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좋은 날이다. 머리 깎고, 수영장에 야심 차게 갔다. 휴관이라 터벅터벅 발걸음을 돌리 아쉬움은 피곤함을 넘어서려는 내 의지가 무산됐다는 작은 실망이다. 걸어오며 전화기로 뉴스를 봤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꽃잎 몇 조각이 전화기 위로 떨어졌다. 며칠 전 달봉이와 만개한 벚꽃이 좋지 않냐고 했더니 집에 가자고 하던 녀석이 생각나네. 갑자기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집에 돌아와 다시 잡은 갈라테아 2.2를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두운 인간의 굴레를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 그걸 몰라? 원래 사람이 하는 짓이 다 그렇지. 아는 것도 얼마 없고. 게다가 재미가 안드로메다쯤에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어차피 객체로 존재하고, 외로울 수밖에 없다.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은 나 하나 정도뿐이다. 그래서 동시에 사랑이란 주제가 영원히 인간에게 소중한 것이다. 그걸 몰라? 잘 까먹지.
최근 거리가 먼 양자역학, 양자 컴퓨터도 보고, 지난주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을 AI기능이 탑재된 제품이 잘 찾아내는 것을 보며 쓸만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게 인공지능의 발전은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지만, 사람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오만하게 신과 같이 생명체, 인간처럼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을까? 게다가 가끔 제정신과 논리가 동작하는 인간을? 어차피 인간은 불완전하고, 인간이 만든 것이 완전해 지길 바라는 것은 너무 과도한 꿈이 아닐까? 어째 나는 세계 문학전집류와는 참 안 맞는다. 몇 줄로 요약하면 될걸 이렇게 두껍고, 머리 아프게 써 놓는단 말이야. 갑자기 지나간 아까운 시간에 더 재미있게 보내볼 걸 이런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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