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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불안 희망의 수레바퀴, 그런데 나는 믿을 만해? - 제시 리버모어의 회상(Reminiscences of a stock operator)

by Khori(高麗)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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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오래전 동료가 상사에 대한 불만을 말할 때, 매일 아침 일어나 세수를 하고 거울에 보이는 녀석을 보면서 '잘 될 거야?'라는 생각과 '저 자식이 상사가 아닌 게 어디냐?'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한 참을 쳐다보다 막 웃는다. 자기도 거울 속 녀석이 내 상사인 건 아닌 것 같다며 어찌나 웃던지.

 

 인간은 자신을 믿고 신념을 가지면 원칙을 세우고 실행하게 된다. 상황판단이 안되면 내가 알고 있는 것만 고수하는 고집이 된다. 귀가 얇으면 남의 말을 따라 하다 정신을 못 차리고 책임만 진다. 이런 다양한 모든 활동을 본인 스스로 한다.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게 된다.

 

 책의 주인공인 리빙스턴은 '돈을 걸지 않으면 알 수 없지'라는 말과 '돈을 잃거나 따는 것으로 알 수 있다'는 냉혹한 말을 한다. 그 말이 꽤 괜찮은 것은 그는 스스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내가 한 행동이 납득이 되지 않으면, 반드시 복기한다. 그래야 배우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주식 투기가, 트레이더라고 말하는 리빙스턴의 이야기를 통해서 올 한 해 핫한 주식 투자 입문기를 돌아본다. 초기 투자금 기준으로 수익을 보면 꽤 괜찮고, 투자금을 늘린 상황에서는 10%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불안감은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 주가의 변동만큼 변동 수익을 계속 측정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고 번거롭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그러니 모든 기업이 결산일을 정해서 하는 것이다. 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은 결과 측정에만 애를 먹이는 것이 아니라 매수, 매도의 타이밍이란 측면에서도 어렵다. 또한 매수, 매도의 간격 사이의 인터벌이란 시간 측정에서도 대단히 어렵다. 그 시간이 결정되는 것은 결국 세상의 모든 일, 기업이 종사하는 업종, 기업의 성과, 시장의 반응이 동작하는 시간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결국 Mr Market은 이런 일도 포함하고, 투자, 투기, 도박의 범주도 포함한다. 마치 모든 물이 바다로 향해 모인 듯 그렇다. 

 

  수익을 내고 있어야 행동반경이 자유롭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긍정적 몰입이 아니라 불안에 대한 몰입이다. 왜냐하면 자유롭고 다각적인 사고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버핏의 1원칙 '돈을 잃지 않는다'라는 말을 리빙스턴은 '매도하고 방향이 다르면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말로 대체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트레이더 리빙스턴이 바라보는 자기 확신, 관찰, 실패와 복기, 변화, 지식, 수학적 분석에 대한 다양한 사고를 볼 수 있다. 티커를 통해서 주가 패턴을 읽어내는 역량은 AI를 통한 패턴 분석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과거의 자료인 차트에 큰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점쟁이도 아니고 내일의 up down을 다 알 수 없다. 하지만 캔들 차트가 그려내는 패턴을 그림처럼 이해하려는 경향은 있다. 그것이 다른 종목을 볼 때 불현듯 시사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매수, 매도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리빙스턴이 거래의 성공과 실패, 실패의 원인을 찾아가는 방식을 통해서 내가 하고 있는 주식 투자의 행동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마음의 태도에 관한 것이다. 웬만한 투자지표, 분석지표는 쉽게 구할 수 있다. 사실 너무 많아서 문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매수, 매도를 판단하는 시점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다. 그는 기업 외부에서 가격의 변동, 거래량의 변동을 통해서 주식 거래에 대해 집중한다. 기업 내부의 활동과 성과에 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작다. 시대가 그렇기 때문이고, 지금은 이 두 가지에 대한 정보 파악과 분석이 병행된다. 그렇다 해도 주식의 up down은 그 시절이나 지금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소량의 주식을 거래하는 내 입장에서도 그의 말에 공감 가는 것이 많다. 그 사실이 인간의 문제 또는 인간의 특성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문을 품게  된다. 

 

 분석을 아무리 기가 막히게 해도 시장을 보는 통찰력, 그 통찰력이 발휘되는 시간이 on time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두 가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내 마음을 냉철하게 통제하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 이성적 판단과 가슴속이 콩닥거림이 싱크 되는 일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30cm도 안 되는 머리와 가슴의 거리는 주식거래에서도 삶에서도 참 일정한 거리를 들락거린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간 문명에 대한 다양한 인문학은 투기, 투자의 영역에서도 인간의 본질이 어떻게 동작되는지를 확인하는 한 부분이다. 아무리 분석을 잘하고, 기업과 산업을 공부해도 그것을 철저하게 수행하는 마음공부가 안 되면 실행이 더디기 때문이다. 내가 갖고 있는 종목을 보고, 이 100년 전 프로 트레이더의 말을 들어보면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그리고 아직 냉철함에 대한 훈련이 덜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실전을 바탕으로 한 뼈 때리는 말을 통해서 다시 교정할 부분을 알게 된 것은 좋은 점이다. 

 

 그러나 한 가지 추가된 고민은 나는 믿을만한가? 이런 문제다. ㅎㅎ 그런데 믿을게 그것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최종 결정은 그 녀석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녀석을 믿을만하게 만드는 방법은 지식, 경험을 늘려서 축적시키고, 그 축적의 결과가 촥촥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데... 이게 주식 투기인지 투자에 대한 프로 트레이더의 회상인지 높은 경지를 쫒는 인간의 노력을 말하는 것인지 참.... 어디가 높은 경지로 가는 본질은 비슷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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