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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바람과 소리는 보이지 않지 - SIAS 2022 (서울국제 오디오쇼)

by Khori(高麗)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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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코로나, 산불까지 세상이 어수선하다. 온화해지는 날씨를 보며, 봄처럼 생동감이 세상에 빨리 오길 기다린다. 주말에 삼성동 코엑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SIAS 2022(Seoul International Audio Show)에 다녀왔다. 내게 오디오에 대한 전문성은 없다. 제목도 기억하지 못하는 다양한 노래를 장르 가리지 않고 듣는다.

 

 몇 년 전에 왔던 것만큼 분비지 않는다. 사람도 적고, 예년만큼 많은 장비들을 구경할 기회는 아니다.  시국에 전시회를 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예년과 달리 복도에서 매킨토시와 음반을 팔던 곳은 변함이 없는데, 작은 홀 하나를 넓혀 LP 등 판매 부스가 전부 몰려있다. 

 

 Hi-Fi 음악을 구분한다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나 같은 사람은 음악을 소비할 뿐이다. 부스마다 자랑을 하는 전시회지만 오디오 전시회는 차분히 앉아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많은 부스가 음악의 특성, 감상 포인트까지 큐레이터처럼 알려주는 곳도 있어 나이를 떠나 연인들도 많다. 기회가 된다면 가볼 만한 전시회다. 

 

 전시회에 나온 만큼 각 장비들의 퀄리티는 우수하다. 한 곳 한 곳 들러서 구경하고, 소리를 듣다 보니 시간도 잘 간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기분이 든다.  기분 탓이리라.

 

 소리는 보이지 않는다. 조용히 앉아서 다양한 음역대의 소리를 듣다, 연주되는 악기의 소리를 쫓아보고 또 악기 소리의 공간감도 찾아본다. 그렇게 듣다 보면  제품들의 품성이 사람처럼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장비를 만드는 사람만큼 같은 음악도 다른 느낌이 든다. 사실 나는 그런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니아와는 거리가  것이다. 어떤 음악은 어때야 한다는 생각은 전문성이기도 하고, 예술적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이라고도 생각한다. 그 다름이 내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 그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소리를 하면 전문가들이 아무 어디서 무식쟁이가 와서 헛소리냐고 설명은  해주고 잔소리만 잔뜩 늘어 놀지 모른다. 그래도 내게 이런 혜택을 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문득 문사철시서예화가 왜 예술일까 생각해 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다양한 것이 존재한다. 이것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란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데 예술은 그런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가 왜 최고의 언어인지 이해하지만 덤덤한 나를 보면 예술성이란 아주 거리가 먼 것일지 모르겠다.

 

 생각이 이어지다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가 나를 터치하는 감각이 다르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노래, 악기, 가수, 장비의 조합에 따라 다르고, 내가 처한 감성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런 조합은 무한대다. 문득 어떤 소리는 나를 콕콕 찌르듯 지나가고, 용기 백백 씩씩하게 지나가고 또 어떤 소리는 나를 감싸듯 타고 넘는다. 마지막 느낌의 소리가 가장 좋다. 피아노가 리듬감을 주고, 바이올린이 주연 무대를 펼치던 음악을 들으며 봄날 시냇물이 흐르는 멋진 정경 같다고 생각했다. 나도 봄이 어서 오길 그리기 때문일지도. 다양한 소리가 중용의 덕처럼 균형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그러고 보니 바람도 소리처럼 나를 때리고 훔치고 살살 얼르고 달래고 한다.  녀석도 소리처럼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젊은 청춘들이 나에게 맞는 연인을 찾듯 그런 소리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렇게 정이 들어가는 소리도 있겠지.

 

무선 Speaker, Sonus Faber

 처음에  뒤에 키 큰 녀석의 소리인  알았는데, 앞의 무선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다.  많은 병풍 스피커를 두를 정도로 자신감이 있나 보다. 확실하게  녀석입니다라고 밀고 있는 느낌의 구도다. 

 

Booth가 Sound Solution이었나?

 부스에 들어가서 보니 장비와 스피커가 고급스럽다. 전체적인 발란스가 좋았던  같다. 독일 국기를 보며 엄청 비싸겠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웨이버사 슬림 프로

 다른 곳과 달리 장비 하나를 두었다는 것은 자신감인데. 전체적인 소리와 균형감이 아주 좋다. 다양한 음악을  시연해 주었는데 아주 인상적이다.  부스에 오기 전에 매킨토시 전시관에 갔었는데 다시 한번 같다가 왔다. 

 

 좋은 소리가  좋지만 좋은 소리에 미치면 감당이 안되는데.. 주말 세상의 소리가 아니라 음악 가득한 공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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