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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by Khori(高麗) 201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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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원종우 저
역사의아침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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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초 연휴를 기점으로 읽기 시작해서 무더위를 핑계로 장시간 읽고 나니, 책 곳곳에 붙은 스티커 갯수와 기억력이 비례하지 않는다. 찾아보면 기억나고, 돌아서면 잊는 것이 역사를 보는 나의 불편한 진실인듯하다. 또 그 기록이 절실하다기 보단, 어떤 사건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나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절대 세상의 굴레를 벗을 수 없지만 꿈은 자유인이기 때문일지도..


가끔 딴지일보를 보게 되는 이유는 정치적인 기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문화기사에 대한 숨은 지식인들의 글을 보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의 설국열차에 대한 리뷰를 보면, 문화평론에 대한 오덕질의 승화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여러번 보지 않고서 그런 디테일을 기록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쓴이의 관점과 해석이 참 논리정연하고 공감이 간다. 내가 몇몇을 찾아서 본 글중에 최고의 리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엔 그 비중이 낮기는 하지만, 역사에 대한 기사들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파토로 기억되는 저자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널예스에도 그의 기사가 올라와 있지만, 많은 글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저자도 역사에 해박한 지식과 해석, 관점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떠나서 일반인들이 역사를 읽고 공부하고 이해하는 관점에 대한 하나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나야 금년에 스스로에게 약속한 서양의 역사를 조금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셈인데 다 읽고 그래도 일반적인 시대순의 나열식 역사책을 한권 더 보고 볼껄 하는 생각과 역사에 대한 환상없이 날것 그대로를 쓸 수 있는 것이 역사가에게서는 조금 드물다고 보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시대순이지만 시대의 주제를 잡아서 기록하기 때문에 일반 역사서와 사기처럼 주제별로 묶는 다는 느낌도 있고, 그 속에 그 시대의 눈와 현재의 시각을 최대한 같이 배려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런 점은 보편적인 역사가들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해본다.


서구 역사를 유럽중심의 문명으로 판단하고 그 원류인 로마제국에 대한 장을 읽다가 책 중간에 나온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는 것은 역사 전체로 보면 인간 자체는 몇천년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기술적인 수단들이 변해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쩌면 이후 유럽문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기독교, 중세, 십자군, 르네상스, 근대의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20세기 초의 사회주의까지 비슷한 매락의 의미를 갖는다면 과도한 것인지 모르겠다. 근대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는 그의 방점에도 공감하게 되는 부분은 이런 다양한 기술적인 제도의 발전을 통해서도 아직 달성되지 못한 인간존중의 문명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된다. 그들도 로마시대의 전성기로 돌아가지 못하고, 동아시도 삼황오제의 성군의 시대로 회귀하지 못하는 것도..아쉬움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서구는 그리스교를 중심으로 절대신의 창조를 말하지만, 동아시아를 보면 누군가 시조가 있어도 그전에도 사람들이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기술이 많다는 것도 참고해 볼만 하다.


그외 혁명에 대한 기술들이 이루어진 장을 통해서도 성공한 혁명이 드물다는 것과 혁명의 결과가 인간을 윤택하게 하지 않는 다는 점도 크게 동의한다. 나는 혁명이란 불현듯 일어나기 보다는 그 시대의 극단적인 결핍과 불만의 맥락이 특정사건으로 기폭될 뿐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자정되지 않는 흐름은 결국 소멸되는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인간이 변하지 않는 것은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원만한 해결책의 방향을 가지 않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유야 많지만 인간의 한계인것도 같다.


어찌되엇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체계화한 역사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또한 현재의 눈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 시대에 갖은 그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본다는 면에서 이런 책은 주류사학자들의 의견은 모르겠지만, 많이 읽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마지막 저자가 보는 세상의 의견에서 아직은 유럽의 문명에 대한 기대와 우려,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완숙함까지의 기다림을 엿볼수 있다.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공감을 갖게 하는 말이다. 중세정도까지만 해도 동아시아의 문명은 충분히 전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키신저의 on china를 통해서 본 중국에 대한 생각을 보면 더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단지 효율과 능률, 그 바탕이 되는 과학의 힘을 바탕으로한 성공은 인정해야겠지만..과학의 시대를 통한 능률과 효율의 시대에 우리가 결핍으로 느끼는 것 또한 인간의 고유본성에 대한 존중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문명이란 인간의 고유본성과 성취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세상의 흐름이 변해갈 것이라는데 또 한번 기대를 해본다. 물론 인간은 옳다는 데로 안하는 부작용이 있긴하지만..안되는 것도 되게하는 저력에 또 희망을 걸어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각 장마다 넣어 놓은 잡다한 지식정보를 보면 역시 딴지필진들이 즐거움이란 것을 잃지 않는 부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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