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하, 좌우를 구분한다. 입력이 있으면, 출력이 나오고, 입력에 따라 출력이 나오는 것을 당연하거나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길게 늘어선 그림자를 보며, 빛이 어디에서 얼마나 강하게 오는지 아는 것처럼. 이분법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인과관계라는 맥락의 관점에서 원인과 결과는 누가 봐도 그럴듯해야 적절한 일이다. 세상은 뿌린 대로 거둘 수 있게 돌아가면 좋겠다. 사실 뿌린 대로 거두게 하면 왜 덜 주냐고 따지는 게 또 사람이다.
주식시장에서 건실한 기업이 성장하고 공정가치 평가에 따라 높은 가격을 평가받는 것이 당연하다. 시장주의자들이 적극 지지하는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런데 제보자 X라 불리는 사람은 자신이 목격한 시장의 그림자에 관한 관점을 말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책의 제목이나 말처럼 모든 자본시장이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분명 존재하고 뉴스에 사고로 나오는 일은 그가 말한 부분과 연관성이 높을 수 있다. 인간의 불완전성만큼 시장에도 그렇다. 음과 양을 알듯 시장의 밝은 면과 어두 면을 안다는 것은 시장을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자신만의 관점이 된다. 지금 같은 불황의 시대에 경제학 원론이 도움이 안 된다. 인터넷 서점에서 파산경제학을 찾으면 그런 책이 없다. 신기하지 않은가? 벌써 97년 08년에 파산 경제학이 필요한 시대를 지나쳤고 코로나 팬데믹과 지금 불황의 어둠이 내리는 시기인데 그런 책이 드물다는 것은 의아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잘 잊고사는 것 같다.
장기 주식차트와 인테스라고 할 수 있는 대표지수, ETF가 상승하는 것이 실질가치일까? 아니면 시대의 인플레이션만큼 올라가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있다. 가격의 변동이 인플레이션과 동행한다면 올라버린 가치는 없는데 가격으로 인한 착시 현상만 생긴다. 아쉽게도 자본주의 경제방식은 꾸준히 성장하는 것 같지만 인플레이션이 갉아먹고, 중간중간 불황과 파산으로 강하게 조정을 한다. 짧은 고통은 긴 시간의 작은 즐거움이 치유하는 것이다. 내가 투자한 종목의 성공과 산업의 동향, 미래전망(사실 이건 아무도 모름)의 흐름 속에 수익과 동향이 잘못되었다면 무엇인가 돌아보고 조정할 기회가 아닐까? 불황은 또 큰돈을 벌 기회기도 하다. 이것이 주가조작으로 돈을 버는 마음과 같은가? 세상은 참 단정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어느 정도의 숫자에 눈이 돌아가고 정신을 못 차리는지 알아야 한다. 1억을 한 개라고 하고, 손이 크면 콤마(10억)이라도 부른다. 1개에 정신을 못 차리는지, 1 콤마인지, 10 콤마인지를 안다면 자신의 분수를 아는 것일 수도 있다. 당연히 책의 사례에서 숫자만 보면 욕망이 타올라 불나방처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외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일을 해서 벌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지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합법과 시장을 통해서 도둑질한 것과 같다. 10원짜리를 100원에 사기를 친 셈이지만 시장을 통해서 사기를 세탁한 것이라고 해야 하나.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하는 무자본 M&A는 다양한 신문들을 통해서 접할 기회가 있다. 사실 인터넷 매체들 중에 이런 사람들과 손잡고 광고를 내는 기업들이 많고, 동시에 무자본 M&A과정에서 이해관계가 틀어진 사람들은 또 다른 매체를 통해서 이들이 하는 일을 방해하기 위해 기사를 돈 주고 싣는다. 언론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작은 매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라 업종이 썩어가는 단초일 뿐이다. 금권에 놀아나고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는 것이 드물다. 원칙과 올바름이 아닌 욕망의 지배를 따르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운영하는 조직, M&A의 얼굴 마담으로 양해각서와 경영권 인수 계약을 하며 법무사,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행정사등 온갖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법률적 면피를 치밀하게 고민한다. 쉽게 전주와 전주가 부리는 장기판의 말로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종종 전주가 말을 떼리고, 말이 전주를 물고 함께 하지만 서로를 믿지 않는다. 웃긴 건 그들이 믿는 것 법률적 효력이 존재하는 도장 찍힌 서류들이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회사를 사서 건실한 기업의 재산을 투자란 이름으로 빼먹고, 부실한 기업은 시세조정을 통해 이익을 취한다. 겉으로만 보면 번지르르한 자격증 보유자들이 등기이사, 사외이사, 감사를 하지만 실제로 보면 사업의 이해가 없고, 전주의 꼬붕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빛과 그림자의 모습이 극과 극을 달린다. 그럼에도 하는 것은 욕망을 금전적 이익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 결국 부가가치 생성을 위한 일은 하지 않고 합법과 면책이란 분칠을 해서 타인의 금적을 끌어들이니 죄가 작다고 할 수 없다.
도덕적 문제가 지속되면 기업은 유지되기 힘들다. 어떤 조직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욕심이 줄어들기는커녕 보상심리로 더 커진다. 문제는 이들이 파국의 과정으로 달리는 익스프레스를 시작하면 초반기에 편승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 절벽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차에서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런 사람들에게 무고하다고만 말을 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피해를 준 사람들의 죄가 존재하고 이들로부터 보상을 이끌어내는 것이 세금 내고 백성들이 기대하는 국가의 의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망치는 놈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본주의 자유주의 근간을 해치는 일에 강력한 사법조치를 취하는 것도 국가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은 법이 잘못되었다기 보단 법을 운영하고 실행하는 사람의 문제다. 사마천 사기의 순리열전, 혹리열전이 자주 생각나는 이유다.
누군지 알 수 없게 사모펀드를 만들어 투자해서 원흉을 숨기고 하는 무자본 M&A가 합법을 가장하여 이익을 탈취한다. 그들이 말하는 좋은 회사는 주가가 높은 기업이지 기업의 미래발전과 부가가치 창출 생산력이 아니다. 그들과 똑같은 과점으로 투기를 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책은 더불어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이 문제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정리하는 과정상의 문제점도 부각한다. 초기 다양한 자격증 보유 직업관의 연관성만큼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에도 정부산하 사정기관들의 행위 속에서도 부적절함이 존재한다는 어두면을 언급한다. 곰곰이 보면 문제의 핵심은 법률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며 사람과 사람과의 잘못된 관계의 문제다. 이런 부류들이 서로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문제가 되면 상대방을 불구덩이 넣어서라도 살겠다는 복마전을 만든다.
세상은 태초부터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너무 자주 잊는 것일까? 모두들 다르게 생겼고, 능력도 다르고, 지적 수준의 시작점, 신체조건도 다르게 시작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도록 불공평함의 편차를 줄이려는 지혜의 소산이 법률과 제도다. 더 나아가 도덕과 인문 교양은 법률과 제도보다 높은 인간 가치를 지향하게 해 준다. 이런 긍정적 부분과 달리 개차반들이 반대편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파산과 불황의 불가피함을 피하지 못하는 것처럼, 역사의 개차반들이 끝이 좋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에게 고통과 어려움은 그 끝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민지 시대에 노동과 성착취의 억울함이 생애에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분노도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의 억울함을 줄이기 위해 법과 제도를 끊임없이 정비하고, 자리를 차지하고 그 역할과 책임을 하지 않는 자들을 엄벌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무엇을 해야만 하다는 명령형 법률보다, 어떤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책임과 의무를 규정하는 법률도 포괄적으로 늘어나야 사람들이 좀 성실해지려나? 시작부터 끝까지 파렴치한 긴 내러티브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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