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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우리는 또 살아낼 것이다 - 파친코 2 (PACHINKO)

by Khori(高麗)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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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저녁 아이들과 외식을 했다. 속이 좋지 않다는 마나님을 뒤로하고 양꼬치도 먹고, 꿔봐로우도 먹었다. 달봉이가 나온 김에 노래방에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달봉이랑 별봉이는 자신들은 MZ세대라 코인 노래방에 갈 건데 가봤냐고 물어본다. "30년 전쯤 노래방 나왔을 땐 전부 코인 노래방이었어. 이런 걸 레트로나 뉴트로라고 하는 거다"라고 말해줬다.

 

 1권을 보는데 보름이 걸렸는데, 2권을 마무리하는데 하루면 충분했다. 이 책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아니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하려고 했을까? 한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에 정착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식들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둘이서 사랑의 결실로 열어 본 상자는 희망만 남아있는 판도라의 상자와는 다르다. 희로애락이 있고, 당연히 희망도 있고 가장 많은 것은 사랑이란 포장지에 곱게 쌓인 인내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여러 번 든다.

 

 선자는 일본에서 자식들에게 헌신하며 살아냈다. 하지만 하나의 자식은 정체성을 갈등하고, 주어진 환경 속에 곱게 자란 화초처럼 거센 찬바람에 고개를 떨구고, 또 다른 하나는 잡초처럼 살아가는 길을 택했다고 보이지만 모진 풍파를 겪고 또 살아내고 있다. 어디서나 귀한 약초처럼 크기 바라는 손자는 또 그 굴레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또 살아낼 것이란 생각을 한다.

 

 한국인 작가라면 당연히 왜놈이란 비판이 서슴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일본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일본과 왜라는 이중적 이미지가 나에게도 남아 있다. 과거의 뛰어난 결과를 존중했지만, 이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들이 많아지고, 시대의 변화와 잘 어울리지 않는 일본, 경제적 상황을 보면 전망이 그리 밝지도 않다. 이것이 기쁘기만 한 일도 아니다. 단지 자국에 원자폭탄을 던진나라, 망한 나라를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성장시켜 준 나라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비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그들은 그 비굴함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변국에 비슷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 같다. 100년 전 생각을 갖고 사는 나라. 그러나 우리는 또 오늘의 상황을 직시하며 또 살아낼 것이다. 

 

 파친코, 빠징꼬 무엇이 맞는지 관심 없다. 그것이 현재를 살아내기 위한 생존수단이란 것을 이해하고 또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닐까? 세상 누구도 성인군자를 입에 올리고 요구하기 쉽지만 스스로 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나쁜 일을 서슴지 않는 것은 어디에서도 언제나 옳지 않을 뿐이다. 

 

#이민진 #신승미 #소설 #파친코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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