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Brand의 필요성

제조업에 있으면서 영업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중요성과 그 brand leadership의 구축이 얼마나 힘들고, 시장에서 presence를 올리는 일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지 뼈져리게 느끼게된다. 

국내의 대기업들도 브랜드 인지도(awareness)를 올리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지만 그 컨텐츠가 입증되고 고객들이 열광할 수 있도록 pull marketing을 이룩하기까지에는 지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영진과 리더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은 그 필요성과 전략적 접근의 중요성을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사람인지라 업무의 고단함이 앞서지 브랜드의 중요성이 앞서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사람의 인식체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름데로 이를 쉽게 이해하는 과정을 나를 이렇게 비유하면 어떨까한다. 일반적인 제조업체에서는 none-brand products, OEM/ODM products, Brand products로 상표에 따라 구분해 볼 수 있다.

None-brand제품이라면 나는 머슴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뛰어난 홍길동이라 하더라도 제도권에 진출이 불가하고, 아비를 아비라,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지경이다. 조선시대라고 한다면 허우대 멀쩡한 멋진 남자 또는 여인을 보고 쫒아가니 일명 쌍것인 것이다. 본인들의 이름이 없이 이놈, 저놈, 개똥이 소똥이와 바른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홍길동만한 실력이 없다면 기억되지 않고 소멸되는 제품일뿐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 ODM(Original Design, Development Manufacturing)속에는 제조업체의 능력이 차이가 있다. 스스로의 개발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쉽게 ODM은 주문자를 위해서 공급업자가 스스로 개발해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브랜드의 입장에서본다면 빌어먹는 제품이라고 봐야한다. 양반이 되고 싶으나 능력이 있던 없던 근본이 없으니 양반집 이름을 빌려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조업체들이 양적 성장을 위해서 이런 사업을 선택하고 나서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착각이다. 주문자의 이름을 빌려쓰고, 제품이 출고 또는 on board가 되는 순간 그 제품에 대한 책임은 제조자에게 있지만 그 제품의 소유권은 주문자의 것이다. 내가 남의 것을 만드는 것이지, 개인으로 본다면 내 삶을 오롯이 살아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마치 자신의 지위이고 위치인줄 알고 허세를 부리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내가 어디랑 거래하는데가 자랑거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내것이 되지 않는다. 또한 주문자가 명문사대부난 황족정도 된다면 떡고물이라고 넉넉하게 떨어지겠지만, 허접한 양반이라면 나도 같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줄을 서로 이름을 빌리려는 자가 많아 지속적인 경쟁의 구도속에서 살아야한다. 다른 한가지 이유라면 오늘을 살아야할 양식의 중요성이다. 당장 먹고살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점차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안주하는 것이다. 마치 추운 겨울 움막을 타박하며, 집을 지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난로하나가 생기니 움막의 안락함에 취해 집을 지어야겠다는 목표는 멀리 날아가버린 환상이 되는 것이다.

브랜드제품이란 스스로 이름을 세우고 자립과 독립을 한다고 봐야한다. 개인들의 평가가 자신들의 핵심역량의 수준에 따라 평가의 고저가 이루어지듯이 핵심은 기업들의 혁신적인 컨텐츠가 고객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팀원에게 "고놈 참 이름값한다"(긍정의 의미로)는 말이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한다.  바른 이름을 갖게 된다는 것, 누군가 바름 이름으로 불러준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누가 나를 이놈 저넘 또는 김씨를 박씨로 부르면 화를 낸다. 바른 이름으로 불러주면 당연하게 생각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인데 많은 기업들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개똥이 소똥이로 불리고, 이름과 성을 달리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왜 내이름을 갖는 것이 중요한지 안다면 브랜드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다들 개떡같이 이야기해도 찰떡같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