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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담덕을 읽으면 치욕의 시대를 살아가다 - 담덕 3

by Khori(高麗)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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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 없이 사는 원칙을 잘 지켜내고 있다. 그러나 마음의 감사함도 빚이란 생각이 들어 또 누군가를 돕고 있다. 모든 것을 떠나 도움이 되고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과정에서 아는 지인이 왜 요즘 책을 읽지 않느냐는 잔소리를 들었다. 미국에서도 잠을 거의 못했다. 돌아와서 일주일을 정신없이 보냈더니 피곤하긴 하다. 잘하지 않던 낮잠도 자고 이러나 아이 노트북을 지르고, 얼마 안 남은 광대토대와 담덕 3을 마무리했다. 마나님이 4권을 사주셨는데, 5권도 나왔다. 밀리지 않고 나오는 책이 고맙기도 하고, 빠른 집필이 꼭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와 걱정이 섞인다.

 

 담덕이란 책이 시대에 맞게 잘 나왔다는 생각을 한다. 웅혼한 고구려의 기상을 살려야 할 치욕의 시대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침략을 주도적으로 하는 호전적 역사가 드물지만 중원의 광활한 영토를 운영한 민족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근래에 다시 조폭들의 역사처럼 힘센 놈이라면 무조건 엎드리는 비굴함으로 이익을 바꿔야 하는 수준은 아닐까? 그런데 이익이 있기는 할까? 나라가 망해서 침략과 불의 앞에 눈만 껌뻑여야 하는 시대인가? 하늘 가득 먹구름이 흐르는 혼탁한 시대라는 생각이다. 이런 시대의 수준이 우리의 현실 수준이다. 자존감은 내팽개치고, 실익을 구하지도 못하는 역사를 그려나가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 다시 잊힌 기상을 찾고, 시대의 부끄러움에 반성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역사를 잊어서도 안되고, 사람이 그런 역사를 반복하기에 시대를 넘어 지켜야 할 것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의무라는 생각을 한다.

 

 역사책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막말로 쓰는 놈 마음 아닌가? 근현대사의 역사 이해를 위해 주변국의 역사와 관계를 포괄적으로 봐야 하듯, 얼마 안 되는 상고사의 이해를 위해서는 특히 중국의 역사와 함께 읽어야 도움이 된다. 그 시대를 살지 못하지만 그 시대의 관점에 가깝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이 역사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중국의 역사를 상세히 그리며 고구려의 역사를 소설로 그려나간다는 점이다. 어떤 시대적 결정이 어떤 역학관계와 상황에서 나왔는지 소설로 잘 풀어나가고 있어 좋다.

 

 어린 담덕이란 천손이 호랑이를 잡는 기화를 만들었다. 비록 천손이지만 정상의 자리에 가는 길이 그리 순탄하지 않다. 그를 둘런 싼 이련, 연화, 을두미, 유청하, 업복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를 살피고 애정을 쏟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보다 스스로 그럴만한 인품과 실력을 쌓아가기에 가능한 일이다. 해평처럼 좋은 피를 받고 태어나도 스스로 절제하고 올바르지 못하면 세상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뿐이다. 세상은 뿌린 대로 거두고, 그 과정의 노력이 타인에게 감동을 줄 때 판이 커진다. 이 또한 뿌린 것이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쳐 뻗어 나가는가의 문제다. 그래서 말, 글, 정신의 파급력이 다름을 조금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그 길이 옳은 길이란 시대와 사람의 동의를 얻어야 결과가 좋다. 소설을 통한 이야기나 역사의 사실이 그렇다. 당장 눈앞의 실익이 더 많은 사람들의 번영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후손들을 위한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균형 잡힌 행동을 요구하고, 그 기준은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어 바른 길이 되어 간다고 믿는다.

 

 ChatGPT관련 책과 생각에 관한 책을 사 두었는데, 지금은 역사를 읽어야 할 때란 생각을 한다. 동시에 내가 처한 환경에서 역사가 흘러가는 바를 보며 너무 과했는지, 나태했는지, 잘하고 있는 것을 유지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갖게 된다. 오늘은 블러그에 사람이 많아 뭔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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