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돈이 많이 든다. 항거와 같은 저예산 영화는 아니지만 80억 정도의 예산이 편성된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감동적인 영화를 보면 손익분기점을 찾아본다. 얼마를 벌었나 보다 손해는 보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예전엔 해외 영화를 많이 봤다면 최근 10년은 한국영화를 더 많이 본다. 그만큼 우수한 영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에 다니며 항상 들고 오는 포스터를 보며 관심은 있었지만 자꾸 다른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오늘 보고 나서 극장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잘 그려진 드라마다. 그리고 잘 구성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깜찍하게 생긴 지우를 보면서 '어디서 봤더라' 했더니 덕춘 차사 김향기다. 물론 자폐를 그린 88년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 가깝게는 05년의 말아톤의 조승우와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충분히 칭찬받아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우리가 '보통'이라고 하는 아주 불분명한 말을 통해서 동질감을 갖는다. 그리고 '보통'이라는 범위를 넘어서면 이질감을 갖는다. 내가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 불완전한 사람들은 결국 실수를 범하게 된다.
지우가 겪는 신혜라는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가시밭길에서 꽃길인 줄 알고 선택한 시궁창을 인지한 양순호 변호사, 왠지 검사라고 하기에는 허여멀건한 검사 희중, 지우에게 한결같은 엄마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을 열심히 살아간다고 말하며 조금씩 떼가 묻은지도 모르고 걷고 있는 스스로를 생각하게 된다. 법무법인의 대표가 '떼 좀 묻혀야겠어'라는 말을 여러모로 스스로에게 반문하게 된다.
스토리는 살인, 살인의 배후에 혹시 모를 완전 범죄를 꿈꾸던 자식이 있다. 또 자신의 자식을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엄마가 있다. 그들은 하나의 욕망으로 꿰어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한다. 그들이 숨기고 감춘 이야기를 우리가 정신질환 또는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존재를 통해서 풀어간다. 퍼즐을 맞추듯.
그런 마음 따뜻한 이야기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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