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공장에 다녀오느라 기숙사에서 자고 올라와서 밀린 일들을 마무리하다보니 계속 늦은 퇴근이다. 왼쪽 어께도 결리고, 물리적으로도 힘이 들때가 있다. 길을 나서는데 아직도 퇴근 안하신 분들이 계신다.
소주한잔 하시던 말씀에 같이 가던 동료는 집으로 가고, 둘이 앉아서 몇 마디 나누게 된다. 말씀을 들어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누구나 걸어오던 길이 갑자기 대단히 낯선 환경이 될때까 있다. 체험해보지 않은,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또한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가보지도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사무실 막내녀석이 새로 사귄 여자친구를 만나러 갈까 말까 갈등을 한다. 보고도 싶고, 또 만나고 나서 집에 갈 생각과 내일 할 일을 고려하면 힘든 모습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나한테도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길래, "마음속이 약간 아리까리하지(알쏭달쏭이 표준어임)?" 하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그럼 무조건 가야지!"가 나의 답변이었다. 몇일전에 보러 왔는데,지금도 둘이 잘 지낸단다. 반면 데이트라고만 하면 내가 먼저 회사일도 제쳐두고 가라고 해도 앉아서 일하던 녀석은 다시 반쪽을 찾는 신세가 됬다.
머리로 아무리 맞아도, 마음속에 찜찜한 것은 안하는게 대체로 좋은 것 같다. 조금 위험감수를 해야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는 조금씩 도전해 보는게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낫는다. 내 경험이 그렇다. 물론 일상이던 일이던 상식적인 과제에 한해서이다. 도둑질이나 나쁜일에 비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작년에 일어난 일이 퇴근길에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들게 되었는지..아쉽다. 나도 예전엔 모든 사람이 나처럼 할 수 있고, 해야한다고 생각하던 고집장이었다. 지금도 그런 태도와 자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10년전과는 조금 다르다. 세상의 일이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보잘것 없다. 함께 하지 않으면 크게 나아갈 수도 없고, 보람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과거의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는 듯 하다. 늦은 퇴근길에 하나의 숙제가 생겨버렸다. 더 젊은 사람들은 도전해서 남는 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처럼 경계인 또는 나보다 나이를 더 드신 분들은 무엇을 새롭게 한다는 것이 큰 두려움인것 같다. 부양가족이나 새로운 기회가 적게 주어진다는 여건이 조금 다른 것도 같지만, 상황은 똑같다. 나는 이건 경기장에 들어서기전부터 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하던데로라는 유혹을 벗어나기 힘든것 같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그걸 벗어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파레토의 법칙을 보면 어떤 분야던 8:2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한다. 그럼 세상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이합집산에서 다양한 8:2의 조건을 만들고 교차한다. 학교과목이 대략 20개라고 해도 복잡한데 대학과 세상에 나오면 분야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세상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8:2라고 하면 비정규분포이고, 아마 평균 이하가 60%이상 될것 같다. 그래야 속담에서 가만히 있어서 중간은 간다는 말이 말이된다.
하루하루가 내가 혹시 평균이하일때가 많으면 많았지 아닌 적지않다. 모르는 분야가 천지사방에 수두룩하게 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들을 묶어서 어떻게 더 큰것을 만들어 내는가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큰 힘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그래야만 하고, 잘하는 분야는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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