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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東問西答, 전 세계 공통화법 - 서로 대환장

by Khori(高麗) 2021.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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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은 약속이다. 약속의 완료는 약속한 물건을 보내고, 약속한 대금을 받고 약속한대로 물건에 문제가 없으면 된다. 그래서 모든 상거래에 중요한 일은 '신의칙'이라고 불리는 신의성실의 원칙(Utmost good faith)가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은 교과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상황이 발생하면 잔머리를 굴리고, 나름의 묘수라 생각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얼마전 직원이 업체 사장님한테 "사장님 우리 nego  해주셔야겠어요? 내일 오실  있죠"라고 했더니 "그래, 내가 그렇지 않아도 찾아갈라고 했는데 내일 바로 갈께"하시더니 오셔서 견적서를 3%나 올려서 오셨다. 화딱지가 나서 "아니 깍아달라고 했더니 올려서 오시는 분이 어디있어요?"라는 하소연을 들었다. 그런데 대화를  돌아보면 "Nego=Negotiation=협상"을 하자고 했지 내려달라고  적은 없다. 그럼 "깍아주세요"라고 요청했어야 한다. 그러나 나의 해석은 타인의 해석과 같다는 근거없는 생각이 멘탈붕괴를 부른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동문서답을 한다고 우기기시작하는 셈이다. 이런 말을 하면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시냐고 타박을 한다. 해석을 해줘도 난리다. 

 

 오늘은 제품 출하가 고객 승인이 지체되어 나가지 못했다. 문제는 오늘이 말일이고 회계적으로 이번달은 끝난거다. 미국에 닥달을 했더니, 담당자왈 "제가 빠르게 처리 하도록 하겠습니다"와 같은 도움 안되는 답변이 왔다. "응 알았어, 어차피 이달에는 못나가는데 내일 너네 집으로 너의 계획보다 빨리 계산서(invoice)랑 싹다 보낼테니까 준비하고 있어"라고 보냈더니 난리가 났다. 메신저로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이 정도로 급하니 알아서 해라"라고 이야기 해줬다. 사정도 있고, 이유도 있지만 나의 동문서답이 빠른 해결과 조치가 될길 기대한다. 그럼 나도 계획이 있지. 

 

 다른 고객님은 입금이 늦다. 입금이 늦으면 사람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오래된 고객이란 별도로 연락을 했다. 입금 이야기를 했더니 외국 양반의 동문서답이 시작됐다. "내 손자가 24살이야" "아 그러시군요 그런데 지금  이야기가 무슨 연관이 있나요?" "잘 들어봐, 얘가 대학에 다녀, 그리고 일년에 학비가 9만 2천불이들어간다니까"라는 대답을 듣자마자 웃음이 난다. '아하! 나도  말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라는 시그널이 온다. 몇일 늦게 보내면 미안하다,  일뒤에 보낼께하면 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니 어떤 의도인지는 알겠지만 자꾸 황당한 웃음이 난다. 왜냐하면 이런건 우리나라에서 익숙한데 외국 영감님이 하시니 말문이 막히려고 한다. 동문서답은 만국공통어인지 공통화법인지 그렇다. 

 

 또 다른 나라 고객과 제품을 사고 팔면 공급계약이란  한다. 그런데 자기가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펀딩을 한다고 한다.  해서 사업을 키워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우리 회사랑 NDA를 체결하면 자기가 자금 확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연락이 왔다. 서류를 보내시라고 해서 봤더니 비일유지협약에 공급계약에 있는 보증기간보다 1년을 늘린다는 조항이 있다. 어이가 없어서 "고객님 비밀유지협약하고 보증기간 연장하고 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요?"라고 문의를 하니 "내가 펀딩을 받는게 중요하지 않겠니?"라는 답이 온다. 이건 무슨 논리냐?

 

 최근 코로나로  나라가 요란한데 우리나라에 격리면제 프로그램이 있다. 무조건 오겠다는 외국양반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하고 있다. 온갖 서류에 신청자 서명, 보증인 서명등 여러가지 해야할 것이 많다. 고객서류를 모두 접수했는데 뭔가  이상하다. 천천히 보니 여권에 있는 싸인과 서류에 있는 싸인이 다르다. 서류 서명이 다르다고 문의를 했더니 "어~ 그거 내가 급해서 다른 사람시켰는데, 대충 해서 처리가 안되나?"라는 편한 회신이 온다. 아니 나랏님 서류에 제각각인 서명를 넣으면 보증회사와 어떨결에 내가 보증인이 되었는데 장난하냐고 닥달을 아니할  없다. 게다가 공무원님 접수하자마자 승인거부 날리고 수정 요청 전화가 온다. 다시 해서 넣으면 이번에 다른 요청을 하며 승인거부를 날리고 다시 전화를 하신다. "제가 지금 미팅 중인데요, 어떤 것이 문제인가요?"라고 문의했다. "서류를 보니까 00서류에 직인이 빠진거 같아요?"라고 해서 "그것만 하면 돼죠?", "그것만 하면 돼요, 수정해주세요"라는 친절한 답변을 듣고 수정했더니, 바로 승인거부 문자가 나온다. 이걸 하고 있는 직원도, 계속  페이지씩 보며 이것만 하라는 양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문자는 나한테만 온다.  자식이  전화번호를 넣었다는 것이고, 전화도 내가 받아서 실무처리하는 본인하게 보고를 하란 말이지! 해보자는건가?

 

 회사에서 나오는 동문서답은  많다. "이거 언제까지 할꺼야?"라고 물어보면 "그게 말이죠, ~~~~~ 블라블라 그런 사정이 있다니까요!"라는 대답이 나온다. "그러니까 언제까지 할꺼야?" "그러니까요. 블라블라 그렇다니까요?" "그러니까 대체 언제 할꺼냐니까?"라고 다시 물어보면 "제가 말씀드렸잖아요?"라고 대답한다. 이러면 내가  잘못 물어봤나 한참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내가 질문을  못하나보다라고 심각한 회의감이 든다.

 

 이 정도는 괜찮다. "이걸 이렇게 처리하면 이런 문제가 나오잖아? 지난번에 이야기하듯 저런 방식으로 처리하면 돼잖아. 안그래?"라고 이야기하면 "그게요, 사정이 있다니까요?", "무슨 사정?"하고 되물으면 "그러니까 제가 지난번에 이걸 했잖요. 그런데 그걸 하다보니까, 이런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해결하다 보니까 그렇게 하게 된다니까요?" 갑자기 고구마 러쉬가 온듯한다. "그래 그래서 저렇게 하라고 한거잖아? 그럼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거야?"라고 물어보면 "아휴 답답해라, 그러니까 제가 이런 이유가 있어서....블라블라"하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기생충 명대사인 "아들아 너도 계획이 있구나"라는 말을 나도 하고 싶다. 이건 무슨 계획이냐? 혹시 내가 맛이가길 기대하는 말인가? 횡설수설을 듣다보면 머리가 아프다. 왜냐하면 나도 이쯤되면 묻는 말에 적절한 답이 나올때까지 묻는지 무는지 해보게 된다. 뭐라고?

 

 제일 황당한 것은 직원 하나가 회사에 오지 않았다. 어디 아픈가 걱정이되서 "여보세요?  어디 아파서 회사를  온거니?"라고 물어봤더니 "아니요?  연찬데요?"라는 대답이 온다. "연차? 그래...그런데 내가 연차 결제를 한적이 없는것 같은데?"라고 대답했다. 나도 착각을   있으니까. 그런데  팀장 녀석, 아니 남자가 아니다. 이 녀석 대답왈 "하하하 그러니까 내일 올릴려구요" "뭐라고????" 사정은  이해가 되고 급해서 그렇겠지만 출근만 해봐라 남녀평등하게 잡아족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했었다. 생각지도 않은 미래형 동문서답이라 황당한데 참신하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답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연륜을 묻어서 동문서답의 최고봉을 달리신다. "이게 이렇게 되야 하는데, 많이 다르게 처리된것 같습니다. 이게 어떻게  일이죠?"라고 물어보면 눈빛으로   있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런데 답변이 "어휴, 내가 죽일 놈이야 내가"라고 한탄을 시작하신다. 뭐라 말을 붙일 수도 없다. 그냥 내가 억울하게 처리하는거지.  다음에 나쁜 대답이 "내가 형이다"라는 답변이다. 이런식이라니까..

 

 그래서 나이 어린 직원 질문에 심통이 나면 나도 나름 신경써서 답변을 한다. "본부장님 그러니까  제품은 가격이 엄청나게 싸야 제가 매출을 팍팍 올릴  있다니까요?"라고 떠들면 "그래, 가격이  정도면 많이   있단말이지?"라고 물어본다. "그럼요 그걸 말씀이라고 하세요!"라는 대답을 듣자마자 "너 얼른 사표쓰고 네가 말한 가격에 제품파는 회사에 취직해서 원없이 엄청  제품을 열심히 팔아보는건 어떠니?"라고 말하면 대체로 적막강산이 흐른다. 질문과 답변을 보면 나는 동문서답이 아니라 본인의 욕망을 실현할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이야기  줬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피드백을 보면 감성지수 빵점도 아니고 사람이 어찌 그러냐고 입이 댓발 나와서 종일 궁시렁거린다. 괜찮다  나도 동문서답 열공중인거지. 배우는데 나이가 뭣이 중하냐? 배우면 써야하고. 

 

 작년에 흰머리가 대폭 늘어난 원인  이런 동문서답의 영향이 아무리 봐도 많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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