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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조선은 부인도, 긍정도하기 어렵도다

by Khori(高麗) 201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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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 실록

박영규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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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역사에 대해서는 학교다닐때, 일부 역사적인 사건을 제외하고 특별히 관심이 없었다. 차라리 상고사의 문헌들이 신화적이고 신비적이기도 하고 민족의 원형이란 측면에 관심을 갖고 몇권의 책을 본정였다. 그러다 2권정도 본 사기를  본후 제대로 읽어보자고 사기완역본을 구입하여 읽게됬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보자고 했지만, 읽다보니 스스로에게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무려 2천년전의 남의 나라 역사를 읽는데, 이처럼 우리나라 역사책을 본적이 있었나라는 자문을 하게됬다. 난잡하게 읽던 역사책들을 보니 스스로 좀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아이가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고, 가끔 던지는 질문도 있고.. 원래 시대의 흐름으로는 삼국사기, 삼국유사부터 정독을 해야겠지만, 최근 근대사도 많이 본 편이라 가까운 조선의 역사를 접해보기로 하고 고른 책이 이책이다. 또 이덕일소장의 조선왕에 대한 책을 하나는 읽고, 하나는 읽을려고 사둔이유가 중첩되기도 하고, 아이가 요즘 조선시대쯤을 읽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요점정리로는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도 볼만한데, 역사란 쓰는 사람의 관점이 들어가기 때문에 혹자의 말처럼 The Past와 History는 다른 의미다. 요점을 통해서 읽다보면 놓치는 많은 부분은 사건이 중심이 되어, 그 일의 배경, 시대상황, 주변정세를 놓치는 부분이 많이 생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의 한시대마다 세계사적인 동향을 작게 기술하고, 사건전후의 맥락을 각 왕종편뒤에 기술한 것은 시대를 이해하는데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통치자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것을 정리한 실록을 보는것이 또다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서고 가득 쌓인 책을 이렇게 정리한다는 것이 대단한 노력과 정성이라 생각이 드는 이유이고, 처음 조선을 정독하고 싶은 사람이 가볍게 시작하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태조 이성계부터 순종까지의 500여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주요한 시대상황과 사건, 배경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보니, 어떻게 보면 교과서를 세부적으로 설명한듯도 하고, 일부는 지면 부족으로 다 기술하지 못함을 솔직하게 말하는 저자의 설명이 더 감사하다. 또 거북선이 고려시대부터 돌격선의 개발되었을 가능성을 사료를 통해서 말해주는 등 우리가 한시대에 국한되어 알고 있던 사실을 역사의 흐름속의 사실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을 일깨워 주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개인입장에서 조선의 역사를 보면서 오해와 편견등에 의해서라고도 생각하지만 억압과 한계속에서 개인들의 문학과 사상의 발전은 이루어졌지만, 좁은 세계관과 이상주의속에 서서히 침몰해가는 조금은 한심한 통치의 역사라는 생각이 많다. 똑똑한 비현실주의자나 몽상가들의 세상같다고나 할까. 그 역사속에 이어진 피가 내게도 흐르고 있으니,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그 시대보다 나아가고 있는가라는 측면에서보면 한가지 아쉬움이다. 


조선의 개국후 약 200년간의 실록은 그들이 왕권강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성리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혁을 주도하는 것을 볼수 있다. 물론 왕들이 복잡한 피의 흐름이 다시 피의 보복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생긴다. 권력관계, 평균수명등 다양한 이유에서겠지만 부분별하게 중혼의 결과가 결국 참혹할때가 많은 듯하다. 이런 역사가 결국 왕권의 약화, 외척, 세도정치의 빌미로까지 가는듯해 보인다. 특히 조선중기를 넘어서면서 잠시 안정기가 있으나, 이를 발판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사색당파는 조금 이중적으로 생각해본다. 


통치이념이나 철학이란 측면에서 발전을 위한 논쟁은 불가피한 일이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사색을 통해서만 깨달음을 얻을 수 없고, 다른 사유를 하는 사람들과의 격쟁을 통해서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이상과 현실의 궤리를 보면서 사대부이상만이 백성이라 생각하는 오만한 체제임과 동시에 생각이 다른 이들은 협잡, 무고를 통해서라도 발본색원하는 행태는 르와르 영화에서 나오는 조폭의 싸움과 전혀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사기의 예처럼 완저니 씨를 말리지는 않으니 조금은 인정적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르와르 영화처럼 화끈하지도 않다. 현실이니까. 그런데 현대의 5.18 민주화 운동이 훈구파가 사림을 도륙질하는 것이랑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니, 물질의 발달이 항상 사람의 성숙을 이끄는 것도 아니고, 비록 뛰어난 현자들이라도 정치속에서 나타나는 왜소함은 혼자서 할수 있는 것들의 한계를 또 생각하게 된다.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을 보면 개인적으로야 뛰어나신 분들이겠지만, 정치적으로는 트집잡기, 꼬투리잡기 대장처럼 보인다. 권력욕과 방어적 공격 때문이겠지만 한심한 주제에도 목숨을 걸고 죽자고 달려드니, 불나방처럼 사라져가는게 당연하게도 생각되고, 조선의 종말이후 대한민국의 시대가 그 시절보다 발전하고 있는가라는 자문에 별로 자신도 없다. 정치빼고는 조금씩 좋아진듯도 하고. 어째던 신념에 미치면 초개처럼 버릴 수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하지 않는 신념과 이상은 그저 몽상이라 생각한다.  


조선이 이름을 따온 상고시대처럼 자주적이고, 주변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으면 좀더 긴 태평성대를 구가했을 것같고, 또 서얼이 전국민의 절반인데도 사회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는 참 이해하기 힘든 나라다.  그저 내겐 세종치세 하나의 기억만으로 조선의 영광은 충분하고, 다른 시간엔 얼룩진 피의 흐름이 너무 많아 아쉽지만,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드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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