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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연휴 끝나면 가을 겨울도 오겠지. 이년가고 내년오듯

by Khori(高麗) 2019.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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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가 아쉽다는 생각은 없다. 명절 보내고, 대학 동아리 후배들과도 모임을 갖었다. 간만에 늦게 까지 어울렸다. 집에 신제품이 나오면 구가다들의 박대가 심한가 집엘 안간다. 관리자들의 방만한 태도를 지탄해야하는지 관리자들의 혹독한 관리탓인지 알 수 없다. 관리자가 없는 자유로운 영혼들도 색다르게 손이 많이 간다. 예나 지금이나 할것도 없으면서 떠들고 마시며 죽지도 않는 시간을 죽여보려고 한다. 다들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며산다. 대학때도 산만하고, 나이를 먹어도 산만함의 지속성은 범위까지 확장되어 점입가경이다. 환갑 넘어서도 저럴텐데 볼만한 미래가 펼쳐지리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재미있다. 볼만하겠다. 

 

 땡땡이즘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땡땡이는 삶의 활력이나 매를 부를뿐. 인간 원래 그렇다. 삶을 조금 단조롭고 심플하게 꾸려가는 자칭 미니멀리즘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이건 아주 신박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주중에 일하고, 책보고, 주말에는 영화보고 조금씩 움직이는 패턴이 자리잡았다. 한국에는 잡스 대신 위대한 잡부가 일을 한다. 그렇다고 일상을 잡일로 채울 수는 없다. 작년 명절은 데스티네이션급 전시출장을 다녀왔다. 금년은 출장 간 사람들 전화를 받으며 보냈다. 어색하지만 또 쏠쏠한 재미가 있다. 리액션을 잘 해줘야한다. 어차피 욕보는 것은 싸돌아다니는 사람의 몫이다. 다음주는 잡일들이 많아서 한가하지 않겠다. 출장, 전시는 장날 돌아오듯하고, 2019 마무리도 해야하고, 2020도 준비해야하고.

 

 작년에 안경을 했다. 난시가 조금씩 심해진다. 일상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멀리보는 것이 예전만 못하다. 가까운 것을 자세히 보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산만하고 복잡 다양한 내 마음을 보는 것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는 꿈도 꾸지 말자. 그랬으면 벌써 뭔 일이 벌어졌겠지. 이런 이유로 책 읽는 시간이 줄었다고 위안을 삼는다. 관심이 가는 분야, 호기심이 넘치지 않는다. 그러면 내가 십대겠지. 지루함이 생겼지만 이것을 극복해야 무엇인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처럼 일년 100권은 힘들다. 그래도 50~60권은 읽어 봐야겠다. 금년 독서는 주제불문이다. 레고처럼 쌓아둔 책을 척결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안 읽은 책을 모아둔 곳에 다양한 베개를 째려본다. 누굴 원망할 것인가? 뭘 그리 많이 쌓아두었는지.. 할 말이 없다. 손이 많이 가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에 익숙해지고 재빠르게 인정하는 것이 마음편하다. 포기를 모르는 정신승리법은 부작용이 있지만 포기를 아는 마음승리법은 위안이 된다. 미련이 남을 수 있고 알 수 없는 일이 생기지만.

 

 책보는 시간을 줄이고 작년부터 영화보는 것을 늘렸다. 영화를 보고 기록하는 것도 늘렸다. 좋은 영화는 좋은 소설책을 보는 것과 같다. 상상의 범위는 축소되지만 세밀하게 보는 강점이 있다. 금년 계획은 1주 1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후배들의 중국 띵작 드라마 뽐뿌질에 빠져서 과도한 주행을 했다. 드라마 260편을 보다니...아줌마화 현상이 고도화되고 있다. 하긴 아줌마가 어때서.. 다 그렇게 사는거지. 품격있게!

 

 7월부터 하고 있는 인생 첫 다이어트는 그럭저럭 잘 유지하고 있다. 2달이 지났는데 7kgs정도 감량을 유지하고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시쳇말로 기력이 없다. 건강이 목적임으로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에게 말한다. 급격한 피로가 오는 정도는 피하는 걸로 다짐했는데, 문제는 체험해야 그 정도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날그날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젠장. 매달 고기 반근은 줄어드는 것과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년말까지 목표다. 그 정도면 마나님이 작은 바지를 사오는 것에 부흥할지 모르겠다. 옷 사준다는 대의명분을 갖고 살살 갈구는 듯하다. 본인도 하고 있는 자신의 다이어트를 신경써야지 왜 내 다이어트에 과도한 액션을 하는 것이냐? 어째 심증이 갈수록 높아진다. 저럴 땐 꼭 내가 햄스터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런 묘한 분위기 별로다. 스마트체중계의 권장체중과 각종 권장지표를 보면 거대 음모론이 생각난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니라 역풍 노도의 시기인데 스마트 체중계의 과도한 권장사항은 예의가 없다. 아주 없다. AI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없다는 의심이 확증편향적으로 확증에 다다르고 있다. 

 

 아~ 그만놀고 온라인 MBA를 들어야 하는구나. 첫 달의 우수한 패스, 둘째 달인데 재미가 없다. 졸린다. 공부하라고 문자도 온다. 첨단 과학 기술문명을 사람 갈구는데 사용하다니 비인륜적이다. 아는 내용이라 졸린 것인지, 재미가 없는 것인지의 경계를 임하룡 다이아몬드 스텝으로 걷는 중. 이 나이에 내가 한다. 한다고!! 얼른 하고 쉬어야지.. 어제 너무 2만보를 걸으며 놀았더니 급격한 피로가...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P.S 노는 장면 인증샷은 가정의 평화를 부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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