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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Business Meeting - 사람, 고객, 파트너, 영업과 영업관리

by Khori(高麗) 2019.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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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영업을 하면 끊임없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진화를 반복한다. 후퇴와 포기도 전략의 범위에 있다. 시장은 기회와 경쟁의 장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시장과 최전선에 있는 영업은 고객, 파트너와 미팅을 통해서 전략을 실현해야 삶의 장이다.  무게를 마음에 품은 만큼 책임감을 갖게 된다.

 이번 출장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회사를 대표하고, 구성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기업의 외형적 성과가  특정 수준에 머무르는지를 나름 생각해보게 됐다. 기업의 시스템은 분업과 단계라는 프로세스로 구성되지만  안에 이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사람의 지식, 실행력, 성품이 분업화된 업무 프로세스의 품질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뛰어넘지 못하는 사람은 시스템을 위해서 존재한다. 시스템을 뛰어넘은 사람에겐 창의적인 도전의 장이 펼쳐지고 시스템이 이루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한다. 보완하지 못하면 그것을 성공이나 실패라 부르긴 어렵지만 고립되거나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시스템과 기업을 구성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전략 수립, 실행과 동시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이번 출장에서 만나는 기업의 구성원들의 미팅 방식을 통해서 여러 가지를 복기해봤다.

 동시에 고객을 대응하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방식도 생각해 보게 된다.

 

 1. 지위가 리딩 하지만 목표 앞에서는 평등해야 한다

 해외 기업도 인사권이 상사에게 위임된 경우가 많아 한국기업만큼 권위적인 회사가 많다. 컨퍼런스콜을 누르고 즉시 담당자가 대답하자마자 "돼, 안돼?"라는 짧은 사장의 질문에 쩔쩔매는 담당자는 결국 진실과 진실과 거리가 먼 대답 사이를 셔틀한다. 이런 기업은 자신의 주장은 명확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의 대응은 눈앞의 과제에 집중된다. 추진력이 좋지만 중장기적인 사업을 논의할 때에는 어려움이 있다.  질문도 상황과 상관없이 나에게도 온다. 외형적으로 아주 좋은 모습을 갖고 있지만, 중장기 전략적인 사업을 논의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결국 파트너와 공통의 이슈를 논의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슈가 해결된 이후의 그림에 대해서 끊임없이 물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들의 비전과 전략이 없는 것이 아니다.  비전과 전략이 근시안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업의 기복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 최근 사업을 확장을 협의한 기업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기업이 자신의 파트너와 우리 기업을 연결해 주었다. 우리랑 연관성이 없다고  수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하던 분야는 아니다.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고 장기적으로 운영할  있는  괜찮은 사업이다.  관련 3개 사가 함께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공통의 도전 목표가 논의된 것이다.

 고객이 소개하는 사업은 둘 중 하나다. 수익이 좋지만 기술적, 상업적 리스크가 큰 사업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드물게 우리가 할 만한 사업을 통해서 business open innovation의 관점을 갖고 접근하는 경우다. 후자의 경우에 우리는 진정한 파트너라고 할만하다. 소중한 사람에게 먼저 소중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듯 사업도 마찬가지다. Business open innovation과 관련해서 우리도 현재 사업의 범위에서 제안을 했었다. 사업과 파트너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사업 품질의 방향을   있다.

 미팅이 시작되자 파트너 기업은  자리에 모인 이유를 짧게 환기한다. 처음 만나게 된 고객의 파트너와 우리는 가볍게 인사를 했다. 인상적인 것은 사장이 먼저 간략한 회사 소개와 자신을 설명하는 것이다. 자신의 전공, 경력을 부담 없이 설명해 준다. '나 이런 사람이야!'와는 거리가 멀다. 서로를 알아가려는 노력이다. 그의 설명  자연스럽게 포커 방향이 바로 우리 직원들의 차례가 되었다. 이름, 직위의 설명으로 끝난다. 아쉬움이 있지만 한국의 미팅문화를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차례가 되어 이름, 지위,  업종의 경험과 경력, 영업이지만 갖고 있는 특허, 취미를 가볍게 이야기했다. 우리 고객의 CEO도 가볍게 이야기하며 파트너 CEO와 공통 경력이 함께 있다면 서로 "어느 부서에서 일하셨나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1시간 미팅 계획이었지만 고객사 생산라인 투어까지 하며   시간을 보냈다. 파트너 CEO는 촉박한 비행기 시간에도 최대한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떠났다.

 그리고 우리와 고객과의 미팅을 다시 갖았다. 다시 한번 고객사 CEO는 우리가 모인 목적,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priority 3가지를 이야기했다. 개발 부분이 있어서 인지 "On-schedule, In-house sale & pre-sales schedule, final specification"이 최종 확정하고 결정한다. 정보가 서로 공유된 상태라 합의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후부터 미팅은 CEO, Director, Project Manager, Team leader 2명이 참석했는데 분위기가 다르다. 위에서 "돼 안돼?", "했어 안 했어?"와 묘하게 다르다. "일정에 맞춰서 의사결정을   있겠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해?", "내가 일정표를 보니  과정은 따로 일정 단계를 만들지 않아도 리소스가 남으니 병행해서 진행해도 될 거 같은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때?", "내가 무엇을 해주면 단축할  있겠어", "이 부분은 내가 다음 주에 검토 결과 회의가 있어서 1주일만 시간을  주면 좋겠습니다". 협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과 사업을 보면 갑작스러운  성장은 없지만 꾸준하다. 그들이 제안한 새로운 사업 확장은 갑작스러운  성장보다는 서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 자연스럽게 성장을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  기업의 업무가  기회가 존재하고 어려움도 존재하지만 후자가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소통은 서로 같은 눈높이로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2. Alignment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방향의 문제지, 방법적인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 '일사불란'이란 말이 있다. Alignment를 찾아보면 '정렬, 제휴, 협력'이란 뜻을 갖지만 우리나라 말이 훨씬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은 혼자 하는  같지만 세상은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 고객은 모르겠지 하지만 시장에 노출된 우리의 이야기가 고객에게 비밀이 된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중국어를 하는 고객들에게 '始終如一'이란 말을 하고, 수담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파트너와 alignment를   있는 것도 신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사기꾼과 자발적으로 거래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이라고 말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Utmost Good Faith'라는 말로 존재한다. 신뢰는 거래라는 부르는 인간의 상호 협력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공동 개발품을 만드는 해외 협력기업이, 내가 거래하고 싶어 하는 기업의 파트너다. 동시에 협력사가 판매하고 싶어 하는 기업은 나의 파트너다. 그런데  기업의 거래처는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다.  이와는 별개로 오래전부터 협력사의 파트너와 나는 사업 논의를 해왔다. 하나를 하자니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  포기라는 것도 나만의 생각이지 협력사가 포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머리가 딱딱 아프다. 내부적으로도 담당자별로 자기가 담당하는 사업에 대한 투지가 높다. 그래야 영업이라고 부를 만하다. 어쨌든 서로의 결정의 방향이 정해져야 한다.

 먼저 협력사와 서로의 이해관계를 이야기했다. 첫째 서로의 사업을 존중한다. 서로의 사업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결정은 우선순위를 보류한다. 둘째 서로의 정보를 공유한다. 협력 개발품은 한쪽이 틀어지면 사업이 성립되지 않는다. 성공은 보장할  있지만 각자 실패를 보증할 패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신뢰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없다. 복잡한 일에  복잡한 요인을 모두 묶어서 처리하면 인간의 처리능력이 따라가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  문제를 쪼개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대략의 합의를 마치고 내부에도 방향을 재점검했다. 모든 가능성을 이야기하자 "거기에다가 그걸 판매하시면 2년 준비가  날아갑니다", "이건 괜찮은데요!"와 같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다시 만나러 간 자리에 협력사와 협력사의 파트너가 와있다. 어제 협력사 파트너와는 잠시 미팅을 하고 오전에 다시 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공교롭게 서로 함께 만났다. 협력사는 눈빛을 주고, 파트너는 따로 나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나는 함께 이야기하자고 했다. 서로가 갖고 있는 사업은 각자 존중해서 간다. 서로가 바라는 사업은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 조정해서 시장 충돌을 회피한다. 협력사 파트너와 나는 서로 논의하던 사업을 진행한다. 3자 합의가 1차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협력사와는 정식 계약서를 써서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재구축하기로 했다. 가장 머리 아픈 미팅이었고  생각보다 쉽게 진행된 결과였다. 서로 말을 하고,  말을 행동을 보여줄 신뢰가 3개사에 조금씩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통해서 새로운 전환점이 만들어질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하느냐는 협력사, 협력사의 파트너가 아니라 나의 몫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도 우리가 부르는 독식이라는 방식, 독점적 지위, 묵시적 카르텔이 형성된 시장 관계가 높은 수익, 안정성, 장기성을 준다는 것을 안다. 그 방식을 구현할 상황이 아니라면 탄력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욕심을 표출하는 행동이 성공하지 못하면 nothing에 불과하다. 

 또 다른 사업 미팅에서는 우리 쪽 지체 상항과 추가되는 고객의 요구사항이 있는 곳이다. CEO에게 인사드리러 갔더니 "담당 product manager랑 이야기 잘하고 있지" 하신다. 담당자보다 열 배는 내용을  알고 계실 텐데 환하게 웃으면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프로젝트  된 것 같다고 하던데 축하해"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신다. 나는 'PO는 받아야 order고, 거래는 대금 지급이 끝나야 끝난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도 안 마신 김칫국을 크게  그릇  주시니 기분이 묘하다. 전시 booth를 둘러보니 늦다고 구박받던 제품이  칸을 떡하니 차지하고 크게 홍보 메시지도 장식되어 있다. 오래 알고 지낸 담당 PM에게 엄청 잔소리만 한다고 했더니 "몰라요, 4월에는 무조건 판매 개시니까 알아서 하는 거예요"란다. 조금  일이 남았지만 고마울 수밖에 없다. 방법적, 기술적 행동은 다를 때가 많다. 사람마다 타인의 노력, 행동, 동의를 이끌어 내는 방식은 다르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 같은 방향과 공동의 목표, 협력하는 상대방이 좀 더 좋아지는 방향인가 삶의 입장에서는  중요하다.

 

3. 영업과 영업관리

 영업에게 '영업'과 '영업관리'라는 호칭은 자존심에  영향을 주는 말이다. 총체적 영업활동의 범주에 있는 일이고, 모두 중요한 영업 방식이다. 하지만 영업과 영업관리의 구성에 따라서 전략적 구현 방식, 범위에  차이가 있다. 전투에서 보면 장수가 중요하지만, 전쟁에서는 책사가 중요하고,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서 보급이 중요하다.

 나는 영업은 공격수, 영업관리는 수비수라고 생각한다. 영업관리를 서류, 물류, 관세와 관련된 지원업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영업의 행태에 대한 방식이다. 그리고 공격수를 선호하지만 수비수가 없다면 공격을  수가 없다. 공격수들이 사업기회를 만들고, 제안하고, 시장을 보는 안목이 좋다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가 크다. 영업관리형의 영업은 받아쓰기에 능하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의 필요를  파악한다. 조금 기다리는 영업행위 같지만 바닥의 높이다 높다. 그리고 영업조직의 측면에서 공격수보다는 수비수가 많아야 하지만 수비수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수가 없다. 

 고객과 미팅을 하면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된다. 내부에서 PPT의 사용을 금지하고 글을 쓰게 하는 현대카드, 아마존도 있다. 사람들은 투입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글을 쓰는 것이 쉽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글로 자신의 생각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구속의 범주가 얼마나 높은지 안다면 그런 말은 쉽게 하기 어렵다. 글로 누군가에게  머릿속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생각의 체계적인 전개가 되어야 그림과 키워드가 가능하고,  키워드가 정리되어야 설득력 있게 논리와 감성적인 글이 된다고 생각한다. PPT는 보기 쉽게 만들어서 대략을 전달하고 말로 풀어가는 방식일 뿐이다.

 재미있는 일은 영업관리형 사람들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면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마치 audio book을 읽듯 모든 PPT의 내용을 깨알같이 읽는다. 심지어 스크립트를 써서 읽는 경우도 있다. 팩트에 집중되어 있지만, PPT에 없는 내용, 내가 알지 못하는 내용이 나오면 얼굴부터 달라지고 안절부절못한다. 심한 경우에는 발표 중에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기도 한다. 대박이 나는 경우가 드물지만,  실패가 없는 편이다. 

 반면 공격수가 하는 PPT는 프리진 테이션이 재미있다. 고객과 유머러스하게 교감하고, 모르는 질문이 들어오면 "참 좋은 질문이네요, 사실 제가 물어보려고  질문인데 질문하신 분 생각은 어떠세요?"라면 둘러대기도 한다.  깊이 들어오면 "발표 끝나고 시간 내서 저랑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네요"라며 시간을 벌기도 한다. 그래서 PPT가 관리형보다는 그림, keyword 중심으로 구성돼, 변화를 주기 쉽게  형태가 많다. 대박일 때가 있지만, 문고리 잘못 잡고 경을 치거나 강판당할 때가 있다.

 다른 경우라면 고객의 요구사항이 접수될 때다. 하나는 글씨 하나 빠짐없이 고객의 요구사항을 내부에 관철하는 형태로 일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A의 요청을 AA로 해결하거나 B의 가능성을 제안해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높은 경우다. 하나는 '시키는 것만 한다'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어쩜 그렇게 잔머리 굴리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느냐'라고 한다. 보이지 않게 영업 내부에서도 영업과 영업관리라는 구분을 묵시적으로 한다. 나는 하나의 방법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비형이 실패와 좀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형은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둘 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형은 수비형의 꼼꼼함과 기준 준수,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더하고, 수비형은 변화에 대응하는 지식의 확장(학습), 범위의 확장을 통한 경험의 확장이 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두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지 충분히 가능한 범위다. 그렇지 않으면 야구의 DH처럼 대타로 타석에만 들어서는 반쪽짜리 선수가 되기 쉽다. 중요한 것은 고객 사무실에서 봤듯 "Sales, That's why we are here'라는 슬로건처럼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고객의 요구사항이 접수되면 why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리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가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범위는 사업적으로 수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가끔 '호기심 천국'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궁금점과 사업적 판단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분은 영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적 호기심의 문제고 공사 구분의 판단능력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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