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제품이 현실로 구현되었을 때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하지만 나는 개발자가 아니지만 구현되는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 이 두 가지 사실을 통해서 내가 깨닫은 사실은 사람은 협력(Collaboration)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력과 분야의 몰입을 통해서 내가 상상하고, 타인들이 바라는 것을 현실로 끌어낼 수 있다. 혼자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능력의 부족과 분야의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간다.
오늘은 facebook을 보다 AR app을 보게 되었다. 사진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것의 길이, 높이, 폭을 계산해 볼 수 있다. 내 어림짐작으로도 얼추 비슷하게 계산된다. App을 갖고 노닥거리다 보니, 어제 개발자들이 작년 4월쯤에 내가 말하던 것이 시연할 정도로 기능 구현되었다고 자랑하던 기억이 났다. 그 기능에 이름을 붙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내가 다니는 기업의 제품에 2-3개 정도가 내가 명명한 이름으로 불리거나 기능 메뉴 이름이 들어가 있다. 스스로 애착을 갖고 자기 동기부여를 하는 계기가 된다.
연초에 동전 비트코인을 사서 사업본부 동료들과 일부 지인에게 나눠주었다. 요즘 광풍의 비트코인을 통해서 대박이 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2018년 모두가 갖고 있는 꿈과 희망이라는 virtual을 현실세계로 갖고 와 동전처럼 실제로 구현해 보라는 의미였다.
사업본부를 맡게 되면서 다양하게 벌어지는 시장 경쟁의 정보를 모으고 있다. 경기장의 변화와 동향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 성능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가격 정보를 조사해 본다. 그것이 시장에서 유용한 이유는 기능, 성능, 가격으로 표출되지만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의 당면하고 있는 개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각 개별 소비자는 자기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와 욕망이 생긴다. 그 필요와 욕망이 특정 시장의 VOC(voice of customer)이고, 그 VOC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능, 성능이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가격이라는 교환 기준을 통해서 공급자와 개별 소비자가 합의를 한다. 이런 대략적인 과정을 통해서 상상하는 것들이 현실 속에서 존재하는 이유를 갖게 된다.
기능과 성능이라는 부분을 보면 개발자들과 영업을 하는 조직의 관점은 다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개발자와 영업조직이 일렬화(alignment) 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부품과 프로그래밍의 결과가 영업이 시장을 통해서 접수된 요구사항을 조율하지 않는다면 그 구성원이 상상한 것은 절대로 세상에 등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잘 이루어진 기획보다는 적시에 이루어진 기획이 보다 효과적이다. 기획이 잘 되었다는 것은 사업성공과 성과를 결정짓는 가장 확실한 전제가 될 수밖에 없다. 잘 생각하고 시작하는 것과 닥치는대로 시작해서 되는대로 변경하는 것 중 어느 것의 결과가 좋겠는가? 다들 고개를 끄떡거리지만 그럼에도 후자의 비중이 높고 변화는 끊임없이 다가온다.
기획이라는 총체적인 과정이 논리적인 부품, 프로그래밍에만 의존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많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인간이 사용하는데 불편하거나, 본연의 목적과 달리 부차적인 성능과 기능에서만 뛰어나다면 이처럼 곤란한 일도 없다. 기획을 하는 사람은 목표인 시장과 사용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요인을 내부 역량의 수준에 맞게 다시 한번 더 일렬화(alignment) 해야 한다. 동시에 인간의 총체적인 행동양식, 심리, 감성과 같은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인문학적 고려가 목표에 상승작용을 주는 형태로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후자는 기획과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자 개개인들이 평상시의 업무과정과 학습을 통해서 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감성적인 부분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동시에 인간 고유성으로 잘 변하지 않는 부분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쉽게 시대의 유행에 따라서 인기가 있는 유행가와 수 천년이 흘러도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은 철학, 문학과 같다고 생각하면 최대한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인공지능(AI)에 화두가 던져진 이유도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은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아주 기계적으로 잘 이루어진 자동화가 편리함을 주지만, 인간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은 다른 것이다. 모든 문제는 돈으로 시작되지만 행복은 돈으로만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획이 되고, 시장의 변화와 기대가 유지되는 기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단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외관의 시각적인 디자인을 하고, 물리적인 동작이 필요할 때에는 기계, 기구적인 디자인을 동반한다. 프로그래밍을 통한 데이터의 처리는 다양한 서비스를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적인 회로의 구성과 회로를 지배하고 관리할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기능에 대한 정의, 동작 방식을 마치 물리적인 제품을 만들듯이 시각화한다. 프로젝트 관리, 개발계획 관리가 이런 내용들을 포함한다.
개발이 완료된 제품은 SCM(Supply chain management)으로 가는 준비를 한다. 공장에서 제조와 생산을 하기 위해서 안정성, 내구성, 만들고자 하는 목표 성능의 달성, 법적 규제들이 요구하는 사항의 준수, 전 세계의 공통된 품질 관련 기준에 대한 대응, 환경규제사항 등 아주 복잡한 서류를 대응하는 검증작업이 이루어진다. 이후 시험 생산을 해보면서 기획단계의 기술적인 목표 달성 수준과 상업적인 재료비, 관리비, 기대 수익을 재점검해서 출시 승인을 한다. 세상에 나오는 다양한 제품들이 기간은 다르지만 이런 통상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나는 이 과정의 다양한 동작을 데이터화로 만들고 자동화를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그 목적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크다. 인간이 측정하는 모든 것은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횟수도 시간을 내포하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효율은 만드는 것, 사용 제품과 서비스의 기대 이익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목적으로 하는 문제 해결을 하는데 소요되는 총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일이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비용에 집중하지만, 플랫폼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기업은 총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을 고려한다. 사업을 보는 시야가 다른 것이다. 유지하는 비용까지도 고객과 사용자의 문제와 어려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되어 가상의 세계에 머물던 제품과 서비스가 현실의 여러 곳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 정도가 높을수록 우리는 가치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이 제품과 서비스가 현실에 오는 관문은 영업조직이 수행하는 판매, 유통, 설치, 사후관리의 과정을 거쳐서 현실세계에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관문의 기준은 가격이다. 사용자는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고, 기획단계의 준비, 실행의 결과는 큰 폭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경제학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장 가격이 성립된다고 말한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논리적인 바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없던 제품은 제도와 기준이 없을 때 폭주하여 시장을 치고 나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전제는 사용자와 고객이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세상에 처음 나오는 제품(모든 신제품은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기 전에 일방적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이런 말을 하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을 바탕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렇다. 가격은 재료비와 기대수익에 따라서 결정하거나, 유사제품의 시장 가격을 고려하여 결정하거나, 고객과 합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방법이다. 주도권은 공급자에게 존재하고, 시장의 요구가 판매실적에 반영되어 조금씩 조정하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소비자가 시장을 지배한다고 하지만, 그 비중이 늘어난 것이지 절대로 지속적인 가격은 소비자가 결정할 수 없다. 손해보고 판매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이익을 양보해서 파는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경제학은 아주 단순화된 구조를 바탕으로 개념을 설명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접하는 제품, 서비스는 현실에 와서 품평회를 한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시를 쓰고 하는 일련의 과정, 즉 인간이 무엇을 창의적으로 생산해서 자신의 머릿속의 존재를 타인에게 구체적으로 오감을 통해서 알 수 있게 하는 과정의 본질은 모두 유사하다. 오랫동안 변화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지식은 시대에 따라서 변화한다. 하지만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지식과 달리 오래간다. 지식은 현상을 파악하는 도전에 가깝다면, 깨달음과 지혜는 현상이 발생하는 인간 행동과 오감의 동기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두 가지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해하고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사람은 평균 이상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이 사람이 갖고 있는 가상의 잠재력을 현실의 역량으로 끌어내는 가장 저비용, 고효율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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