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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지금 시대에 역사란? 소설이나 읽으라니까...- 담덕 1

by Khori(高麗)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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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에 가기로  날인데, 따뜻한 봄날의 훼방꾼처럼 밤바람이 차다. 그러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의 역사에서  기록하고 추억할 날이다. 이런 소박한 즐거움과 행복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한다. 월요일도 연차라 잠시 회사에 나가, 해야 할 일을 미리 마무리하고 오후 늦게 책을 읽는데 유채꽃이 만발했다는 소식보다 찬바람 꽃샘추위가 좋아하는 가을 느낌을 준다. 가을을 좋아하고 홍매화가 좋으니  바라는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김진명의 '고구려'를 지겹게 기다리고 있다. 또다시 나온 광개토대왕에 관한 '담덕'이란 소설을 구한 지 오래되었다.  책을 역사의 진실이라고   없지만,  책의 맥락은 역사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기록이란 창작 속에 남은 역사적 기록이 모두 진실이라고   없다. 동시대의 다양한 연관 기록을 현대적 국경 넘어까지 조사해서 해석을 더하는 일이 역사 해석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얼마 안 되는 고구려사에 관한 기록의 역사책이 시간 순서에 따른 왕, 사건을 이해하기는 좋지만 맥락을 알아가기 위해 소설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계해야 할 것은 과도한 부풀림과 왜곡일 뿐이다. 우리가 중국의 동북공정을 경계하고, 문화적인 주권을 지키는 것도 그것이 고착되고 오랜 기간 기록이 남으면 진실 위에 다른 포장이 남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단재가 조선상고사를 쓰며 악착같이 기록과 진실을 남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가 그러했을까? 

 

 다 아는 시대적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이해되는 소설이다. 머릿속에 우리나라 대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광개토대왕과 세종대왕이 2 톱이란 생각이 든다. 오래전 '태왕사신기'도 생각나고, 재야에서 말하는 고토의 강역도에 대한 이야기, 환빠라 불리는 환단고기도 생각난다. 저자한테 선물 받았다는 책을 출장 중에 만난 사촌 형이 줘서 들고 오느라 고생한 생각도 난다. 책이 무려 2Kg은 되는  같다. 머릿속이 산만한가 보다

 

 해평, 이련, 추수와 같은 인물의 이야기가 역사와 조화를 이루는 창작은 작가들의 뛰어난 상상력이다. 이런 상상력이 내게 아주 신기한 일이다. 문학도와는 거리가 멀지만 문과계열의 공부만  내게 이런 상상력보다 논리적 접근이 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쩌면  오류다. 1권에 담덕은 아직 출현도 하지 않았지만 내겐 이것보다 고구려, 백제의 흥망성쇠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  인상적이다. 소설을 소설로 읽지 못하는 것일까? 

 

 국가와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은 부를 축적하고, 부를 근간으로 타국이 침략을 하지 못할 정도의 문화, 군사,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방향이 역사에서 보편적이다. 그런 이야기를  소설에서 보여준다. 그러나  면전 실학과 실사구시를 주장했지만 현실에 크게 실현해내지 못하고 국치를 경험한  나라는 과거의 웅대한 역사에서 잠시 이탈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한국전쟁 이후 한강의 기적이란 성과를 이루며 위대한 역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부강한 국가와 후손들이 잘 사는 세상이란 관점, 이것이 편견인가라는 불편한 노이즈가 많이 생긴다. 세상이 왜곡된 것인지 내가 왜곡된 것인지? 도통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다. 동시에 내가 읽고 생각하던 것이 올바른 방법에 부족할  있지만 결코 부정한 방향이란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주인공들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나오는 생각, 판단, 실행, 결과를 보며 현재를 돌아보면 술 취한  어지럽다.

 

 역사를 잊지 않기에  나은 미래를 향해 간다는 나이브한 믿음만 갖고 살지는 않는다. 그런데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반복하는 것이다'라는 볼테르의 말이 지금의 현실을 진실에 가깝게 설명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료도 얼마 없는 고구려의 웅혼한 역사책을 읽기가 주저주저하며 늦게 잡고 천천히 읽게 되는 이유랄까? 하필  사는 시대가 독재, 냉전, 민주화, 탈이념주의, 신자유주의, 탐욕의 시대를 거치며 역사책에서 말하는 공화정 순서와 사건을 돌아보면 물음표가 여럿 생긴다. 칼 들고 이웃을 공격하며 땅따먹기 하는 시대보다 무엇이 나은지  모르겠다. 어쩌면 꼴에 지식인이라 생각하며 비겁해져 가고, 안일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여러 차례 하며 마음속에 떠오르는 쌍욕을 자제해 보려는 중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거나 내가 미쳐 돌고 있는 중이거나 그런 게 아닐까?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광개토대왕 #담덕 #고구려사 #역사소설 #엄광용 #독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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