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上雜夫] WOW = 아이고!

 

 요즘 사업부 전체를 운영하며 제일 힘든 것은 반도체류 수급 문제와 원자재 폭등, 이로 인한 생산, 납기 차질, 이 결과로 매일 고객사, 협력업체와 난리를 치고 있다. 이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고, 최대한 대처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신이 있다면 "이런 경우 없는 녀석, 혼좀 나자"해야 할 판이다. 난장판이 이런 난장판이 없다. 당연히 재미라곤 하나도 없으면, 체력과 얼굴이 일신우일신으로 너덜너덜해지고 있다. 왜 하냐고? 작은 업에 대한 소명의식이라고 이야기하자.

 

 이런 와중에도 핵심부품 가격을 10% 가량 인하해준 업체를 만났다. 물론 잔소리를 많이 들을 수 밖에 없다. 식사도 하고, 맥주도 잔뜩 마시고, 그 와중에 업체 대표님이 잘 아는 사람을 불러서 오랜만에 인사도 했다. 바쁘지만 무리를 했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아 토요일 오전에 병원에 다녀왔다. 신기록을 세우고 잔소리를 많이 듣고, 가뜩이나 체력이 너덜너덜한 상황에서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실손보험처리한다고 대신 병원에 가신 마나님 카톡이 많이 온다. 한참 잔소리를 듣다, 조공을 하는 것으로 그날을 넘기기로 했다. 안팎으로 난리다.

 

 이런 걸 하면 꼭 다른 일들이 많이 생긴다. 갑자기 미주 담당자가 뭐라고 떠들던데 메일을 보니 고객이 거의 10개월치 오더를 보냈다. WOW!!!!!!!!! 분명 좋은 일이고 인센티브라도 주자고 해야하는데 상황을 돌아보면 "나보고 죽어보란 소린가?"라는 생각이 든다. WOW의 동의어가 "아이고"라는 생각이 든다.

 

 팀장녀석이 카톡을 보내왔다.

 "본부장님~~ 아주 신나내요~ 우리 놀아도 돼죠? 사업계획 수주 달성완료"

 

 가까이 있으면 한대 쥐어박고 싶지만

 "왜에?"

 "뒤지니랜드 자유이용권으로 365일 놀아볼래?"

 

 이렇게 답신을 줬다. 이 녀석이 하루종일 오더를 받아도 갈군다고 노동부인지 노동청에 간다고 나를 하루종일 못살게 굴고 있다. 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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