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에 재미있는 일이 있어야 하는데. 재미진 감흥은 고사하고 아침부터 외국인이 코로나 격리 면제 (quarantine exemption)이 가능하다는데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나랏님이 해준다고 해서 시청에 전화를 했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를 한단다. 만우절인데 낚인거야??
이쯤해서 끝날 줄 알았다. 답다반 외국인 양반이 아들시켜서 한국 영사관 사이트를 뒤져서 뭔가 보냈다. 잘 읽어보니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본인이 하셔야 할 일이네. 비자필수, 신청서 승인, 승인 조건은 장례식 또는 인도적인 조치가 필요한 급한 일, 공무가 있는 정부인력의 출장, 학술대회, 중요한 사업(긴급을 요하는 계획 또는 투자)가 조건이다. 내가 이걸 다 읽어봤다는 것은 확실하게 낚인거다.
"내가 아무리 봐도 댁 아버님이 여기 오시는 사유랑은 전혀..도무지 상관이 없는거 같은데??!!! 그냥 2주 명상의 시간을 갖으며 온란인으로 나랑 수담을 나눈다 생각하고 오시는게 낫지 않겠어?"라고 말했다. 어째던 아버님 닥달에 자긴 신청할테니 초청장을 써달란다. 막무가내는 인종을 가리지 않을 뿐더러, 세상의 장벽도 거침없다. 오전 시간을 다 까먹었다.
휴가갔다 온 녀석 밥사준다고 연구소장을 불렀다. 휴가다녀와서 혀와 입에 힘이 남아도는지 연구소장에게 스트레스를 MSG 뿌리듯한다. "야! 일은 밥먹고 하자"라고 잔소리를 했다. 이러다 또 전직 영업 배신자 소리가 나오며 타박을 들을 수 있어 짧게 짤랐다. 밥을 사줘도 난리들이야 참.
돌아다니다 대표이사님 마주하메 잔소리 시전 나오시고.. ㅠㅠ 나만 갖고 구래. 자리에 왔더니 내 업무용 포크를 탐내는 녀석이 나타났다. 대형포크인데.. 원가 25불짜리를 들고 줄행랑을 놀라고 한다. 16불을 줄 수 있다나.. 왜 남의 것을 탐을 내는거야??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 와중에 다른 어르신은 갑자기 전화와서 내가 뭘 시작했는데 도우라고 보채신다. "저 직장다녀요"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 ㅠㅠ 같은 전화 받은 녀석이 또 전화와서 하소연을 한다. 헐~~ 다른 형아는 기분이 우울하니 소주나 한 잔하게 대낮에 나오란다. 누가 대표24아니랄까봐 갱년긴가 팔춘기(역풍 노도의 시기)인가??? 하긴 어제 우리 매형은 플라스틱을 커터칼로 자르는게 너무 힘든데 방법이 뭐냐는 알송달송한 질문이 왔다. 기구팀에 물어보니 스카시 톱이란게 있단다. 별일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사무실 전화기가 울린다. IR담당자 shake it를 바꿔라 그래서 언넘이 전화를 돌렸나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들어보니 수익도 났는데 왜 난리인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뭔가 정보를 얻으려는 질문이 온다. "그런건 말씀드릴수가 없구요!!" 왜냐하면 공시위반이기 때문이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기면 담당자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했더니 그건 싫단다. 뭐야??
마지막은 우리 회사 형님 부장이다. 사업계획 좀 잘 맞춰보시라고 했더니 힘들다고 매일 난리다. 마음이 따뜻해서인지 걱정이 많으시다. 그러나 내가 산 주식이 무려 30% 떨어지면 산다고 매일 기원을 하고 있다. 사업계획 승인한 내가 죽일놈인거지 ㅋㅋㅋ "동생 죽는다고!"해도 미동도 없다. 최근에 그 형님 산 주식이 에베레스트산에서 강바닦에 잠수중인데 형수도 모르는 비자금이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내가 오만원 더 떨어지면 입성해 볼께요, 메롱메롱"했더니 불기둥 솟아오르는 이모티콘이 온다. 형이 죽던 동생이 죽던 뭔가 되겠지 뭐.
일은 일대로 바쁜데 그 틈을 비집고 요상한 일이 많은 만우절이다. 퇴근전엔 심심하니 누구한테 구라를 쳐볼까? 이런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놀면뭐해 ㅋㅋㅋㅋ 갈수록 신박함이 떨어지던데..
"젊었을 때 괴짜가 돼라. 그래야 나이 들어 노망났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고 정진해봐야지..
#만우절 #천태만상 #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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