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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여명의 눈동자 32-36

by Khori(高麗) 201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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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옥의 재판은 요즘 유행하는 재판인가 개판이지와 별반 차이가 없는것 같다. 49년 미군정이 철수하고, 오랜기간 준비한 북한은 625전쟁을 시작한다.

이와중에 사형을 받은 여옥은 살고, 하림은 서울에 남아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다. 또 잊혀졌던 명지(고현정)가 나타나며 이승의 끈을 놓지 못한게 아닌가한다. 나중에 그녀가 말하는 나는 이쪽도 저쪽도 싫다는말 그녀에게는 하림에게 애뜻한 사랑만 있을 뿐이다. 그러고보면 드라마 속에서도 매일 사고치고 싸우는건 사내놈들이고, 애꿎은 여자들만 그 희생이 되고, 고난의 밭을 거닐고하는 것 같다. 남자들은 허망하게 죽고, 여인들은 꿋꿋히 삶을 살아간다. 누가 위대한가..

여옥은 대훈과 고향으로 떠나고, 하림은 스즈키밑에서 경찰도 아니고 빨치산 토벌대 대장을 하는 것은 순리가 아닌 역리가 아닌가한다.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다만 당시의 상황이 또 생존이란 이름하에 정당화하는 것이고...그 과정속에 대훈이 미군의 폭격이라 생각되는 scene에서 사망하는 것은 드라마가 하던 91년에도 지금봐도 참 마음아프다. 

여옥은 박애주의자와 같이..길잃은 어린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잃어버린 아들을 그리고..대치는 낙동강까지 갔다 후퇴하여 빨치산을 하고..참 너무나도 기구한 주인공들의 역사이자 우리들의 역사인것 같다. 그럼에도 빨치산이란 딱지와 낙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36편 초기에 김기문(이정길)의 나레이션은 참 인상적이다.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가..우리같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역사가 발전하는 것이다...이념의 굴레속에서만 살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봐도 절대 부인하지 못하는 척박한 이념의 굴레...이게 정말 옳은 일인가..이념이 그렇게 중요하고 숭고한 것인가?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처음엔 화가나더니 차분해지는것 같다. 그냥..참 애뜻하고 애잔하다..제길...제길이 딱 맞는 표현이 아닌가한다.

대치는 빨치산 활동속에 여옥의 꿈을 꾸고, 꿈인지 아닌지 어렵다고 한다. 마지막에 가장어려운 것이 미움을 없애는 것이란 말을 보면, 그도 점점 자각해가는 것이다. 사람의 삶이란 이념 그 이상인 것이다. 하림의 여인 명지는 조국과 같은 존재 여옥을 그리고 하람의 말에 또 기다림의 뒤안길로 물러선다. 서로 다른 이념의 사나이가 바라는 여인 그녀는 너무나 많은 상처만 안고 있는것 같다. 그후 여옥은 부역자로 잡혀 형무소에서 하림과 면담한다. 담담하게..저에게 전생이 빚이 많으신가봐요 하는 말속에 남편과는 다른 고마움과 애뜻함이 있다.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역사발전의 일원이 되겠다고 했던 김기문도,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를 부인하지 못하는 그도..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인다. 또 그도 여옥의 말을 이어간다...그는 죽음의 순간에 여옥의 아버지를 고향에 모셔달라는 유언을 최대치에게 전한다.  

정말 기다리던 좋은 세상이란 무엇인가.그 좋은 세상이란 이남도, 이북도, 민족주의자도 친일파도..모든 대한민국 사람에게 좋은 세상이란 무엇인가...평화협정속에 버려진 빨치산은 고립되어 죽는 길만 남고...38선은 피터지는 전쟁속에서 서로를 죽이는 아비규환이고...
진정으로 한반도에 남은것은 좋은 세상이 아니라 서로 상처만 남은것이 아닌가한다.

마지막으로 치닫으며..내 머리속엔 좋은 세상이란 모든 사람이 사람닫게 사는 세앙이 아닌가한다. 평등은 중요하지만 2차적인 문제가 자유가 아닌가한다. 모든 주인공이 마지막편에서는 명대를 하나씩 던지는 것같다.  특히 스즈키의 말은 참 냉정하다. 단순한지만 철저하다. 그의 모습처럼 사는것은 결코 바닥에 가지는 않을것이다. 손가락질을 받을 지라도....

다시만난 대치와 여옥.어쩌면 조국은 여옥과 같이 이 세상 모든 동포 풀한포기도 미워하지 않는다. 하림과 대치도 결국 그것을 깨닫을것 같긴하다. 하지만 너무 많이 와서 돌아가기 힘들 뿐이다.  다들 자기방식으로 조국을 사랑했을 뿐이고..조국은 항상 품어줬을 뿐이다..

다친 들짐승과 같은 대치를 쫒아 약을들고 나서는 여옥의 모습 숭고함이 있고, 왜 떠났냐는 여옥의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도네..제길....아마 평생 기억될것 같다... 하림의 엔딩대사는 직접 들으시라..

아 어째던 이거 보면서..눈물이 글썽글썽한게..정말 늙나봐..오늘 정말 드라마 열심히 봐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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