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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_경제_IT(冊)

호구가 만연한 시간을 찾아서 - 부의 골든 타임

by Khori(高麗) 2020.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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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골든타임'이란 제목이 "왜 호구가 만연한 시간을 찾아서"라고 해석될까? 내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재무나 회계를 떠나 내 돈은 셈이 잘 맞는다. 회사에서 돈을 맞추면 잘 안 맞는다. 이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버그다. 경제의 숫자는 인간이 한 경제활동의 결과다. 그 결과를 갖고 미래를 예측한다. 그러니 잘 맞을 리가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고, 내 주머니에 얼마가 남았는지, 내년에 얼마를 모을 수 있는지는 대체로 정확하다. 그럼 왜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까? 나는 그렇게 빗나가는 것이 경제와 투자라는 경기 규칙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계획에 1원 차이 없이 실적이 맞는 경우는 없다. 계획-실적=0이라면 더 할 수 있는데 숫자를 맞춰서 안 하는 방법 외에 없지 않을까?

 

 쉽게 브루마블과 모노폴리를 계속하면 반드시 누군가 파산한다. 과거에 온라인 주식게임을 해보면 이 결과도 반드시 누군가 망하게 되어 있다. 누군가 지속적으로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줄 호구 조달이 중단되는 시점이 있기 때문이다. 호구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가치, 성장이란 이름으로 부의 총량이 늘어나지 않으면 호구가 속출하는 결과를 만든다. 유동성 증대는 호구 속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돈을 더 찍어서 돌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학자들은 이것을 고상하게 버블이라고 부른다. 어떤 면에서 개개인의 부의 축적과 패가망신이 존재하지만 전체로 보면 너무 높은 성장도, 너무 낮은 침체도 아닌 어중간한 점을 임하룡 다이아몬드 스텝처럼 밟아나가길 바라는 것이 정책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간에게 4계절의 순환처럼 책에서는 골디락스, 버블과 자기 강화, 버블 붕괴, 불황과 디레버리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쉽게 열심히 일해서 슬슬 먹고살만해지려고 하다, 정말 잘 먹고살게 되면, 빚을  땡겨서라도 더 좋은 것을 찾다가 빚잔치를 하고 개과천선의 과정을 거쳐 다시 성실하게 초심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순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의 각 챕터에 그리스 신화를 빗댄 설명을 읽다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활동을 통해서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 변화가 내게 좋은 방향이나 누군가 호구가 되는 방향이 혼재한다는 것이 문제다.(누가 호구인지 잘 모르면, 내가 호구라는 것을 재빨리 인식해야 한다, 경제도 그렇다)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 근거인 정보, 지식, 경험의 총량 마지막으로 타인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런 점에서 인간 세상은 언제나 지식기반 사회였고, 우월한 지식이 부에 가깝게 가는 방법이다. 이 책을 읽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생각은 "언제가 골든타임인가?"라는 질문보다 "지금 나는 호구인가? 앞으로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이란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기준(지피지기)이 대단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55페이지의 회복과 폭락을 결정짓는 요인의 설명을 보면, 버블의 강도는 얼마나 강했는가? 불황이 금융과 실물 복합형인가?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량은 충분한가?를 세 가지 요인으로 꼽았다. 버블의 강도는 결과적으로 측정해 볼 수 있지만 버블 속에서 또는 다가오는 버블의 측정 방법이 있는가? 코로나가 지속되며 실물 경기에 영향을 주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되었을 때 이 문제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조기에 판단한 국가가 얼마나 될까? 주식시장으로 보면 2월 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량이 반드시 정책으로 출현되는가? 이 책에서 폴 볼커의 금리인상과 혹독한 조정의 성공도 있지만 대공항 시기의 어설픈 정책이 고난의 행군 기간 연장이 된 점을 아직도 곱씹고 있다.

 

 결국 문제는 숫자와 실물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실물이 숫자로 수렴되었다. 그런데 숫자와 실물이 다르면 회계적으로는 삥땅을 쳤던가 아니면 없는 물건을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경제에서는 돈이 있다고 했는데 결국엔 내 돈이 아니라 빚이거나 그 돈이 없다는 문제에 직면한다. 그때까지 내가 산걸 다른 사람이 비싸게 사주면 별 문제가 없다. 이런 복잡한 현상을 단기, 금리 역전만으로 예측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버블이 터질 때 몰려드는 불나방 속에 들어간다면 결국 스스로가 호구인 셈이다. 현상이 도출되었다는 것은 그 문제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즐길 골든타임(호구가 만연한 세상)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견을 전제로 COVID-19가 실물경제와 정부들의 선 조치로 인한 유동성 증대를 만들어 실물과 숫자의 괴리가 커지는 버블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버블 속에서 버블 밖의 찬바람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다. 내년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실물과 숫자의 동기화(synchronization)가 아니라 버블이 더 커지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직전까지 미중 전쟁 등 교역량이 감소하고 미국도 경제성장이 둔화되며 불황의 호수 주변을 맴돌았다는 느낌이 많다. 그러다 정부들의 유동성 확장과 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현금 헬리콥터가 마치 횡재를 한 기분을 들게 한 것뿐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모르핀을 맞으면 정신을 못 차린다. 그럼 언제 이 호구들이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냉정하게 볼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 골드락스가 지속될 시점을 예측하는 기준이 아닐까? 

 

 지구 온난화로 날씨가 변화하지만 사계절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즉 불황과 디레버리징의 시간은 왕좌의 게임 명대사처럼 반드시 온다. 하나의 기대는 Winter is coming이지만 사람은 항상 대책과 준비를 한다는 점이다. 모두가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금융위기의 유동성 강화,  COVID-19의 위기 속에 진행된 직접 유동성 강화의 재미가 다음번 위기에 문제의 대폭발이 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종이에 잉크 찍어서 돌려서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 학습효과가 다음에도 종이에 잉크 찍어 돌리면 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부르고, 그 실행이 임계점을 넘으면 더 쎈 망삘이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브루마블 판에 더 많은 돈을 돌려서 시간을 버는 지속적인 정책이 영원히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은 언젠가 오고, 미룰수록 시간을 축적해서 빠짐없이 되돌려준다. 이 책에서 안정적 투자시기와 안정 자산의 대체재를 언급하는 것도 일시적인 상황인식에 따라 또 따른 호구를 찾아 나서는 방법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어떤 면에서 개인에게 가장 무식하고 확실한 방법은 근검절약하고, 저축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그게 잘 안된다. 투자란 돈을 던지는 것이다(投 던질 투, 資 재물 자). 뭐가 맞을 확률은 자신의 역량에 비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구가 맞아야 하는데 내가 호구로 맞으면 정신을 못 차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세계경제에 콧김을 세게 불고 있는 연준의 동향(FOMC 결과와 해석을 참고하시라)을 보는 것은 거시적 돈의 순환과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부적인 산업별 동향은 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연준이 화폐 헤게모니를 기반으로 종이에 잉크 찍는 일을 하는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지만... 4부의 챕터 8은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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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골든타임
국내도서
저자 : 박종훈
출판 : 인플루엔셜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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