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이란게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재미있으면 돈주고 시키겠냐'라는 생각이 들게 될때가 많다. 하지만 이런 순간의 생각을 통해서 지겨움을 털어내야지 이생각만 갖고 살면 회사일이란 김훈의 에세이 제목처럼 밥벌이의 지겨움만 남지 않을까한다. 그럼 너무 삶이 건조하지 않은가?
예전 선배가 가장 좋은 회사와 일이란 마음 맞는 사람과 하고 싶은 일을 돈많이 벌면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던데, 상당히 공감은 간다. 물론 뒤에 이어지는 말이 세개가 다 되면 평생직장, 두개가 맞으면 좋은 직장, 한개면 있어도 없어도 그만, 하나도 안맞으면 집에 가자라고 했다. 그런데 다 모든 판단과 결정은 나의 마음속에 있고,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결정되는 것이 더 크다는 걸 요즘 많이 느끼게 된다. 그만큼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란 반증이고, 지속적인 interactive한 생활속에 우리는 동화되기도 하고, 수용, 반감, 적대시하는 감정이 다양하게 표출되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일명 개떡같은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어렵고, 위험하고, 추잡한 일을 누가 하고 싶겠나. 상황에 따른 판단과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따라 하는 것이지 해봐야 본전이고 지원하는 일이란게 각박한 자본주의적 사고가 지배하는 회사에서 어려운부분이기도 하고, 그를 통해서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오래된 진실된 공감이 보이지 않는 상승효과를 내기 때문에 나는 기업의 조직개선보다 기업문화의 창달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기업의 잠재력이고 fundamental contents를 일구는 밭이 아닐까한다.
몇년전엔가 기억해보니 내가 지금 이자리에 오기까지 상당한 지도편달을 해준 누님생각이 난다. 종종 칭찬과 격려, 나태함에 대한 끈기있는 채근..뭐 당시에는 갈굼으로 느끼기도 했다. 그게 솔직한 표현이겠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가 만족하는 수준과 나에게 기대하는 수준의 차이기도 하다. 하루는 출장갔다가 새벽에 떨어져서 집에 가려다 팀보고건이 있는데 회사와서 일좀 하라고 해서 갔다. 도착하니 내가 해외영업팀 1등 출근..일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일이지..ㅎㅎ 당연히 시차적응 안되고, 잠자다 떨어졌으니 여독이 안풀렸으니 대신 눈이 풀리고 보고서를 쓰다 졸다하니 마음 급한 팀장이 속이 탈만도 하다. 게다가 임원보고라 PPT 꽃단장까지 해야하지 죽을 맛이지..그게 좀 이쁘게 할려면 요즘은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엔 차트를 먼저 뽑고, 그 모양으로 환을 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버벅거리는 모습에 왜 나와서 졸고 앉았냐고 하는데 집에 가고 싶더라..어째던 마무리했다. 물론 소소한 안주거리가 생긴셈이기도 하고..그 다음에도 다른 일로 팀장과 언쟁이 생겼다. 팀장누나도 내가 볼땐 삐진게 틀림없고, 내가 하던 팀내 일을 엉뚱한 옆사람에게 시키는게 아닌가? 째려보고 나가시길래 일단 나도 안면몰수, 하지만 대신 받아서 내가 처리했다. 익숙하기도 하고, 나로 인해 지금도 내 옆자리에 앉은 양반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팀장도 받고 나서 누가 했는지 당연히 아는 일이고 한마디 하시더만. "저건 지가 할꺼면서 꼭 개떡같은 성질머리가 문제야"하면서 씨익 웃고 가시더라..나도 미소로 화답하고 또 열심히 일하는 거지..
나도 사람이라 화가나면 절대 안하는 것..정확하게 안해주는 것이 있다. 이게 고집일수도 있지만, 회사일에 있어서는 한가지 규칙이 있다. 나의 삶에도 일부 확장이 되어 있는. 아무리 화가나도 R&R(Role & Responsibility)에는 충실해야한다. 설령 육두문자가 오가며 안해줘도 되는 것까지 또는 비굴하게 수용하는 비겁한 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꼭 해야할 의무는 어떤 경우에라도 해줘야한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다가가지가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충할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그사람도 알기 때문이다. 가끔 나도 스스로 이해가 안가기도 하지만 그게 삶을 좀더 편안하게 또는 내가 하고싶은 주장할 수 있는 힘이 아닌가한다.
또 한가지 업무와 관련된 태도를 많이 생각한다. 나는 여러부서와 같이 일할 일이 업무적으로 많은 편인데, 이 과정속에서 나름데로의 편견 또는 원칙을 자연스럽게 갖게 됬다. 일의 시작은 계획과 시간배분이고 그 일정을 맞추는 것은 땀과 열정, 협동이다. 그런점에서 구성원이 전부 약속을 준수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때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고, 리더는 이런 결과를 이끌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한다.
그런데 가끔 정당한 이유 또는 이런 저런 핑계로 일정조정을 요청하거나 받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전체의 목표에 큰 영향이 가지 않는 범위 또는 구성원의 협력으로 충분히 조정이 가능한 경우에는 수용할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너무자주하면 노인네들이 실어하긴하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네"하고 세월아 내월아하다가 마지막에 "못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여러사람의 신뢰를 져버린것이고, 미리 상황을 통보함으로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대책을 마련할 기회를 박탈한것이고, 마지막으로 자기만 생각한 매우 이기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에 맞춰 못할 수도 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지만 관계된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통보와 조치를 통해서 협력을 구하지 않고, 자신에게 올 비난만을 회피하고자 하는 생각..너무 이기적인것이 아닌가? 세상은 그래도 아직 따뜻한데. 그래서 나는 착하고 말안듣는 사람이 절대 높게 평가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게 빵점을 외쳐본다. 특히 "네"하고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다분히 고의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사람은 또 이런 결과를 반복적으로 한다는 것이고, 주의사람들은 착하다는 동정심을 갖는다.
하지만 착하다는 사전적 의미는 '곱고 어질다"란 말이다. 우리는 사람이 유순하면 무조건 착하다고 칭찬한다. 감정성적인 부분이기에 계량적 기준을 설정하기 어려운 주관적인 부분이 있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아무때나 쓸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약속을 못지킬때가 제일 마음에 깊이 남는 이유인것 같다. 어찌보면 영업하기 않좋은 성격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내 생각이 틀릴수도 있지만 나의 경험으로 체득된 편견이라고 말했으니 너무 타박하지들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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