 당하는가?'라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저 말을 통해서 그는 참 불쌍한 사람이란 생각을 한다. 동시에 '어떻게 그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어요?'라는 질문에 아주 쿨하게 '속였지'라는 솔직함은 여러 가지를 상징한다. 쉽게 말하면 '나는 하나만 생각하며 오늘만 산다'라는 무서운 생각이다. '그래서 참 어렵게 살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시작이 틀리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생각의 포장과 숨김이 무간도와 다른 점이다. 무간도, 신세계가 인기를 더 많이 받은 이유가 나는 스토리와 액션 외에도 각 배역들의 다양한 생각을 최대한 시각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마이네임'은 이런 부분을 숨기고, 감추는 방식이다. 그 부분이 초반 도입에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갈수록 무엇이 숨겨졌는지 선명해진다.
그나마 신선한 것은 정필도(안보현)다. 이런 사람은 동료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참 괜찮다. 배우로서도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정태주는 뭐랄까? 신중하고 조용한 스타일인데 조금 어리바리하게 보여서 아쉽다. 차라리 극성 또라이 도강재가 돋보인다. 아쉬운 것은 착하고 일반적인 사람들은 또라이들을 감내하는데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교훈이라면 남의 인생에 낙서를 심하게 하면 제명을 사는데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차 팀장도, 최 회장, 윤동훈도 그렇다. 옳고 그름의 이성적, 도덕적 문제를 떠나 타인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주면 동물적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다. 낙서의 결과들은 나비효과처럼 다른 무고한 사람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이 영향을 멈추기 위해서는 또 누군가가 미쳐 돌아가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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