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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나를 위한 주문이 걸린 선물

by Khori(高麗)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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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은 그 사람을 위한 주문이란 음양사 첫 구절이 참 기분 좋게 기억에 남았다.

 

 오늘 읍내에 약속이 있어서 나갔더니 은행 노는 날이다. 아하.. 대체 휴일이네. 커피도 끊겼는데, 망고 스무디를 마시며 노닥거리는데 불쑥 선물을 하나 줘서 받았다. 어디 두었는지 잘 모르고 다니는 덜랭이한테 이름까지 새긴 만년필을 받게 됐다. 요즘 세상에 감사하며 살고 있는데, 감사할 일이 하나 늘었다.  

 이름이란 다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부모님들이 아이에 대한 소망을 담듯, 이름에는 다들 의미가 있다. 가끔 민망하고 이상한 이름(검색해보면... 가관임)들이 존재하지만 한자어의 의미는 다른 경우도 있고, 정말 그런 의미로 만들었는지 의심 가는 이름도 있다. 그래서 영화 첫 장면이 오래 기억될 것 같았는데, 주문이 걸린 선물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 결과야 내가 만드는 것이고. ㅎㅎ 좋아진 기분 삼아 스테이크 집에 가서 기분도 내고, 대낮에 화이트 와인도 한 잔 했다. 소비뇽 블랑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아침저녁엔 시원한데 아직도 볕이 따갑다. 습도가 조금 내려가고, 바람이 불어오니 온도만 조금 내려가면 참 좋겠다. 며칠 전 더위에 나도 익고 곡식과 과일도 익어간다고 썼는데, 녀석 중 한 명이 "이렇게 더워야 곡식도 익는 거예요"란다.  

 

 날이 더워 택시를 타고 읍내를 가로질러 커피가게에 갔다. 기분 좋은 날 끊긴 커피도 한 잔 하는 것이 큰일이 되기야 하겠어. 시원한 더치커피를 마시며, 남산 꼭대기가 보이는 곳에 갔다. 대사관에서 하는 커피가게 가격은 썩 착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경치가 일품이다. 에어컨보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언덕배기 바람이 참 좋다. 차를 마시고 모두에게 '안녕'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베개(투자의 신)를 마무리하고, 선물 받은 만년필을 필통에 잘 넣었다. 넣다 보니 L사 만년필엔 전부 이름을 새겨두었다.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안 새긴 녀석만 사라졌다. (분실이란 말임) 끝자락에 있는 별 모양 볼펜도 선물 받았는데, 안 쓰고 있다. 좋은 마음을 담아 준 선물인데 잘 안 쓰게 된다. 이름을 안 새겨서 그런가?  아하. 그러고 보니 이젠 잉크를 종류별로 사야 하나? 아니다.. 그냥 잉크통을 사서 때워봐야겠다.  

 

#만년필 #선물 #각인 #나를위한주문 #kho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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