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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은 달라도 인간은 본성을 유지한다 - 코로나 19 이후, 장자에게 묻다

by Khori(高麗) 2020.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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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 관한 책은 원문보단 동시대 타인의 해석으로 2 권 읽어 본 경험이 있다. 동양고전에서 자주 출현하는 장자에 대한 생각은 자연으로 상징되는 하나의 원칙이다. 그 원칙은 인간이 계산하거나 측정할 수 있는 범위밖에 있다. 그러나 그 원칙 속에 인간이 발견하고 정리한 이론과 원칙이 담겨있다. 우리가 과학적으로 계산해서 증명할 수는 없지만, 봄이 되면 싹이 트고, 가을이면 낙엽이지는 것은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쉽게 알려주는 방식이 또  있는가? 개인적으로 순리라고 부르고 당연히 그렇게 움직이는 것을 느끼는 것이 노자, 장자를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간도 그 자연과 우주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장자에 관한 생각은 창의력이다. 묵자의 기술과 관련된 창의력과는 차이도 있고 유사한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왜곡된다. 책을 읽기 전 과거에 읽었던 기억을 다시 더듬어 보았다. 精誠之至 (마음속의 마음), 人我不二(내 이해는 인간의 의존 또는 협력이 불가피하고 그 속에서 참된 자유를 얻는 것)란 글귀가 보인다. 저자는 기술 발전이 현실에 주는 영향이 빠르고 커지는 시기, COVID-19로 혼란한 시기를 춘추전국시대의 혼란한 시대와 비교한다. 난세라고 정의된 시대를 돌아볼 때 다른  사람들도 많이 접근하는 방식이다. 노자와 한비자, 마키아벨리와 같은 이야기가 자주 재론되면 세상이 혼란하다는 반증이다. 인문학 열풍이 부는 것도 나는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제자백가 중 장자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시사점이 된다.

 

 네트워크, 반도체, 데이터, 통신 기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성장을 지향하며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붙었다. 춘추전국시대 나라를 빼앗아 부를 축적하는 물리적인 전쟁과 기술주도로 산업경제의 근간을 흔들며 부의 흐름을  바꾸려는 노력이 현시대를 대변한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코로나는 물리적 행동을 제약하고 있다. 이 현상이 인간에게 4차 산업혁명에 요구되는 기술을 통한 다양한 해결책을 찾을 원인을 제공하고 필요를 만들고 있다. 인간의  본성이 현상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순응하는  방식으로 혼재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대에 제자백가가 출현할지 알 수 없지만, 제자백가가 현상에 대응하고, 성찰과 행동을 통해서 지금 시대에 맞는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이란 인간의 본성에 관한 학문이다. 다양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우주의 원칙, 도(道)라고 불리는 순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4차 산업에 대한 트렌드와 장자의 비유를 통해서 과거에는 현상을 관찰하고 상상하는 개인의 노력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데이터란 사실에 입각하여 상상력의 방향을 더 고착화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반드시 좋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불필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믿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절대", "절대적"이라는 말을 붙이는 순간 편견의 가능성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어디나 믿으라는 사람의 오류(권력자)는 존재한다. 믿는 사람(피 권력자)은 믿을 것인가? 의심할 것인가?라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읽어 본 역사는 항상 의심한 사람들의 방향에 새로움이 열리는 경향이 있다. 단 그 시점이 제각각이라 아쉬울 뿐이다. 반란이라 할 수 있고,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창의성이라고 읽는다. 그래서 나는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도 있겠지만 계발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믿는다. 인간은 완벽해 보이는 논리에 신뢰를 보내지만 논리에 논리를 이어가다 보면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정확하고 부정확한 문제,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좋아하고 싫어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문제는 AI를 추진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에도,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도, 정치에서도  보인다. 똑똑한 사람의 또라이 짓이 아무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무리 옳은 소리라도 기분을 나쁘게 해서 지지를 받기란  쉽지 않다. 논리가 사람의 본성이 항상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런 것을 장자를 통해서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접근법은 현재의 트렌드에 몰입된 시선에서 벗어나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의, 인간을 위한 무엇인가를 찾는 새로운 시사점을 준다. 과거 사용하지 않았던, 쓸모가 없었다고 한 관점이 현재의 기술을 만나면 과거에 하지 못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기회가 된다. 인간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는 말은 짧은 시간에서는 틀리고, 인간  문명의 긴 시간에서는 맞는 말이다. 쉽게 누구나 생각은 있다. 기술이 발전되지 안아서 못하던 것이 있고, 관심을 두지 않아서 못하던 것, 존재를 알지 못해서 방치되는 일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가능해지는 좋은 점이 있지만, 이런 연결을 통한 사회의 변화는 인간이 다시 변화하도록 요구한다. 필요가 다시 변화하고 대응이 재차 변화하는 끊임없는 이유가 된다. 제자백가, 그중 장자를 통해 이런 점을 짚어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 기록했다면 포스트 4차 산업혁명이란 글을 쓰지 않았을까? 그런 상상도 해본다.

 

 만약 공자의 논리를 AI 처리해서 사회에 적용하면 아주 건전하고 심심한 세상이 될 것 같다. 피곤할 수도 있다. 노자의 논리를 AI 처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장자의 평온한 자연주의적인 세상 속에, 한비자처럼 칼 같은 원칙이 가혹하게 적용되는 엄격함이 있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묵자의 원리가 적용된다면 기술발전과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을 하다 보면 뭘 해도 재미가 없어 보인다. 인간은 이런 일 이외에도 다양하게 세상을 exciting 하게 만드는 신기 명기한 재주가 있다. 결과는 기대와 달리 좋던 나쁘던 그때그때 다르다. 그런데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 본질이 기술적 발전이 만들어 내는 현상보다 중요하다. 영화 '타짜'에서 눈보다 손이 빠르듯, 눈에 현혹되면 본질을 간과하고 그러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나에게만 winter가 빨리 오랫동안 머문다면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재의 현상을 고전의 시각으로 이어준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해 볼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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