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무가 바뀌고, 금년 팬데믹 폭락과 함께 펀드도 해보고 주식도 하며 작은 돈이 생겼다. 그리고 요즘은 여러 가지 생각을 통해서 내가 갖고 오던 신념과 원칙에도 변화가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IMF의 후폭풍 속에서도 금융권이 아니라 중소업체 전자업종 제조업을 가겠다는 생각이 지금 보면 무모한 생각일 수도 있다. 더 나이가 들어 더 좋은 급여조건과 복지 조건을 보면 그렇다. 당시 죈종일 남이 돈 세는 일이나 하려고 학교 다녔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돈 보다 내가 무엇을 배우고, 그것을 하는 만족감에 가치를 뒀었다. 지금도 나는 사람은 일을 하고, 일을 통해서 만족감을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융권도 같은 일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원칙은 지금은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에는 좀 막연했던 것 같다. 내가 생각에 모든 기업은 만들어 판다로 정의하지만 금융은 빌려서 빌려주는 거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더 금전적 수익을 많이 내고, 더 수익이 좋은 일이 되었다. 그런 일은 밀레니엄이 도래하고의 일이고,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가 조금 늦다. 모든 업종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과하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기업도 마찬가지고,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오늘 The Big Short라는 영화를 보면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가 생각하게 된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어떻게 보면 주택담보채권의 파생상품에 관한 영화다. 영화속에서 사기(fraud)에 대한 언급이 많다. 그리고 사기성이 있는 것에 대한 제품, 상품의 이름을 보면 뻥이 심하다. 서브는 핵심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프라임을 붙이면 참 우수꽝스럽지 않은가? 이런 작명법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 차이가 없다. 이름이 과하면 실망이 큰 법이다.
당시 급격한 경기 위축과 FRB의 급박하게 돌아가는 윤전기 사이에서 해외사업부의 일이란 정말 난장판이었다. 화가 났던 이유는 자발적 생산력에 기인한 것도 아니고 남의 돈을 빌려 또 다른 남에게 빌려주는 지원 시스템이 사고를 만들어 실물 경제의 실질 생산 기업과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에게 권리를 준 제도와 법률이다. 두 번째로 기업은 망할 수 있지만, 국가는 세금을 거둬들일 국민이 있을 때까지 파산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IMF는 정신없이 고통스럽게 보냈다면, 2008년은 이를 계기로 공부를 자발적으로 시작하는 이유가 됐다. 지금은 이런 먹구름이 다가오는 느낌적 느낌을 갖고 뭐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자본주의란 사람들을 잡아먹지 않지만, 표 안 나게 합법적으로 털을 뽑는 방식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 과정에서 욕망이 넘치면 먹기 좋게 털을 뽑으려는 생각을 갖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비율이 올라갈수록 인간은 타락하고 좋은 머리로 책임질 수 없는 오작동을 양산한다. 범죄자는 완전 범죄란 꿈을 꾸다 깜방에 간다. 앞서 이야기한 금융의 문제는 제도의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다 천 길 낭떠러지를 굴비 꿰듯 꿰어 삼천궁년 낙화암 번지점프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다르게 표현하면 돈 벌어서 금고를 지키라고 했더니 십원 한 장 벌지도 못하는 것들이 금고 열쇠를 들고 갑질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의 딜레마는 어쨌든 금고지기는 항상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진실은 주위에 널려있다. 서브프라임의 부실을 데이터를 통해서, 현장 실사의 사실을 통해서, 금융기관들의 뻔뻔한 이율배반적인 말과 행동을 통해서 진실은 존재한다. 이 진실을 금융 서비스의 지표와 얼마나 일치하는가가 균형의 열쇠다. 그런데 현실의 default 분위기와 그 권리를 판매하기 위한 채권 가격의 궤리가 메워지지 않는다. 그 궤리감만큼 인간의 타락, 욕망, 문제가 존재한다.
내가 수익이 존재하고 더 하고 싶지만 주식투자를 처음의 규모 정도로 대폭 축소하려는 이유다. 돈과 바꾼 시간, 시간을 기다려 수익을 만드는 하나의 과정 속에 더 중요한 삶의 무엇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분명 노후를 생각하면 열심히 벌어두어야지 정신 넋 나간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브레드 피트가 엄청난 공매도로 큰 수익의 기대로 기뻐하는 이들에게 화를 낸다. 그들의 기쁨 속에 타인의 불행, 고통, 국가경제의 추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기여함으로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불행으로 얻는 수익에 대한 불편함이다. 주식시장도 어떻게 보면 이런 도덕성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세탁하는 구조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누가 수익이 생기면 누군가의 손실 때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를 선택한 집단을 보면 여러 갈등이 존재한다. 자신이 진실을 정확하게 보고 있다는 확신, 진실을 확인하는 사실, 그럼에도 진실을 흙 뿌리고 덮는 불신, 그 속에서 원칙과 신념을 갖고 지켜야 할 자신을 지키는 의지와 용기가 참 복잡하다. 게다가 그 결과가 모두의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라면 참으로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다.
요즘은 주가지수가 거의 2배 가까이 오르며 실물경제의 지표가 어긋난 돼지발톱처럼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다시 경제 활동이 시작되면 반드시 겨울의 시점이 빨라질 것이다. 움츠린 만큼 경제도 빠르게 움직이겠지만 겨울도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란 생각이 상존한다. 한 동안 뜸했었지... 그렇다고 좋았던 적도 별도 없는 2010년대가 지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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