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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생존자 (The Surrendered)

by Khori(高麗) 201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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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존자

이창래 저/나중길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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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일주일을 보내면서도 꾸준히 읽었다는 즐거움이 남는 책이다.


이민자들의 생각이 자신이 머물렀던 시점에서 고국의 사고가 멈춰버리는 경향이 높다. 교포사회를 접하면 보다 많이 느낄수 있게 되는데, 전후세대의 작가가 한국전쟁의 전후를 그린다는 점이 부모님들과의 이어지는 시간의 모티브를 다시 풀어낸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다양한 배경을 갖은 준, 헥터, 실피, 태너를 보면서 전쟁의 상황과 아픔, 혼란보다는 각자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살아남는 다는 것이 의미있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보다 의미있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처참한 전쟁의 상처속에 가족을 잃고 생존의 절실함과 누군가의 따뜻함을 바라는 준을 보면서, 그녀가 조금은 비뚫어진 듯한 모습이 스스로의 잘못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그녀는 숭고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타락하지도 않고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도하게된다. 니콜라스에 대한 그녀의 애뜻한 마음의 바램이 끊어진 사실이 아쉽지만, 상처의 굴레가 이어지지 않고 끊어졌다고 생각해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든다. 비록 몸은 고된세월을 흘러 피곤에 지쳐 흐르지만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던 책속의 교회에 도달하고, 스스로 제 걸음을 다 떼지 못햇다하더라도 정갈한 수의를 스스로 준비하고 꿈속의 희망에 도달하는 그녀의 모습은 대단한 집념이라 생각한다.  생존이란 의미가 육체적인 존재의 의미를 넘어 생각해볼 만하다.  누군가 위대하다고 하는 삶은 아니더라도 그 나름의 삶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부분에 좀더 그녀 스스로를 더 돌아볼수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그녀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실비, 헥터를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구조라는 생각을 한다. 현재 생존의 치열함속에 있는 준을 돌보는 사람들도 똑깥이 전쟁의 상흔을 품고 살며 고뇌한다. 그들은 남을 돌보며 살지만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것 같다. 마약과 불륜이란 일탈, 다시 본인의 자리로 돌아오는 실비, 묵묵히 자신의 비루한 삶을 이끌지만 나이가 들어도 절제하지 못하는 헥터를 보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배려와 어쩌면 헌신이라 불릴 행위를 통해서 준은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또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감없는 태너를 보면 그도 성직자의 삶과 개인의 삶의 갈등이 얼만 많을지 안쓰럽다. 말못하고 그들의 곁에서 있는 모습이, 세상에 존재하는 상처를 품고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반면 전쟁의 상처를 품지 못하고 2차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니콜라스..그로 분신한 친구의 모습이 너무 단절된듯해 아쉽다. 


전쟁이란 어떤 도덕적, 합리적 판단으로도 정당화될수 없는 인간이 만든 가장 큰 재앙이다. 전쟁은 타인의 권리를 어떤 목표를 위해서 폭력적으로 취할뿐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되돌릴 수 없는 곳까지 피폐하게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책과 같이 그 트라우마가 바라지 않음에도 각각의 육신에 남아 전달되는것 같다. 준으로 상징된 인물이 아마도 우리들의 부모세대의 고단함과 그들이 바랬을 듯한 미지의 희망이 동시에 표출된 것이라면 또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살아갈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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