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노자와 21세기를 읽을 때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 뜻이 나에게 아주 명료하게 이해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EBS 강의에서 본 묘하게 생긴 저자의 강의를 보고 나름 깨닫은 바가 있어 그의 책을 사서 보게된다. 그리고 내 스스로 한자의 뜻을 깊이 읽고 쓸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생긴다.
처음부터 81강으로 구성된 도와 덕에 대한 이야기들 중 그 핵심에 대한 지속적인 반복과 함께 각 장의 설명과 상관하는 장들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여기저기 배려한 저자의 의도가 초보자에게 가장 두렵기도 한 한자에 대한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두번째로는 조금은 전문적인 부분이겠지만 각 판본의 차이, 국내와 중국의 학자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비교 분석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명확한 바는 주장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도 솔직함, 동일한 저자에 대해서는 칭찬과 다름에 대한 균형등 치우침이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는 공자와 노자의 분별을 크게 두지 않았다. 한분은 많은 저작을 통해서 많은 따르는 사람을 남기고 위대한 성현으로 존중받고 있고, 다른 한분은 딱 한번 5천자를 남기고도 2500년의 세월속에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산을 오르는 길이 꼭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루신의 소설에 노자의 신발은 사막을 향하고, 공자의 신발은 조정을 향한다고도 되어 있지만 우리 일상에는 두가지 모두 남아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사기열전등을 보면 공자가 노자를 보고 용과 같은 사람을 보았다는 것, 그가 사람에 대한 마음씀이 사람들이 말하는 구분과 달리 유사한 부분도 많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정말로 無爲而無不爲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한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도덕경 첫장부터 국어수업과 같이 말의 의미와 개념을 통해서 본문이 의미하는 바를 드러나게 한다. 책을 볼 때마다 많은 학자들이 그 말의 기원과 의미를 쫒아가는 것은 공통적인것 같다. 이를 통해서 노자가 말하고자 한 세상의 원리라는 것이 서로 다른 원리가 합해져 상생의 구조인 도되어간다는 것이고, 이는 세상과 인간의 관계,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조화를 이루어내는 원칙이며, 이를 자연이란 토대를 근원으로 만들어낸 체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러가지 의미중에 有와 無가 하나가 되어 도가 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을 形과 像으로 설명하며 다양하게 적용되는 사례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른 한가지는 정언약반이라고 할 수 있는 도가 반대되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은 계절의 변화와 순환, 삶과 죽음의 흐름등으로도 인식된다. 이런 정언약반은 인간의 다양한 교류체계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될만 하다.
따라서 유교의 인의예지신과 같은 개념으로 정의하고 구분함으로 가치체계를 만든다는 것이 그 구분으로 인해서 그 여집합에 대한 개념을 볼 기회가 없어지고, 구분을 통해서 다른 계층과 가치사이에서 갈등이 조성된다는 것인다 조금은 어렵지만 또 설명과 함께 생각해 보면 동의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유학은 배움으로써 인간의 소양을 계발하는 방향으로 도교는 개념을 통한 구분이전의 수순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책에서 논의되지만 유학이 좀더 나를 개선하여 밖으로 발현되어간다면 도교는 좀더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하는 것 같아 마치 눈와 마음과의 차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그 차이가 합쳐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시대적 배경을 통해서 하나라를 존중하는 노자와 춘추전국시대에 소국들이 통합되어 가는 제자백가 시대에 유가의 출현과 한문제의 통합과정을 보면서 시대적 배경과 학문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부분도 참으로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는 기간동안 좀더 적게 먹고, 더 움직임으로 음식 자체가 맛있다는 것과 몸이 가벼워진다. 눈으로 보고 인식한 것과 몸의 움직임을 일치시키는 것은 쉬운 일지겠지만, 눈으로 인식한 머리와 마음속을 일치시켜 하나의 행동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순리가 머리와 마음의 일치가 자연스러운 순리에 벗어나지 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그런 삶이 산속으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란 곳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지만 또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8장부터 시작되는 덕경부분을 읽다보면 노자가 추구한 곳은 결코 산속이 아니라 세상 속 한 귀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익이 차고 넘쳐 빚까지 끌어다 쓰고도 살기위해 아둥바둥해야하는 시대에서 어는 방향으로 가는지 한번 돌아볼 때라는 생각과 함게 살아가는 가족과 많은 동시대의 사람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로써 2013의 큰 독서계획은 대강철저히(듬성듬성해도 빠진데 없이) 완수한듯합니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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