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업을 하면서 거시 경제지표, 회계, 외환들에 대한 자료들을 접할 기회는 있지만 실무적으로 많이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년말에 줄기차게 쏟아지는 트렌드를 보면서 자신이 속한 업종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일은 많고, 그것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서 말이다. 직장인으로써 무엇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일상을 박차고 나가는 사람들이 가끔 부럽기도 하다. 새로운 일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삶을 걸어보는 그 용기가 부럽다.
그런데 거시경제지표들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환율이 시장에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6개월정도로 보고 있고, 이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대외교역분야인 해외영업은 아마도 3개월정도면 체감하기 시작한다.
정부는 매월 수출의 변동량과 대외무역흑자/적자, 그 형태적 의미등에 대해서 분석한다. 하지만 해외영업실무에서는 당장 1~6개월사이의 수주(order)물량의 변화가 지표를 대신하여 설명하기 때문이다. 한달정도 수주가 저조할 수는 있다. 고객의 특수한 상황과 우리의 상황속에서 한달은 쉽게 조정될 수 있고, 이 현실과의 간격을 줄이는 작업이 어떻게 보면 해외영업의 주 역할이기도 하다.
해외영업부서에 속해 있다면 "Selling, That's why we are here"와 같은 문구속에서 열정과 압박을 함께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시지표와 우리의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을때에는 두가지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결과는 시장을 대응하고 리딩하기 위한 준비자세이기 때문에 좀더 쉽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시장의 변화와 패턴을 보지 못하면 우리가 파악한 좁은 결론이 시장과 상충하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엔화가 내려가고 년말에는 127~130이 될꺼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달러환율이 어느세 1130대를 진입하고 있다. 수출이 잘 되는 시점이거나, 이것이 원화절하를 통한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면 정부는 긍정적인 시사점을 홍보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이런 말을 하기에는 너무도 다들 팍팍하다.
Grexit와 같은 말이 내포하는 유럽연합의 불안정성은 사실 대단히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연합의 양적완화와 그리스 사태를 통한 정책들은 소비의 감소와 긴축적 재정, 실물경기의 여파와 연관성이 생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주저하게 하는 실물경기, 이자율,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속에 유럽은 사실 더 어려운 환경을 미국이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유럽지역에 대한 자본의 압박이 발생한다면 이는 경제블럭간의 불만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짚어볼 수 있다. 게다가 중국정부의 가이드 라인과 같은 8%성장률은 간데없고, 7%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기름을 파는 중동은 분쟁과 기름가격으로 복잡하고, 정치적 영향속에서 러시아도 기름가격하락이 영향을 주고 있다. 국가나 지역단위의 논쟁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팽창적인 경제조류가 실물경제와 상관없이 금융에 바탕을 둔 virtual economy의 환상을 키워왔다고 생각한다. 찌그러진 시대상이 더욱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렇게 가다가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말한 것처럼 주가 2500찍고 공항경제로 간다는 말이 그리 틀린 상황이 아닌듯 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경제상황은 녹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논리속에 얶메인듯 하다. 성장기, 즉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때 공급은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한계효용체감과 같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공급은 수요을 제한적으로 창출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여기서부터는 수요가 질적 효용에 대한 검토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창조적 혁신과 같은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단계로 올라가는 변태와 같다고 생각한다. 베지터나 손오공이 초사이언인이 되는 것과 같은 상황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대량생산을 통해서 저가격을 형성하는 오늘내일하는 산업방향으로 양분된다. 그렇게 시장은 이원화되고 한쪽은 장기적으로 소멸하게 된다. 내가 보는 대부분의 산업 싸이클이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꼭 정반합의 변증법적인 논리고 딱 잘라말할 수는 없다. 정과 반은 서로 다름의 논리라면 서로 더해서도 새로운 합은 나올 수 있다. 요즘 network, connect에 대한 개념을 볼때 시대의 요구는 하나의 正과 또 다른 하나의 正이 이합집산을 통해서 새로운 正을 만들어가는 시간개념이 포함된 생각과 더 유사하다고 본다. 과거의 변증법보다 더 넓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자전거보다 오토바이가 빠르다고 자전거가 없어지는 일이 즉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빠르게 소멸되는 경우는 자전거시장에서 좀더 혁신적인 자전거가 그 지위를 바꾸는 것이다. 광의의 개념에서 자전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형태를 조금씩 진화시키는 것이다.이런 취지에서 해본 말이다.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것은 아이디어다. 안된다고 생각하고, 전혀 다른 존재라는 것들이 합쳐질때 혁신과 아이디어를 동반한다. 그 속에 연결이란 매개체가 존재하고, 연결의 이유는 곧 가치있는 무엇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그 가치를 창조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사람이다. 요즘과 같이 물질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수준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정신과 생각이 연결되는 기초적인 수단이 아닐까한다.
세상은 좁게 보면 변증법적인 대립구조로 발전하는 듯 하지만, 넓게 보면 항상 서로 존재하는 다른 분야의 것들이 융합되어 더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오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종사하는 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벌써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변화의 타이밍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 화두속에 조금씩 묻어난다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이 그럴 때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렇지 않은 때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인식속에서 내가 할일에 대해서 또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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