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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冊)

[사기열전(史記列傳)] 7 중니제자열전

by Khori(高麗) 201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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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니제자열전에서는 사마천이 직접 공자가 살던곳을 방문하고 기록을 전하는 고증사학의 면보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국내 사학에서 고증사학과 비정에 대한 논쟁을 보면 참으로 2500년전의 사마천이란 사람은 가히 모범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에 그만한 문헌들이 없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유실된 자료들이 아쉽기는 하다.


공자의 77명제자중 상당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공자가 노자외에도 존경한 사람들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첫 제자는 역시 공자의 모범생 안회가 나오고 뒷편에 안회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야기는 공자의 수레를 팔겠다는 안회의 아버지 이야기가 더 재미있지만, 안회는 그저 모범생이다. 범생의 삶을 살것인지는 각자 읽는 사람의 판단이며, 당연히 모범생의 삶은 당연하게도 재미는 없다.


자로라는 인물은 참으로 재미있다. 지금본다면 호탕하고 정의로운 협객같기도 하다. 하지만 혼란한 춘추전국시대에 이런 호쾌함은 죽음을 재촉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공자는 염구는 나아가게 하고, 자로는 제지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여튼 공자한테 매일 혼나는 말썽쟁이니나 죽을때까지 의가 충실한 인물이라 생각한다.


재여를 보면 오제의 덕을 묻을 공자에게 묻자 공자는 너는 그 덕을 물을 자격이 없다고 한다. 물론 그 사이에는 맥락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승이란 자가 제자로 오른 그에게 구분하여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심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혹시 가치체계가 다르고 나와 가는 길이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인지..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당쟁의 사화를 봐도 사소한 글자와 1년이냐 삼년이냐같은 것으로 수많은 목숨이 떨어져나가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단목사 자공은 지금으로 보면 외교관이자 기획자이자 재벌이다. 해외영업을 하는 내 입장에서도 가장 묘한 인물이기도 하고, 열전에서는 말잘하고 재물을 잘 모으나 공자님 말씀을 잘 안듣는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열전에서 본다면 그가 못 배웠다기 보단 나름의 체계를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상상하게 된다. 제자백가의 시대이니 말이다. "정해진 스승이 없다"는 그의 말을 통해서도 그러하다는 심증을 굳히게 된다.


그가 공자에게 물어본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공자의 답변은 가난해도 도를 알고, 부유해도 예를 아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최근 읽은 도덕경을 통해서 공자의 도는 빈부가 아닌 성인들이 만들어 낸 제도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끼게된다. 자공의 의미보단 공자가 좀더 잘 표현했지만..자공의 공자의 말을 부족하지만 이해못한 것도 아닌데..열전의 말은 참 그렇다.  그리고 조국인 노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제나라, 오나라, 증나라, 월나라를 열심히 돌아다니는 그를 보면 세상을 장기판쯤으로 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가 그렇게 계책을 세워 노나라를 구하지만 그러기에는 매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그가 목숨을 부지하는 것을 보면 이런 혼란속에서 재물을 모을 방법을 찾은 건 아닐까 상상해 본다. 제나라에서 생을 다한것도 참 아이러니 하지만 스스로 말이 지나침을 부끄럽다고 생각했다니 어째던 묘한 사람이다.


자우를 보면 엄청 멍청하게 생겼나보다. 하지만 공자의 가르침을 성실하게 행함으로 따르는 자가 300이 넘자 공자가 '말잘하는 사람으로 재여에게 실수하고, 생김새만 보고 자우에게 실수하였다'고 한바를 볼때 겉떼기란 허울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돌아본다. 그래도 20대 연애할땐 다른 이야기겠지만..그래도 이렇게 따르는 사람이 많은데 반성하는 공자도 대단한 것이라 생각한다.


자사의 에피소드는 참으로 노무현이 세상에 대해서 바른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가 부끄러움에 묻자 공자는 도가 실행되는데도 녹이나 앉아서 먹고 있고, 도가 실행되지 않아도 그저 녹이나 받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단다. 이 말을 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그렇지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내가 맡은 바 일을 할때도 그렇지라고 자신있게 말하길 바랄 뿐이다. 


자용의 이야기는 활잘쏘는 예와 땅에서도 배를 몰 수 있는 요는 일찍 죽고, 우왕과 후직은 물데고 농사짓는데 왕이되어 잘 사는 이유에 대해서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의 제자들도 보면 곤란한 질문을 많이 하고 그런 다양한 질문에 공자가 대답을 하는 것을 보면 학문이라 다양성을 전제로 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은 2500년전에도 증명된 것이란 생각이다. 여기서 공자가 대답을 못하고 나중에 그는 덕이 있다고 한 것은 조금 궁한 대답이 아닐까한다. 나라면 당연하지라고 말해 줄텐데..


자우와 공자의 문답은 일상을 돌아보는 자세로 유익하다. 군자란 마음 속을 긾이 살펴 부끄러움이 없다. 따라서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라는 반어적 문답속에 하루라도 좀 덜 부끄럽게 살아가야하는 소시민적 의식이라고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다.


자기의 에피소드에서 공자는 자신의 잘못을 항상 말해준다고 말한다. 나는 이때 공자가 자신의 허물을 말하는 것을 겸허하게 듣는 자세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요즘말로 쪽팔리지 않았을까한다. 유학의 親親의 개념처럼 신하는 임금의 잘못을 말하지 않고 이는 숨기는 예라고 한다. 물론 장유유서, 예, 충의 개념에서는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誠, 信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왕에게 사발을 떼리고 숨겨준 것인지..그가 덜떨어지거나 무식한 것을 기만한 것인지..나는 분별하기 어렵다. 사화와 같은 정쟁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떼로 죽어나가는 것은 이런 것들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만든것에 절대라는 개념은 그래서 항상 무너지기 위한 시간을 버는것에 불과하단 생각을 한다.


사마천이 공자를 당대에 높이 칭찬하는 사람은 과하고, 비난하는 사람도 더 한다는 말을 보면 시대의 평가는 과유했지 과유불급을 꿰지는 못한것 같다. 아니면 저자가 사마천이 노자를 더 좋아해서 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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