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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Layoff 뉴스보다, 묘비에 "개망"이라고 쓸 수는 없지라는 다짐을.

by Khori(高麗) 2016.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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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말이다. 사진처럼 가위처럼 싹둑 자를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편한가? 다들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마음속에 내가 아니기만을 기다리던가, 그 와중에도 조금의 이익이라도 챙기려는 자기들끼리의 싸움이 있기도 하다. 


 그 와중에 싸우는 자들은 살아 남은 자들이고, 차라리 떠나는 사람들은 내려놓는 경우가 많다. 억울한 자들은 눈물을 흘리지..욕심을 부려서 싸우지 않는다. 아마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회사밖 세상이 무섭기도 하지만 더 큰 세상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힘들다.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좌절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몇번 이직을 해봤다. 기고만장하게 짤려본 적은 없지만 회사를 내 삶에서 짤라본 적은 많다. 노동력을 판매하는 기고만장한 공급자가 팔기 싫으면 안 팔수도 있지..안그런가? 그런데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굽히고, 지시에 복종해야만 한다고 길들여져 있다. 일한땐 Why를 찾으며, 일보다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을 논의하는데 why가 안된다니.. 이래서 분기탱천 또라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는건가..하여튼 그래요.


 지시와 복종을 하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수수만년 안락함을 제공할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약이 끊어지는 시간은 수수만년 뒤라고 상상하는 안일함이 문제다. 그 안락함에 나태해지는 것이 직장이나 조직생활이다. 당연한 부분이다. 원래 사람은 게으르니까...그중에 일부는 그렇지 않다. 태양열 발전기를 돌리듯 열정과 동력이 넘친다. 조직생활의 보편적 특징이 나쁘거나 옳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룰과 특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나와 같이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성향도 언제가 나이가 들고, 힘이 없어지면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한계에 순응해야 한다. 게다가 뭘좀 하자고 하면, 주위에서 편하게 있지 일거리 만든다고 잔소리도 많이 듣는데, 맛이 가면 엄청 구박데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ㅎㅎ  그런 시간이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이렇게 나태해지는구나..헐) 천천히 머리속으로라도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 때에 할 것들도 생각해 보고 말이다. 하고 싶은건 많은데, 그때가서 그거 까먹을까 걱정이다.


 위에 굽신굽신 살기보다는 예의바르게 살고, 아래에 스트레스의 원흉과 닥달질만 하지 말고, 잘 내려주고, 보살펴주고 해야한다. 그래야 나이 먹고 살짝 빌붙기..의지하며 살아갈 염치라도 있는것 아닌가? 기생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더 잘되도록 해주고, 나중에 본전의 30%(이것도 과한가..그럴꺼야..ㅎㅎ)미만으로 짧은 시간을 받는 것이 그리 추하지는 않겠지?(아니다..추할지도 모른다) 그래 성격상 받기보다는 그때에도 줄수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럴꺼다. 나이 먹고 애들하고 밥한잔 할수 없는 품격과 평판이라면 망해도 폭망한거지...묘비에 "개망"이라고나 써야지..


 문득 사람이 너무 비굴하고, 비겁하게 살면 안되는 이유를 깨닫게 됬다. 틀린수도 있지만 말이다. 사람이 당당하고 자신감있고, 틀리면 바로 사과하고 고치는 삶을 살아야 되는 거창한 이유 말이다. 목숨이 오락가락할때, 살아야 할 이유가 필요할때 그때 비굴해진다한들 아무도 욕하지 않는다. 그런데 평상시에 너무 비굴해지면, 목숨이 오락가락할때 비굴함 밑으로 내려갈 그 무엇이 없다. 그냥 석고대죄도 부족하다. 옛날 책을 보면 물을 끓이고, 젓 담그고 하는 것이 달리 나오겠나.. 그런데 그건 너무 잔인가고 비참한다. 그래서 오늘도 격있는 삶을 살아보려고 하는 중이다. 


 신문지상의 layoff를 보고, 회사를 떠나가는 성과부족자...아니다...그냥 조금 자신의 일에 나태했던, 욕심도 있었던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다들 뛰어난 천재와 능력자이길 바라니...그 굴레속에서 얼마나 각박한가? 꼭 그 구조가 아니라도 살길이 많은데 말이다. 개나소나 천재면 농사짓고, 청소하고, 밥해주고, 봉사활동은 누가하냐! 세상은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소인의 면과 가슴가득 사랑이 충만한 군자의 면이 함께 있다. 이거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을 필요한데로 인용한 겁니다. 요즘은 그 균형이 잠시 기울었을 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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