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사진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에 틀린 음은 없다"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의 말처럼 틀린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상황이 그 사람에게 맞지 않을 뿐. 그렇게 생각하다 또 혼자서 "또 혼자 미쳐 돌아가는구나"라는 혼잣말을 한다. 회사에 왜 다니나? 다들 이유가 다르다. 당연하지만 참 당연하지 않은 소리다.
며칠 전 국내 AI conference에 갔다가 동종 업종의 지인들과 맥주 한잔을 했다. 사무실에서 넋두리로 하는 "해도 지랄, 안 해도 지랄, 하면 더 지랄인 게 직장 생활 아닌가요?"라고 했더니 다들 한참을 웃는다. 서로의 직장 생활 어려움도 이야기하고 이 업종이 잘 돌아가는지도 이야기한다. 다들 내가 당면한 문제가 중요하다. 당연하다. 당사 자니까. 모두들 한 자리의 역할을 잘하고 있고, 또 그 자리의 역할을 하느라 고생들이 많다. 안 하면 안 한다고 난리, 못해도 난리, 하면 더 하라고 난리다. 원래 재미있는 것은 남 안 시키니까 어쩔 수 없다.
집으로 돌아오며 울리는 카톡 메시지를 보니 욕이 나오려고 한다. 사고 치는 놈들은 성실하고 쉬질 않는다. 직장이 일하는 장소라기 보단, 그 직(역할)의 장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내가 회사를 몇 번 옮겨봤지만 사표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회사를 평등한 노동시장 공급자로써 해고했을 뿐이다. (이거 너무 정신승리인가?) 회사가 아쉽지 내가 아쉬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손해를 입히거나 문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가끔 낭랑한 18세 모드로 사고를 치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소리가 나오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무엇을 해 보려고 하고, 누군가는 그걸 못하게 훼방을 놓고, 누군가는 다른 걸 한다. 그런 자유로움이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나 한 배를 타고 노를 거꾸로 젓는 신박한 행위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을 탓하진 않겠다. 그런 행위를 탓할 뿐이다. 그런 사람을 그 자리에서 노를 젓게 한 것이 더 큰 문제다. 일 년 사업이 그럭저럭 잘 굴러가는데 벌써 마음은 내년 여름쯤 가있다. 한 낮의 더위만큼 머리가 타오를 때가 있다. 그런 일이 내가 감당하는 것이 어려움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손 안의 구슬이란 자원에 숫자가 쓰여 있다. 이 자원을 고정하고 기계로 바짝 깎아서 다른 숫자를 새겨야 하는지, 분식회계처럼 나중에 터치라고 화장을 시켜서 그림을 그려서 그럴싸하게 만들어 놔야 하는지, 내다 버려야 하는지, recyle처럼 재활용이라도 하겠다는 사람한테 주던지 바꾸던지 해야 하는지... 자원활용은 참 알 수 없다. 예의없는 AI세상이 빨리 오길 바래야하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깜박한 것이 생각났다. "아, 맞아 나는 100%의 직원 정신으로 사는데 하마터면 주인정신 가질 뻔했네"라고 또 혼잣말을 하게 된다. 어차피 2019는 나에게 지나간 해이고, 2020을 위해서 항상 나를 응원하는 가족들과 여행 일정이나 예술적으로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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