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디퍼런스, 혁신기업의 딜레마등의 경영경제 서적, 자기계발서등에서 말하는 Innovation에 대한 책들을 보면 읽을 때에는 고개가 끄덕끄덕하다가도 돌아서면 뭐라고 했더라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도 다시 이렇게 적어놓고 뒤적이다 보면 '아하 그때 그랬었지'하고 머리속에 남는다. 내가 깊이 있게 읽지 않는 탓일수도 있고, 크게 감흥 내지는 감동 또는 공감이 적었기 때문에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다른 어려움은 현실에서 적용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적합성과 가능성의 문제가 공존하기 때문이고, 주어진 상황의 차이를 반영하여 적용하는 것의 어려움이 아닐까합니다. "학이시습"이라고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이 배우는 즐거움과 또 익힌걸 연습하는 즐거움이 있어야하는데 반쪽짜리 공부만 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말은 쉬운데 그걸 시도할 목표와 현실속에서 주저하는게 문제가 아닐까합니다.
몇일전 술자리가 늦어서 집에 들어와서 자기전에 뉴스나 볼까하고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머리가 하얀 어르신이 강의하는 끝자락을 보게됬다. 한 오분쯤을 보니 끝나던데, EBS 인문학 특강이다. 작년 중용강의를 정말 재미있게 봤던터라 뉘신가했다. 모습은 말쑥한 양복에 약간 요다풍의 흰머리가 독특한 양반이었다. 일단 호기심이 가는 외모였는데, 그 양반이 하는 마지막 한마디가 무척이나 가슴깊이 남아 버렸다. 찾아보니 서강대 최진석교수라던데 책이라도 한권 읽어볼 계획이 생긴다. 정확하게 글자 그대로는 아니지만...
"보고 싶은데로 보는 사람과 보여지는 데로 보는 사람 중 항상 세상은 보여지는 데로 보는 사람이 이긴다"
대략 이런 의미였고, 순간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라떼가 먹고 싶으면 커피와 우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우유와 커피가 있으면 라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라고 쉽게 생각해보면 현실에서 정말 냉철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이는데로 보는 사람은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찾아볼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말이 계속 맴돌아 내가 돌아온 길과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공감이 간다.
내가 처한 업무 환경에서 이 말을 적용해보니, 보고 싶은 것은 일종의 desire라는 목표와 욕망이라고 생각하고, 보여지는 데로 보는 것은 현실을 냉철하게 보는 이성적 자각이나 가능한 자원의 판단, 현재 나의 분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혁신이란 보고 싶은 것과 현재 보이는 것의 차이 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차이를 인식해야 현실에서 이상으로 왜 가야 하는지,그럴 가치가 있는지, 무엇이 다른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와 같은 사고의 전환이,생긴다. 그리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듯, 그 차이를 인지함과 동시에 몰입의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봐왔던 책들이 이런 근본적인 문제인식 이후 혁신을 분석하고, 각자의 성찰을 기반으로 혁신에 대한 사고의 방법등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용은 얼핏 노자강의로 들었고, 찾아보니 노자 강의인데 생각이 흘러흘러 내 일과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또한 인문학이 경영, 경제에서 논하는 혁신이란 말을 좀더 폭넓게 확장할 수 있고, 또 얼마나 쉽게 말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잘 생각해보면 업무나 일상생활의 삶의 자세에서도 매우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차이속에서 목표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먼저 버려야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덧붙이고 싶다. 내가 버려야할것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골라냄으로 사고의 경량화가 가능하고, 결국 남은 것이 내가 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좀더 구체적인 실행방향을 갖게 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나의 고민은 아직도 당장 내가 해야할 일의 어려움이 아니라, 나의 삶을 걸고 무엇을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남은 듯하다. 몇주 시간내서 저 강의를 천천히 들어보며 좀더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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