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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회색분자, 중간(middle)이 아닌 중앙(center)으로..

by Khori(高麗) 2013.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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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노닥거리다보면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때가 있다. 우리 막내가 내가 종종 안놀아, 안해줘 그러면 "아빠, 부모는 아이들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거에요 하하하!!"라고 떠들어 댄다. 내참 기가막히긴 하지만 주먹만한게 어디서 요런것을 배워 왔는지 하여간 나의 대답은 "지금도 잘 먹여살리고 있으니 말을 잘 듣도록 하여라"라는 옹색한 대답을 하고는 있으니..어디 더 좋은 답을 생각중이도 하고 좋은 답을 구해라도 봐야겠다. 말만 청산유수인 녀석..게다가 옆에서 패드로 게임이라도 하면, 내 등에 올라타서 "아빠 져라~"를 열심히 응원하는 녀석..가끔 삐져버려주고도 싶긴 하다. 또 나와 많이 다른 사고체계가 가끔 신기하기도 한 녀석이다. 큰 녀석은 하지말래도, 안갈켜줘도 나랑 너무 똑같아서 신기하긴 하다.


집에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관계가 엄마, 아빠, 할머니의 순서로 요구사항이 간다. 그러다가 할머니한테 앙탈이라도 부릴땐 내가 "너 우리 엄마 화나게 하면 혼난다" 그러면 매우 멋쩍어 한다. 할머니랑 아빠의 엄마랑은 동의어인데 아이들이 당연한걸 많이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인것 같다. 하지만 더 정확하게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같다. 


몇일전 숙제를 했네 안했네 하고 엄마랑 아웅다웅하는 큰녀석을 보면서, 자식편을 들어주면 마누라가 삐지고, 애엄마 편을 들어주면 아이가 억울해 하기도 한다는 불편한 사실이다. 특히 마누라는 자기편 안들어 주면 엄청 삐진다는 것은 애나 다름이 없다. 종종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양비론보단 황희의 너도 옳고, 너도 옳다의 전략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결과는 양쪽에서 회색분자로 몰리는 것을 필할길이 없다. 나는 항상 어른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마음이야 좋은 뜻이겠지만.


예를 들면 애가 안했다고 혼낼것만 아니라 애가 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해서 시키고, 엄마의 욕심것 시키지 말라고 하면 일단 애엄마의 말은 "도움이 안돼 헐~"(뉘앙스는 세상물정 어두운 까막눈을 보는 듯함ㅋ ㅋ). 둘째로 아들보고 "하기로 약속한 것은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하지 못한 이유가 있으면 정확하게 이야기 해야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 것보다 낫다"고 하면 아들은 "난 다 했단말이에요"라고 원망섞인 말이 나온다. 사실 내가 헐~~이다. 아빠의 무관심이 도움이 된다는 세간의 대세를 따라야 하는가라는 고민과 차라리 황정승의 둘다 옳다하는게 낫다는 갈등도 한다.


하여튼 결론은 애들 둘을 세워놓고, 일단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약속을 어기기도 하지만 그걸 반성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을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하고 되도록 약속은 꼭 지키도록 하는게 좋겠다. 엄마한테 잘 말씀드려서 하되, 아빠는 내 마누라 화나는 건 안 참겠다" 요렇게 해 놓고 나오니. 조금 있다가 큰 녀석은 입을 삐죽거리면 "그게 그소리네요"라고 하고, 작은 놈은 "형, 이~게 무슨 말이지"라고 물어본다. 옆에서 마나님은 "하하 호호~~" 희색을 띄고 들어가시고..어째던 잠시의 평화가 돌아오고. 사인 사색이다. 회색분자보다 내 색으로다가 좍좍 칠을 할수도 없고..ㅎㅎ 너무 치사한가?? 우리 둘째가 그러던데..


어째던 난 자유롭게 살아보려고 하는데, 그럴려면 知識人이 아니라 智識人이 되어야 하는것 같다. 혼자사는게 아니니까..







[YES24] 회색분자, 중간(middle)이 아닌 중앙(center)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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