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억에 흐르는 강물처럼인가를 빌려서 읽다가 흠 별루 재미없네 하고 덮은 기억이 있다. 아마 그때는 내가 덜 떨어졌던가 기고만장했던 때가 아닐까 생각하게된다. 최근 지름신강림으로 마치 사막위의 신기루 속에 떠있는 집을 보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긴했는데..이거 또 쌓기놀이 하는 것 아닐까하는 마음이 있었다. 막상 받고 나서 보니, 의외에 얇팍한 책..그리고 전작 연금술사에 대한 띠지를 보면서 덮어둔 책이다.
독서계획을 돌아보며 화폐전쟁을 읽자니 부담스럽고, 오늘 온다는 근대를 다시 읽는 다도 만만치 않고, 200페이지가 안되는 책이라 쉽게 읽어버리자는 생각으로 아침부터 읽다보니 아~ 요책 매력적이다. 오늘 나들이 중간중간 보려고 표지를 집에 벗겨두고 나왔는데, 문득문득 이 책 소설이었던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한다.
얇은 책이라 빨리 보겠지라는 얄팍한 생각에 급격한 반전이 생긴다. 매일을 의기투합을 하고, 마음 다지면서도 나름 불만족이란 생각이 많은 것이 또 내 나이쯤의 살아가는 과정이란 생각을 하던차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화끈한 열정이라기보단 잔잔하게 활력을 회복하는 요즘 유행하는 힐링의 기분이 든다. 읽을 수록 힘이 솓는다고나 할까?
십자군과의 전쟁을 앞두고 그리스교, 이슬람교, 유대교, 이집트의 그리스교인이 콥트교인이 모여서 절박한 그 시간에 남길 기록을 전하는 과정은 바보갖기도 하고, 숭고하기도 하다. 1984의 윈스턴처럼 피폐해진 영혼을 갖을지, 아Q와 같은 정신승리도 아닌 진정한 삶의 승리자로 살기 위한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정말 읽고 나서 아크라문서가 실존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작가의 깨달음이 참으로 쉽게 다가온다.
우리가 삶에 있어서 두렵고, 갈망하고, 궁금해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콥트인의 문답은 우리가 진실된 삶을 스스로의 심안을 열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이정표를 곳곳에 세워준다. 가장 큰 주제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적이기도 하고 파괴적이기도 한 사랑..여러가지 사랑을 통해서 더 큰 깨달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외의 다양한 인간의 상호작용과 자연에 대한 비교성찰등은 신의 존재를 無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꼭 도덕경과 같은 차분함이고 또한 삶에 대한 냉철한 의지이기도 하다.
유홍준 교수의 말처럼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라는 말의 의미를 또 여러번 되짚어 보는 하루가 된것 같다. 책의 카피에 써 잇는 "다시 시작하라, 오늘이 네 삶의 첫날인 것처럼"이라는 말은 결국 같은 것에서 새로움을 보는 것이라 생각을 한다. 오늘 하루가 지나가고 또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 가는 자세, 우리가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매일 변화하는 새로운 하루를 자각한다면 수동적으로 맞이할 것이 아니라 더욱 긍정적으로 살아가야할 명제라 생각한다.
사무실에 쭈구리고 모니터를 보는 청춘들을 보며, 목이나 허리가 앞으로 굽지 뒤로 굽냐..모니터만 보지 말고 가끔 푸른 하늘과 사무실 앞 언덕의 자연이 변화하는 것도 보라고 말하던 내가 스스로 잊고 있던 것은 아닌가 돌아본 하루다. 마침 가을 하늘은 청명하고, 새털구름은 참 이쁘던데...불꽃놀이를 막히는 교통체증속에 작은 창으로 본게 조금 아쉽다.
책은 한뿌리에서 나온 다른 종교인들이 콥트인을 통해서 인간 스스로의 정체성과 특성, 본성에 대한 깨달음을 공감하고 펼쳐가는 구조다. 흔들리는 인간을 위해 종교의 필요성과 위안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나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깨달음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될수 있도록 노력하는것..그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또 하나의 작은 도리라는 생각을 한다. 꼭 종교를 통해서가 아니라도 사람에 대한 서로의 의무가 아닐까한다.
이것이 진정 소설인지 참...저자는 콥트인을 통해 너무 당연하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하거나 잊고 있는 것을 세심하게 말해주고 전달해 주기를 갈망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