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9시부터 자정이 다 될까지 시간을 보냈다. 나름의 이해로도 명확하지 않다. 이래서 이렇게 되었도다와 같은 딱부러짐이 없다. 그런데 뭔지 모를 실루엣이 남는다. 희한한 영화다.
곡소리 나는 일이 발생해야하니, 사건, 사고, 살인이 난무한다. 그 와중에도 전형적인 일본인의 모습과 멋진 연기를 보여준 쿠니무라 준이 극을 더 잘 살려주었다. 대체 어떤 놈이 내편이고 어떤 놈이 내편이 아닌지 순간순가 달라지는 것같은 착각을 느낀다.
이상한 병, 발작, 살인을 통해서 피폐해지는 도시와 엉성한 사후 수습만 하는 경찰들이 세상에는 이유없이 정리되는 일이 비유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일이 내일이 되었을때와 남의 일일때, 그 일에 관여되었을때 다를 뿐이다. 그렇게 인간이란 아주 단순하다.
원시적인 모습과 고라니를 잡아 먹는 모습을 통해서 오래된 존재감을 알려주는 외지인은 확실하게 선한 모습은 아니다. 반지의 제와 골룸과 같은 모습과 포스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렇지만 신부(양이삼..사실 신부님 되기전임)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그렇다. 이 장면에서 성스럽고 착함이란 옳고 고결한 것이지만 기만당하는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광의 존재 또한 재미있다. 하필 싸구려 화투장을 생각나게 하는 일광이라니..화투란 느낌과 함께 외지인과의 잠재적인 한통속이란 생각을 확실하게 갖게 한다. 동류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진기와 사진을 통해서 확증을 갖게 하고, 코피한번 나는 것으로 반전을 제시하지만 말이다. 특히 굿하는 모습을 보면 전통굿과는 모습이 다르다. 광기가 넘쳐나는 의식이지만 집안의 악을 물리치는 결연함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종구의 행동이란 의간이 갖고 있는 직감, 생존에 대한 본능의 발현이 아닐까 한다.
무명은 매력적이다. 미친년인가?하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항상 관찰하고 있다. 그런데 딱 두번의 행동이 존재한다. 일광과의 조우를 통해서 월등한 능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왜 인간사의 복잡한 일들에 관여하지 않는가? 아니 관여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데 또 관여한다. 이런 애매모호한 존재의 행동이 숨은 듯 존재감을 유지하는 이유같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마치 양심과 같이 살인, 폭력, 탐욕등이 발생하는 장소에 존재하고 확인한다. 마치 나만 아는 마음속 양심과 같이..하여튼 요상한 년이다.
효진이의 연기가 아주 돋보인다. 성장하는데 이 영화가 좋은 배경이 되겠지만 삶에서도 좋은 영향만 있으면 좋겠다. 아이는 순수하다. 그런 아이에게 악마적인 무엇인가가 전이되는 모습이 경악스럽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아빠 종구의 모습은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나의 관심사가 집중되면서 스쳐가던 모든 이야기를 연결하며 원인을 쫒는다. 그럼에도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 나약함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리고 비참하게 패배한다.
다른 세명이 예지력과 인간과 다른 수준의 존재물이라고 보면 그들과 대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을 인간이 이기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인간이란 가족, 자식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신과 같은 존재들이 갖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하여튼 요상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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