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관련 책을 과하게 샀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밀린 책을 보면서 너무 한 방향 독서인가라는 생각과 한쪽 방향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본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생각이 존재한다. 그 옆에 놓인 역사책들과 그림책을 보면 미안한 감도 있지만 사실 딱히 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지도 않은 새해다.
삼프로 팟캐스트에서 윤지호 센터장이 쉬운 영어로 되었다고 추천한 책인데 금년에 한국어 판이 나왔다. 책을 읽고 나서 왜 읽어 보라고 했는지 내 나름대로 이해가 된다. GURU라고 지칭되는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벤자민 그레이엄, 멍거 등의 투자법을 정리하고, 투자의 기본과 투자 관련 지표를 활용한 기초적인 판단 방법을 잘 정리해 두었다. 물론 가치평가와 관련한 수식은 사실 머리가 아프다. 재무의 공정가치 평가와 같은 내용도 나오지만 설명과 요약이 괜찮다. 워런 버핏을 제외하면 다들 옛날 사람이다. 그들의 투자법을 최근의 사례로 설명하고 타당성을 도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여력이 되면 찰리 티안이 운영하는 웹사이트(https://www.gurufocus.com)를 방문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순이익이 많이 나고 바보라도 운영할 수 있는 회사
멋진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라. 적당한 기업을 멋진 가격에 사려고 하지 마라
좋은 기업만 사라
피터 린치, 워런 버핏, 도날드 약트만의 핵심을 위와 같이 요약했다. 좋은 말이다. 이어지는 가치에 대한 부분은 재무, 회계적 판단의 근거들이 많다. 나처럼 사업의 입장에서는 보는 것이 재무적 판단과 모두 일치하고, 주가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주가는 기업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의 가감으로 평가된다고 본다. 그 현재 가치도 미래 가치도 사업의 성과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던, 사회에 공헌하고 대가를 쟁취하던 특정 사업분야의 성과로 결정된다. 기업의 성과는 결국 흑자 여부, 기업규모의 성장 여부, 기업의 재정 건전성에 따라 달라진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을 내 마음대로 요약하면,
1) 10년간 20% 이상의 영업이익률 (또는 10년간 EPS 20% 성장률?!)
내는 매출, 영업이익(EBITDA를 봐도 된다), 당기순이익의 장기간 CAGR을 보는데 이 관점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이 조건에 현금흐름을 통한 현금 창출력을 장기간 자세히 봐야 하지만 간단하게 부채비율의 증감, 부채비율에 대한 업종 내 비교를 통한 평가로 건전성도 참조할 수 있다. 내 방향이 깊지는 않지만 방향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수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수익보다는 손실의 위험을 줄여준다. 도박, 복권의 일확천금의 기회를 위해서 자본을 투입하고 허탕이 반복되면 손실의 후회를 한다. 이보단 내가 감당할 손실의 확률을 줄이는 것이 경기를 시작하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한다.
2)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장기간 20% 이상인 기업 (자기자본수익률 ROE로 유사)
단순한 적정주가를 EPS*ROE로 볼 때, KOPSI기업들을 보면 대체로 20% ROE면 꽤 괜찮은 기업이다. 이렇게 볼 때 대형주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내 생각에 이렇게 역동적인 기업에 더 관심이 간다면 피터 린치 방식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업종별 valuation을 얼마나 더 줄 것인가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과 판단은 어려운 일이다. 다만 자신이 종사하는 업종 또는 리서치를 통해서 공부하는 업종의 방향, 세상의 방향, 매크로 경제의 개략적 구조와 방향에 대한 안목이 높아질수록 변화하는 valuation의 정확한 가치에 근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렵다면 금리의 방향과 의미는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5장부터는 각 GURU들이 지칭하는 용어들의 해석과 사례, 재무적 용어, 주식 관련 지표 용어에 대한 설명과 사례들이 나온다. 특히 6장의 체크리스트는 공시로 확인되는 기업의 활동, 재무상태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의 해석에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딱딱한 재무학보다 간략하게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를 돕는데 효과적이다. 나도 일부 계산식은 이해가 되는 것도 있고, 처음 보는 것도 많이 존재한다.
이걸 전부 해 볼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다. 이런 의문의 이유는 사업을 볼 때 피터 린치가 하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할 수 있다. 바보가 경영해도 돌아가는 회사를 사업적 관점에서 설명하면 누가 봐도 돈을 잘 벌 수밖에 없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회사라는 생각이다. 짜내기 수익을 내는 기업일수록 일이 매우 복잡하다. 이런 과정의 사고를 하다 보면 좋은 기업은 좋은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다다르고, 좋은 사람이 좋은 실력을 갖고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가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 방향이 시대의 흐름과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조건에서다. 즉, 경영을 잘하면, 사업이 잘 되고, 잘 되는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고, 가치도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가끔 일시적인 운과 유행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걸 따를 것인가? 좋은 기업을 따를 것인가? 그건 내가 오늘만 살자의 가치관인지 오늘도 살자라는 가치관인지, 앞으로 잘 살아갈 것에 가치를 둘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나는 오지라퍼답게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자꾸 주식보다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더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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