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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찰리채플린 나의 자서전

by Khori(高麗) 2001.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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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

찰리 채플린 저/이현 역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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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채플린이라면 연미복에 길다란 바지, 큰 구두, 그래도 가장 큰 포인트는 콧수염과 걸음걸이 그리고 감기약 광고에 나왔던 희극배우로 기억되어왔었다. 물론 고등학교시절에 그의 많은 작품이 해금영화라는 것에 놀라움이 있긴 하지만 특별하게 인식되지는 않았던것 같다. 아마 채플린보다는 개그프로그램에서 그를 모방하는 것을 더 많이 본것이 정확할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게된것은 대화란 책에서 이영희선생이 재미있게 봤다고 해서 고른이유다. 최근에 머리속에 narrative란 말이 많이 머물고 있다. 최근의 소통이란 것도 모두 어떤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책을 통해서 다른 책으로 이야기하듯 나만의 맥락을 갖고자 함이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막상 책의 두께에 대한 압박이 있지만 내용과 글은 감성적인 에세이를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아마 책을 보면서 포스트잇을 가장 많이 붙여본것 같다. 트위터에 기록하던 것을 요즘 안하기 때문인것도 같다.



책의 표지에 있는 표현은 보면 볼수록 아주 매력적인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은 카메라 앵글의 원근법에 따른 삶의 기술이라고 생각되고, 삶을 어떻게 어떤 관점에서 볼수 있는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가 말한 인생이 투쟁의 연속이었다는 말도 함축적으로 내포하는것 같다.  무엇인가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상당한 공통점이 있는것같다. 대단히 뛰어난 삶에 대한 관찰력과 이 속에서 일관성이나 개연성의 법칙을 끌어내고, 알면 알수록 겸손하고,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에서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된 채플린의 모습이 기억속의 배우로써 이미지는 약간 퇴색되어 아쉽지만, 더 마음 따뜻한 휴머니스트, 평화주의자로 가장 중요한 로맨티스트가 아닌가한다. 책의 결말은 어째던 사랑이니까.


책의 전반부는 매우 우울하고 마음 아픈 이야기들로 점철되어 있다. 아마 웃음속에서도 우수에 젖은 듯한 그의 눈빛과 같은 상처일수 있지만, 결국 그의 삶을 통해서 웃음과 슬픔의 공존이 결국 삶이라는 이야기가 아닌가한다. 책의 말미에 가난에 대해서 매력적이지도, 교육적이도 않고, 세상을 비툴어지게 볼수 있게 한다는 우려를 표하지만, 그의 삶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대한 애착과 긍정을 또는 정치적인 소신을 갖는 것은 그가 부단히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하다. 특히 5살때 부대에 오른 에피소드에서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기술한 면을 보면 한편의 웃음과 애절함이 교차한다. 특히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조금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가 희극인이 되가지 위한 과정을 잘 설명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는 부단히 노력하고, 연습하고 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지만, 한번도 자신의 성공을 과장하거나, 책의 표현처럼 젠체하거나 하지 않고 감사해 하는것 같다. 아마 큰 길에 다다르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속에서 열정, 반복을 통해 무엇인가 궁극의 가치를 터득하는게 아닌가한다. 


그리고 새로운 변화의 시대인 토키영화(유성영화)의 시대를 접어들면서 그의 고민에 상당히 공감하는 면이 많다. 시대의 공통점이란 생각도 들고, 마침 어제 티비에서본 무성영화에 대한 내용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최근 경제패러다임의 변화, 경제주체세대의 변화, 기술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등 사회시스템에 대한 변화의 압력등 고민이 많은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성영화의 생명과 그 속에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깊은 감성을 이끌어 낸것같다. 물론 향후 그의 역량과 성과, 그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지만 또 시대의 조류를 인정하는 것도 같다. 특히 뜨내기로 표현되는 채플린이 말을 한다는 고민과 번뇌는 내가 요즘 갖고 있는 digital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가치는 analogue에 있다는 주제의 고민과 비슷한것 같다. 


이 책에서 큰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은 내가 알던 채플린이 배우를 넘어 제작, 작곡, 감독등을 했다는 사실도 내가 새롭게 알게된 것이지만, 20세기초의 격변기에 시대의 상징들로 점철되는 많은 사람들을 많난 경험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많으로도 그는 세상의 애정을 듬뿍 받았다고 생각되고, 그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특성을 알게된 점도 재미있다. 아이인슈타인의 바이올린 연주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있지만, 그의 에피소드를 통해 또 얼마나 순수한지를 알게됬으니 말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상당부분이 조금은 정치적인 주제와 미국을 등지고 삶의 가치중심을 가족으로 옮겨가는 이야기로 끝맺고 있다. 그가 미국에 살면서 1,2차전의 시기에 대한 생각, 오늘 차를 타고 이동중에 본 위대한 독재자의 마지막 연설전문은 매우 인상적이다. 나에겐 히틀러로 희화된 채플린이 지구본 풍선으로 발레하듯 지구를 튕기던 모습만이 기억됬는데 말이다. 하지만 책속에서 기술된 유대인 제노사이드라는사실과 가정속에서 되내이는 그의 말을 보면서 한번더 인간미를 느끼기도한다.  더 인상적인 것은 30년대를 그리며 그가 기술한 자본주의 사회상과 문제점이 현재 우리사회가 고민하는 것과 정밀하게 일치하고, 그에 대한 해석도 지금 우리가 논하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물질문명은 발달하고, 정신문명의 지체가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인간성 또는 맹자의 말대로 측은지심의 회복이 필요한게 아닌가한다. 정치를 한것도 아니지만 정치적인 구속에 얽메이고 그 이유로 그의 성공의 배경을 과감하게 버리기도 하고 다신 순수한 가장으로 애정어린 아버지로 돌아설수 있었던것, 어쩔수 없는 선택일수도 있고, 또 매우 중대한 결심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든 기분은 마음이 좀더 평온해진 느낌이다. 그도 나와 같이 똑같은 희노애락을 느끼지만, 마음의 심연속에서 있는 열정을 쉬지않고 불지피며 살아온 삶이라면, 나는 불을 꺼트리기도하고 촛불  라이터, 가스불등 필요에 따라 이것저것 마구재비로 쓴게 아닌가하는 후회가 있기도 한다. 그래도 걱정이 덜 되는건 우리의 뜨내기도 실수가 있지만, 정형화된 속에 부조화로 웃음을 안겨주는 나름의 틀을 찾아가듯, 부족하지만 나도 복잡한 삶속에서 새로운 창조적인 맥락을 확보하기 위해서 삶의 깊이를 높이는 일에 경주해야하는게 나의 작은 소명이 아닌가한다.  그러고보니 트러커가 業의 소명을 밝혀야한다고 했는데, 업만 생각했지 삶의 소명에 대해서는 좀 무관심했던것 같다. 


몇일전에 혼자 중얼거려보니 사람이란 말을 계속 빠르게 반복하다보니 삶이라고 발음되는것 같다. 나의 삶에 대한 소명이 좀더 밝아지며, 사람들과 좀더 재미있고, 가치있는 것에 대해서 좀더 narrative해질것도 같은 밤이다. 부족함을 아니 시작은 된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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