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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일침(一針)과 차고술금(借古述今)속의 따스함

by Khori(高麗) 201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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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침

정민 저
김영사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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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산어록청상을 읽으며 다산의 삶의 여러분야에 대한 자세와 권면을 보게되고, 또 저자의 글을 통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됬다. 여름 휴가철 올라오는 일침이란 도서를 사두고 몇번을 잡았다가 논것은 스스로 차분하게 읽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읽으려던 책이라 그런지 담백한 핵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출퇴근길에 조금씩 읽으며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고, 추운 날씨 때문이지 따뜻한 화톳불이나 손난로처럼 마음을 은은히 온화하게 만드는 마음을 갖게 한다. 내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을 주지만 연못의 잔물결이라기 보단 저자가 옛 고전을 빌어 말하고자 하는 다양한 삶의 자세와 식견은 유유히 흐르는 강과 같이 물밑의 힘찬 흐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고마운 것은 대부분 한자를 적도 그 음과 뜻을 달아주는 고전에 관한 책들이 많은데, 대문과 문설주에 붙이듯 한글로 시작과 뜻을 기리고, 작게 한자를 적은 것만으로도 저자 얼마나 읽는이를 배려하고, 또 그 뜻을 전하려고 했는가를 세삼느낀다. 


마음의 표정에서 삶의 자세를 공부의 칼날엔 성취의 자세과 겸손을, 진창의 탄식엔 세상에 대한 성찰을, 통치의 묘방에서 세태를 돌아보며 희망을 만들고자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가 일상생활이나 새해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한해를 세기는 글자와 같이 낯익은 글은 아니나 다양한 책에서 고르고 골라 그 의미를 설명한다는 것은 보통의 노고가 아니다. 


어느 한구절 유익하지 않는 글이 없으니, 잘 보이는 곳에 꽂고 여러번 찾아서 볼만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책을 보면서 사기, 맹자의 구절도 많은데 읽었으나 기억이 가물가물한걸보면 고전이란 한번은 시작에 불과하고 여러번의 정독과 다독이 필요한것도 같다.


첫장에서는 관물찰리(觀物察理:사물을 보아 이치를 살핀다)라는 글과 내용이 참 와닿는다. 오감에 민첩하게 반응하지만, 마음속의 소리에 둔감한 세상이 되어서인지, 내가 그래서인지 또 현대문명속에서 그 현상과 이면에 담긴 의미에 관심이 있기 때문인지 좀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정건령이란 장도 차와 사람의 육체를 비교하며, 진면목을 이끌어내기 위해 중요한 것을 되짚어 보는듯 하다.


둘째장을 보면서는 초심과 기본을 유지해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물론 목표가 명확하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평생출처(平生出處:시련과 역경 속에 본바탕이 들어난다)란 장을 꼽고싶다. 가끔 세상을 살며 무릎을 굽힐때가 있다. 하지만 절대로 무릎꿇지 않기 위해서 분발하고 스스로를 독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좌절의 나락에서 놔버리면 너무 허망하기 때문이고 스스로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내 업을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이기도하다. 


우리는 외래어로 베테랑이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노련한 전문가라고도 할수 있지만 누구간 경험을 거듭된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것을 고상하게 표현한 말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한다. 어려울땐 바닥이 들어나고 그 바닥이 공허하다면 삶이란 정말 아쉬울것 같다. 그 바닥에 소중한 것을 잘 모셔놔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회사 직원들이 안틀릴려고 아둥바둥거릴때 나는 실패를 어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은 발전하지 않고 책에서 나오는 연암의 말처럼 인순고식(因循姑息 :하던데로만 하고, 변화를 모르는 융통성이 없음)이라 생각한다. 베테랑이라 노련해 진다는 것은 실패를 많이 해봐야 실패할 확률과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는 방법을 깨우쳐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조금의 변화는 있을 수 밖에 없다.인생도 3차원적으로 수평적으로도 수직적으로도 봐야하기 때문일듯하다.


셋째, 네째장은 조금 색다른 감회가 있다. 낭낭하게 읽어 주는듯한 저자의 말이 다시 일상의 현상에 대한 탄식과 필요, 희망을 이야기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시금 유학의 궁극이 통치에 있음을 알게된다. 하긴 배워서 쓸곳이 없다면 안배운만 못할지도 모르겠다. 맹인할마(소경이 애꾸 말을 타고 한방중에 못가를 간다)는 장에서는 웃음이 절로나기도 한다. 곰곰히 생각하면 굴레속에서 분간을 못하는 나의 일상이기도 하다.  이 두장에서는 매독환주(買櫝環珠 : 본질을 버려두고 말단만을 쫒는 풍조)가 인상적이다. 나에게 관물찰리와 괘를 같이 하는 것같다. 함속에 있는 구슬을 잘 닦아 요란하게 광채나지 않고 은은하게 빛나게 만들어야한다. 또 구슬이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라면 꿰야 보배가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새해 힘들다는 예상이 많지만 난 희망에 베팅을 하고 싶은 한해다. 어려울때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어려움에 주춤주춤 물러서고 흩어지는 마음이 스스로를 나약하게 한다. 좋은 뜻을 모아 마음맞춰 한해를 시작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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