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역사책을 본다. 하필이면 삼궤구고두례이 치욕의 역사 책을 읽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제작년 간략하게 한 권짜리로 구성해서 우리 나라의 통사를 보면 굴곡이 많다. 조선 후기와 근현대사로 오면 일부 아름답고 훌륭한 문화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치/사회적인 측면의 흥망성쇠는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나는 이런 역사의 굴곡이 발생한 이유가 직선적인 사고관으로 주변 환경 변화, 변화에 대한 인식이 무뎌지고, 자신의 위치를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한 거시적 시각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면에서는 지배층이 견해가 정책이 되는 시기임으로 더 많은 피해를 유발했다고도 생각한다.
여력이 부족하고, 이런 환경에서 약자가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는 굴욕을 참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자존심과 명예를 바꾸어야 한다. 반면 다른 관점에서 굴욕과 치욕을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것보다 높은 기상과 명예를 갖고 버터야 하는 사고관이 동시에 존재한다. 다만 생존을 전제로 하지 않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개인은 그렇게 실현함으로 숭고한 모습을 발현할 수 있지만 나라는 그렇게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치욕과 굴욕의 역사를 통해서 배움을 찾아내고,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된다. 한 가지 추가된 이유는 한명기의 병자호란을 읽는 것이 좀더 쉬울꺼라 생각되지만 한권짜리 책이 더 낫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략의 내용을 파악하기에는 어렵지 않지만 일반인보다는 전문서적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임진왜란이후 명청교체기의 후금의 발호, 명의 쇠퇴, 가도의 모문룡, 왜의 정세, 중화 사상의 제1번국 조선의 다양한 동북아시아 정세를 함께 보면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 발생된 배경을 다각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다.
후금의 명에 대한 압박과 배후에 존재한 조선의 존재속에서 쿠데타로 집권한 인조의 쇠약한 정치적 기반, 이괄의 난, 살아 있는 광해군등 복잡한 정치적 상황이다. 충분히 불가근불가원의 이익 중심의 전략 수립이 가능하지만 사대부의 나라에 쿠데타로 추대된 명분없는 제1사대부의 입지란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인조가 얼마나 왕위에 대한 의욕과 열의를 갖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대부의 재조지은이란 명분의 희생양으로 모든 굴욕을 대표로 뒤짚어 쓴 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척화파에 대한 그의 태도 변화가 이를 입증한다.
권력이란 레일을 역시 올라타면 내려오기 쉽지 않다. 그 쉬지않는 무한궤도에서 정신을 바로 차리고 방향을 잡는 것이란 더욱 어렵다. 그렇기에 더욱 획을 긋지 않고 발전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편향되지 않는 학습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피로인들과 백성들에 대한 인조의 모습 중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지만 나는 역사책을 보면서 몰락 하는 와중에도 왕이 백성들에게 사과의 모습을 보인 기록을 본 적이 없다. 쿠데타로 집권하고 부실한 정통성, 왕을 만든 사대부의 오만함,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치욕, 산성에서 보인 그의 인간적인 고뇌를 보면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 조선의 왕이다. 비록 다양한 의도가 있지만 왕이 백성에서 사과하는 모습을 글로 적은 사실을 보면서 왕으로써 근본에 대한 깊은 생각이 남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본 캡춰이미지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벼락이 떨어져도 다 왕의 탓이라던 드라마속의 일갈 그것이 조선의 왕일지 모르겠다.
조선 중기이후의 역사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동북아시아의 르네상스를 구가하던 나라가 꼴이 말이 아닌 형편없는 지경이 되는 아쉬움 때문이다. 그런 역사를 되돌릴 수 없지만, 그런 역사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서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긴엔 난세의 책을 많이 보게된다.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대입시켜보니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예전만 못한 미국, 중국의 강성, 러시아의 발호, 일본의 만용, 그 속에 한국의 모습이 마치 리바이벌 같아 아쉽다. 결국 나아갈 길은 한숨쉬며 흘러가는 세월을 탓할 것이 아니라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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