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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날씨 좋은날 가족모임과 취미생활

by Khori(高麗) 201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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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아 남양주로 봄나들이겸 누님들을 뵈러갔다. 또 조카들하고 우리집 애들이 뭉쳐서 하루종일 뛰어놀고 소란스럽기는 한데, 사람들 사는 집같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큰녀석은 틈나면 동생들 한대씩 쥐어박고, 작은 놈은 죈종일 뭔가 성에 안차면 일러바치고..막내녀석은 "나도, 나도"하며 외치면 다닌다. 


그와중에 6살녀석과 초등4학년이 고모를 핸드폰사는데 쫒아다니며.."설탕묻은 거(도나츠) 나 좋아하는데","나는 심심할때 모닝빵 먹는게 좋은데", "가면서 심심한데 한개 먹으면 좋겠다!", "전화기는 다함께 차차차가 되는게 좋은거에요..차차차말고 다함께 차차차", "런닝맨 옷에 붙이고 하면 정말 재미있는데"등등 졸졸졸 쫒아다니며 쫑알쫑알 떠드는 녀석들이 나이 많은 고모는 재미있나 보네요.  


게다가 전화기를 놓고와서, 1박2일이 2박3일이 되어 다시 우리집에 온가족이 다시 집합입니다. 지난번 아들녀석 생일날 샤브샤브집에 갔다가, 안먹는다는 녀석이 어찌나 잘먹는지..깜짝 놀랐었는데..오늘 온가족이 모이니 여기저기 뒤치닥거리하느라 뭘 먹긴했는데 정신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밥먹으며 제가 우리집은 후진국이에요. 엥겔계수가 어찌나 높은지..저녀석들 고등학교가면 난민국가가 될듯해요라고 했더니 다들 한참 웃는다. 막내손님녀석이 때문에 간만에 기저귀를 살려니 예전엔 다 알던것들도 헷갈리네요. 다들 모여서 지금은 인생게임과 부루마블에 심취해있습니다.


남정네들은 또 공동의 취미생활 이야기를 하면서..마음이 콩밭에 가있듯이 틈내서 매장에도 가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게 오픈한지도 얼마 안됬는데, 어찌나 잘들 찾아들 다니는지 대단하다는 소리와 그 중에 와있는 스스로를 보면서도 한참 웃엇습니다. 아무리 취미라도 부담되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하루를 소주한잔 마시며 정산하다보니 서로 똑같다고 한참 웃습니다.


대화의 요지는 아무리 취미생활이라도 갖고 싶지만 한개 몇십만원이 넘는건 분수에 맞지 않는것 같다. 그래서 비싼 고가품대신 소소한 것들을 이것저것 사들고 즐거워 하다보면 결국 아까 부러운 눈빛으로 보던 녀석의 가격이 훌쩍 넘는다는 한심한 결론입니다. 참 바보같지만 잘 벗어나지 못하는 한심함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소주한잔 마시며 취미란 종종 세월을 모으는 것 같다고 합의를 합니다. 가끔 사는 중고제품에서도 없어진 부품을 보면서 갖고 있던 사람의 세월과 이야기를 생각해 보고 내가 다시 채워 이야기를 이어가는게 아닐까합니다. 물론 취미가 종종 재테크처럼 비춰지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저도 갖고 있는 것들이 금전적 가치의 수익률로 본다면 꽤 괜찮은 녀석들도 있긴하네요.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보편적인 것중 큰돈은 아니더라도 수익률이 2천프로나 되는것이 생기더라구요. 남들은 좋겠다고 하지만 저나 자형이나 말도 안되게 올라버린 사람들의 사나워진 인심이란 생각을 합니다. 어차피 그런건 다시 팔것도 아니거든요. 물론 협소한 공간의 문제로 선별해서 오늘처럼 몇몇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것들은 채워두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몇가지 더 챙겨주거나 따뜻한 커피한잔 전해주는 그런것들이 더 좋은듯 합니다. 어째던 여기저기에 이고, 지고, 안고, 메고해가며 이어가는 취미생활은 계속 하게되는것 같은데, 주위 취미생활이 자꾸 금전적 기준으로만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것이 조금 아쉽긴하네요. 그래도 영국에서 나온 기념제품을 몇개 구한건 연휴의 즐거움입니다. 


취미생활..어쩌면 세월을 담는 조그만 도구같아요. 오늘 작은 액자를 두개 샀는데, 한개는 아이들 사진 넣어주고, 아래 20년전 사진은 액자가 좀 남네요. 필림카메라 구닥다리여서인지..디지털카메라에 익숙해서인지..다시 전화기로 찍어서인지




[YES24] 날씨 좋은날 가족모임과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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