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세상이 진실의 전체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본 진실의 조각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 진실이 조각들이 만나, 소통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또 격렬한 논쟁을 하는 것이 세상이다. 깊은 상처로 남은 강렬한 진실이 조각을 품고 사는 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뜨거운 조각에 온 몸을 떨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40년을 버티며 살아낸 것이다. 그들의 존재가 감사한 일이다.
518을 돌아보면 사람의 잔혹한 행위를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기간에 일본이 한 행위와 짧은 시간 80년 5월의 광주에서 행한 사람들의 행위는 다르지 않다. 사람을 위한 행위도 아니며, 사람을 위한 목적도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서 사람을 수단으로 잔인하게 접근한 행위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금수에 가깝다. 그런 일을 하고도 파렴치하고, 부끄러움없이 살아가는 세상이 부도덕하다. 시간이 지났으니 그럭저럭 넘어가야 한다는 논리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역사를 통해서 처절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유사한 일은 반복된다. 대한민국은 그런 반복의 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 속박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지금도 처절하다. 꼭 길에서 돌을 던지고 시위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부터 그 시대를 지켜낸 이름모를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 시대를 오염시킨 일과 사람을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역사의 기록이 수수만년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존재한다.
영화 속 이름모를 김군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장해제된 상태에서 구타속에서 학살되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이름없이 흩어진 영혼은 있으나 아직도 그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논쟁이 대한민국에 존재한다. 일본도 다르지 않다. 그 논쟁의 연속선상에서 100년을 끌어오다보니, 그 무리의 이런 야만적 행위를 따라하려는 시도가 존재한다. 그 둘은 다른 듯, 연결된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각자 품고 있는 진실이 조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스스로만 확인이 가능한 진실이 조각대신 거짓의 조각을 소통시켜 세상을 혼란시키는 자들이 있다. 1번 광수, 김군을 찾는 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죄는 대한민국 역사의 기록이 존재하는 시간만큼 기록되고 존재하고 단죄해야 한다. 역사의 발전, 인간 문명이 발전을 위해서 인간을 존중하지 않고, 거짓된 조각을 들고 설치는 역사와의 결연한 단절은 중요하다. 찬란한 미래는 그렇게 시작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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