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불만이 많다. 만족은 어쩌다 한 번이고, 불만은 자주 생긴다. 기분이 나쁘다와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일상에서 구분이 없다. 그렇게 불만에 과한 직장 생활의 일상은 피해 갈 수 없는 일상 다반사다. 영문 nick name으로 khori를 사용하지만 동료 덕에 가끔 charlie로 불린다. 영화 "23 아이덴터티"처럼 또 다른 자아를 갖고 있다고 동료들은 주장하고, 나는 고도의 이성적 활동이 필요한 분야의 전문성이라고 주장한다. 백날 떠 들어봐야 나는 입이 하나도 동료들은 숫자만큼 입이 많다. 노자의 말처럼 백성들의 입을 막으면 재앙이 닥침으로 인내하며 살아가기로.
본사 사무실에 courier(DHL, Fedex, UPS, EMS 등등) ) 중 일부는 우체국 택배로 온다. Courier거점에서 받아서 직접 배송하지 않고 우체국 택배를 보낸다. 그런데 매번 모든 택배를 정문 수위실에 놓고 간다. 등기 우편물은 받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든 직원들이 택배를 찾으러 5-600M를 걸어가야 한다. 갈 때야 봄이라 꽃구경이라도 하면서 걸으면 되지만, 짐을 갖고 올라올 땐 문제다. 고객이 보낸 견본이나 수리용 제품이 도착하면 더 힘들다. 가장 곤란한 문제는 서로 도착한 줄 모르다가 고객한테 엄청 욕을 먹는 경우다. 아저씨한테도 몇 번 부탁을 했는데 다시 전화를 했다.
"아저씨 부탁인데 수위실 조금 더 운전하고 올라오며 본관 건물 입구에 택배함이 있습니다. 문자로도 어디에 배송해 둘까요라는 메시지는 주시는데 왜 그러시는 거예요?"
"아 저는 정문까지만 갑니다. 죄송합니다"
"이러시면 본인이 수령을 안 해서 배송 안 하신 거예요?"
"맘대로 하세요"
하루에 짐을 수 백개를 배송해야 하는 아저씨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운전하고 500-600M 와서 짐을 내리는 것이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직원들도 우체국 택배 아저씨와는 몇 번 실랑이를 하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제조본부 팀장 왈 "우체국 택배는 안 옵니다"라며 뒷짐 지고 나한테 조언을 한다.
밥 먹고 우체국 배송 지점에 전화를 했다. 블라블라가 조금 시작되지 마자 여직원의 친절한 목소리가 낭랑하다. "저 이런 이야기는 국장님 바꿔드릴게요" 센스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국장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또 이런저런 상황을 확인한다. 직원을 배려하는 배송 현장의 조건을 확인하지만 미적미적이다.
"등기우편은 수령자가 있어야 하니 꼭 확인을 해야 합니다. 택배도 본인이 수령해야 인수지만, 배송사와 합의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정문 수위실에 버리고 가시면 본인 인수가 안 되었으니 저는 경찰서에 횡령 신고를 하고 우체국에도 배송이 될 때까지 민원을 넣어야겠네요. 그렇죠 국장님?" 민폐지만 조금 강수를 두기로 했다. 오늘 연락을 달라고 했더니, 내일까지 확인하고 연락을 주시겠단다. 당연히 총무팀장님께 "제가요 블라블라 이런 사고를 쳐 놨어요"라고 알려줬다.
드디어 뚜껑 열린 아저씨가 나타나서 "khori님만 여기에 갖다 드릴 거예요"하고 휑하니 돌아갔다.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과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다 '에라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우체국 택배는 딱딱 택배함에 떨어지고 있다. 직원들이 우체국 택배 트럭 사진을 나한테 보낸다. 우체국장에게 음료수라도 배달시켜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성깔 있는 젊은 아저씨가 다른 아저씨로 바뀌었다. 이런 일로 다른 일은 없으면 한다.
고객 불만을 접수시키고 내부 직원들의 불만을 정리하고 나니 고객님이 나한테 불만 접수를 한다. 아날로그 제품들의 제품 문제는 설계가 불량이며 전수 불량이다. 단순한 부품 불량은 아날로그, 디지털 제품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제품들이 늘어나면 이것을 불량으로 봐야 할지, 책임소제가 어디에 있는지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컴퓨터 사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오동작하면 컴퓨터 문제인가? 프로그램 문제인가? 멀쩡한 제품이 다른 회사 장비와 연결되어 문제가 생기면 어느 회사 제품이 문제인가? 서로 책임을 줄이기 위한 올림픽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탁구대회가 열린다.
고객이 접수한 불만과 요청을 보면 우리가 인정할 부분도 있고, 고객이 불편하지만 제시한 자료도 있다. 회사는 지출과 사용의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근거 없이 비용을 정리하는 것은 규정과 절차가 있어 문제가 된다.
고객만족 부서 팀장이 왔다. 이 부서는 잘하면 본전치기고 잘못하면 욕만 먹는다고 불만이 많다. 나도 일명 CS 부서에 전화를 하면 되도록 친절하게 말하려고 한다.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혼 없이 고객이 떠들던 말던 나는 내 할 말만 하는 경우, 안됐지만 너의 문제일 뿐이라는 방식에 대해서는 "자 지금부터 무릎을 맞대고 우리 꼼꼼하게 규정과 상황을 맞춰서 해결해 봅시다"라고 말한다. 우리 회사 직원이 국내 현장 지원을 다녀오면 한 말이 기억난다. "CS가 고객만족은 개뿔 그냥 열여덟의 자식들이여. 그 아저씨 어찌나 욕을 해대던지! 진상이야 진상"
회의가 소집되어 주관 사업팀, 고객만족 부서 팀장이 모였다. B2B 사업이기 때문에 고객이 보낸 전문, 출고 이력, 증상, 고객 조치 이력, 현황 파악과 각 팀별 예측, 잠정적 의사결정과 향후 실행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런 내용을 정리했다고 대화가 보고서 쓰듯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만족팀은 기초 대응은 하지만 많은 리스크를 안을 수 없다고 하고, 사업팀장은 보증기간이 조금 있으면 끝나기도 하고 고객 요청대로 한다고 고객이 최종 소비자에게 동일한 조치를 할지도 모르는데 최소로 했으면 한다고 주장한다.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고객도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사업을 우리 제품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새로운 사업 진행을 위한 협상과 협력도 하고 있다.
"내가 하나만 물어보자. 마누라 돈을 3000만 원 훔쳐다가 자동차를 샀는데, 일단 300만 원 돌려주겠다고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 손들어 봅시다"
"그러면 안 되죠" 마침 고객만족 팀장이 발언했다.
"그렇지, 역지사지를 하라는 게 상대방의 입장만 감안하라는 게 아니라 마나님이 이 정도면 봐줄 것 같은데라는 정도까지 생각하고 준비해야 집에서 밥 얻어먹지 않겠어?"라고 해줬다.
먼저 사업팀은 고객에게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고, 내부에는 제품 공급 이력을 만들고, 품질 관리부서에서 이력을 더해서 규정에 따른 판정을 해 보라고 했다. 그렇게 집계한 판정과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차이가 현재의 대략적인 목표 범위라고 말해줬다. 사업팀이 상황을 더 파악하여 고객이 필요하는 사항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알아보라고 했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준을 벗어나는 편익은 당장은 좋아 보이지만 고객과의 거래질서와 관계를 훼손한다. 그들이 사업을 잘하는 것이 내 사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선 순환해야 한다. 오늘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일도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큰 일은 규정에 따라서 잘게 쪼개서 정리하고,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정리하면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조금 멀어질 수 있다. 세상에서 제일 재수 없는 것이 FM이고 또 준수율이 높아야 별 문제가 없는 것이 FM이다. 그래서 영업의 역할은 중요하다. A의 문제를 A로 풀기만을 바라는지, A의 문제를 B, C, D로 풀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협상 조율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마나님 돈 3천만 원으로 차 사서 3천만 원에 이자 더해서 돌려주면 별일이 없는가? 아마 욕을 3억 원어치는 먹을 것 같다. 드라이브도 하면서 이 차 사서 이러려고 했다, 맛집에 가서 서로 맛난 것도 먹고, 분위기도 즐기도 하려고 했다는 진실한 마음 그것도 아니라면 마나님이 좋아할 립 서비스와 적절한 행동도 필요하다. 그래야 명줄이 길어진다. 나도 잘 따지지만 따지기만 해서는 정리가 안된다. 내일 또 봐야 하는데. 서로 함께 잘 살아갈 방법에 대한 감안이 없다면 파트너십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연애랑 영업이랑 본질적인 방식은 같다고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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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s://www.hotelrestaurant.co.kr/news/article_print.html?no=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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