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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꾼 - 속고 속이다 깜빵으로

by Khori(高麗) 2017.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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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회식을 하는 시즌이 되었다. 작년 크리스마스 전의 회식에서 나 빼고 모두 O형인 직원들의 청문회를 통해서 "병신년 4적"이라는 말을 들은 지 얼마 안 된 듯하다. 벌써 일 년이란 시간이 지나갔다. 출장을 다녀온 직원들을 위해서 금요일 워크숍을 잡았다. 해외영업의 특성상 12월을 끝난 지 오래되었고, 우리는 업무 시계는 벌써 내년 봄을 그리며 살고 있다. 하루 메일과 전화기를 끄고, 잠시 올해 있었던 일과 내년에 해야 할 일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팀과 본부 회식에 타 부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자주 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평상시 아끼고 하루는 고급지게 보내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팀원들의 만족도도 좋고, 연말 회식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줄곧 술을 마시는 전 근대적인 형태는 아니다. 시대가 바뀌면 시대의 주역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이번 회식에서 임원분들의 찬조도 있고,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조용한 회식에 손님들도 오셨다. 그래서 오전에 워크숍을 빙자한 회의는 필요한 부분으로 간략하게 진행하고, 오후는 다 함께 영화를 보러 읍내로 나갔다.


  

 메리 크리스마스 장식이 극장 입구에 보인다. 조금 빠른 연말 회식이기도 하지만 4Q 마감을 아주 잘 마무리해서인지 모두들 즐겁운 표정이다. 이런 분위기가 좋다. 큰 것보다도 무엇인가 조금씩 발전하고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나아가기 위해서 실패를 돌아보는 시간보다는 좋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 현빈, 검사 역할 때문인지 아저씨 그림자가 드리운 유지태, 영화 내내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해낸 배성우, 태왕사신기만 생각나던 박성웅, 요즘 영화에 종종 출현하는 것인가 하고 찾아보니 3 작품에 출현한 나나까지 조합이 조금은 불확실한 미래만큼 아리까리하다. 어차피 선택권은 내가 아닌 극장표를 끊은 사람의 몫이다. ㅎㅎ


 시작과 함께 이 영화 조희팔을 그리고 있구나. 이병헌의 연기가 돋보였던 마스터와 비교하면 어떨까, 그 정도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안개라는 위조 여권범과 아들 황지성의 스토리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최근의 적폐 청산 분위기에 살짝 양념을 얹은 르와르적인 느낌이 든다. 


 특히 보석상 씬에서 나타난 부분은 상당히 리얼하다. 관객들은 보이는 것을 믿게 만다는 Now you see me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프레이밍 된 의식이 사람들에게 반적의 충격, 신선함, 번득임을 주게 되있다. 그런 부분이 존재하지만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사람과 관객은 설정 정보의 비대칭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부분이 호기심이 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조금은 아쉽다. 반전을 계속 시도하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맥락을 찾아가기 위해서 어떻게든 긴 설명의 장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지성과 박검사와의 대사는 대단히 재미있다. 서로의 의도를 숨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도를 인정하며 시작하는 머리싸움은 확실히 더 재미있다. 조희팔의 생사에 대한 호기심보다 이 부분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의 연기가 매체들의 매드독 어쩌고만큼인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꽤 많이 인식되는 사람은 배성우가 연기한 고석동이라는 생각이 그치질 않는다. 가장 실감 난다고 해야 할까? 다음 개봉하는 안시성을 더 기대해 보기로 한다.


 황지성 개인의 복수는 이루어진 듯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영화의 도입부처럼 파렴치한 사기꾼과 이의 뒷배를 봐주는 협작꾼, 선한 탈을 쓰고 많은 사람을 속이는 권력집단이 함께 한다. 대부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이런 일부의 세력이 다양한 조직들의 오명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역사란 이런 사람들을 기록하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죄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지만 너무 많은 단절된 반전이 너무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는 이유를 만들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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