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강신주의 감정수업

by Khori(高麗) 2016. 1. 3.
728x90
반응형

[도서]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 저
민음사 | 2013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그의 책을 읽는 것이 아주 편하지는 않다. 처음 본 김수영을 위하여를 읽으면 꽤 괜찮다는 생각과 더럽게 어려운 미사여구와 외래어를 남발한다는 생각을 하게한다고 느꼈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는 책을 통해서 만만치 않은 어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들에게 꽤 그의 책이 인기가 있는 것은 남성들이게 돌아볼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데카르트가 낯선것과의 조우를 통해서 이성이 동작한다고 하더라도, 독자로서 그리 친절하지는 않다는 느낌, 무엇인가 자꾸 가르치려는 느낌이 유쾌하지 않다. 글로 만나는 강신주는 그리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반감이 조금 존재하기도 하고 동시에 그에 대한 대담함이 끌리기도 한다. 돌려서 이야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팟캐스트로 만나는 강신주는 이보다는 훨씬 좋다. 사람들과의 강연과 이야기를 통해서 그는 자신이 체험하고 경험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을 통해서 타자에 대한 관찰, 타자와의 관계속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이성과 감성의 교류를 보게된다. 


 인기가 치솟는 모습과 상당 부분 팟캐스트를 통해서 그를 들어왔지만, 책 제목이 떡 하니 "수업"이라고 적혀있어 살까말까 한참 고민했다. 훈장질의 기억이 조금 남아 있기도 하고,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대한 수업속에서 철학가의 삶이 얼마나 녹아 있을까 반신반의 했기 때문이다. 결국 베스트셀러라는 과대평가와 영광을 기대하면 책을 사게된 셈이다.


 스피노자의 감정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해석을 해박한 문학지식의 결부를 통해서 잘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그 많은 세계문학전집들 속에서 특정한 감정이 잘 표출된 클라이막스와 스피노자를 연결하는 구성은 대단하다. 전체적인 책의 구성이 사전에 얼마나 체계적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작가와 기획자의 구도와 시간계산이 만만치 않았을 듯 하다.  책의 문체도 훨씬 더 이야기하듯 가깝게 다가온점은 신선하다.


 비록 철학자의 어드바이스가 붙어 있기는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 감정의 해설과 철학자 강신주가 느끼는 자신의 해석이 적다는 부분이다. 문학의 부분과 그 책의 선택이 비록 강신주의 몫이라해도 이는 오롯히 그의 것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생각한다. 슬픔가지는 아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내가 몇 시간이나 이성적일까?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순수하게 이성적인 시간은 그리 많지가 않다. 하루에 두시간만 이성이 지배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타인들의 감히 범접하지 못할 듯 하다. 그만큼 우리는 감정에 익숙한 동물이다. 공동체적인 삶과 관계를 유지, 형성, 폐기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감정이 순화된 표현을 위해서 되도록 이성이란 수단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이성적인척 포장하는 삶이 세상을 살면서 필요하기도 하다. 동물적이고 감각적인 감성이 표면 밑으로 가라앉혀지는 것이 유리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감성과 이성이 적절하게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삶이란 끝없이 파도치는 격랑을 헤메이기 쉽다. 누르는 이성보다 솟아오르는 감정과 감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본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재미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에게는...


 


 

728x90
반응형

'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곳 1  (0) 2016.02.14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0) 2016.02.10
5년 후 나에게 Q&A a day  (0) 2015.12.31
귀곡자  (1) 2015.12.14
사축일기 : 어쩌다 내가 회사의 가축이 됐을까?  (0) 201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